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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원지기의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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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욱이 옮긴 로페 데 베가(Lope de Vega)의 ≪과수원지기의 개(El perro del hortelano)≫

질투는 사랑의 징후

자기는 먹지도 않으면서 남들이 다가오면 목숨을 걸고 쫓아낸다. 과수원 개가 그렇다. 과일을 먹지 않지만 서리꾼에게는 결사적이다. 또 하나 있다. 질투에 빠진 연인이다. 언제 사랑이 될까?

테오도로: (생략) 아가씨와 제가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나눈 뒤 저는 제 행복의 무게에 겨워 거의 한 달간 앓아누웠습니다. 제 감정이 식으면 아가씨는 제 마음에 불을 지피시고, 제 감정이 불타오르면 차가운 얼음으로 이를 식히십니다. 이 모든 게 무슨 의미를 갖는 겁니까? 제가 마르셀라와 잘 지내도록 내버려 두십시오. ‘과수원지기의 개’가 그러듯 저를 대하지 말아 주십시오. 아가씨께서는 질투에 활활 타올라 제가 마르셀라와 잘 지내는 것을 원치 않으십니다. 그러다가 제가 마르셀라를 원치 않게 되면 이내 저를 제정신으로 돌아오게 하십니다. 드시고 싶으면 드시고, 드시기 싫으시면 다른 사람이 먹도록 내버려 두십시오. 저는 이토록 피곤한 희망을 바라보며 살 수 없습니다. 그 희망이 아무것도 아니라면 저를 원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디아나: 아녜요. 그건 아녜요. 나는 마르셀라가 아니라는 걸 말하고 싶을 뿐이에요. 다른 어떤 대상에게 눈을 돌려도 좋아요. 하지만 마르셀라는 안 돼요.

≪과수원지기의 개≫, 로페 데 베가 지음, 윤용욱 옮김, 106∼107

‘과수원지기의 개’가 무슨 말인가?
스페인 격언이다. 과수원을 지키는 개는 넘쳐 나는 채소나 과일에 입도 대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을 훔치러 오는 사람들은 결사적으로 쫓아낸다.

격언은 무엇을 가리키나?
자기는 먹지도 않으면서 남들까지 못 먹게 하는 짓거리를 말한다.

여기서 누가 과수원지기의 개인가?
디아나다.

디아나가 결사적으로 막는 것은 무엇인가?
테오도로가 마르셀라와 가까워지려고 하면 자신의 사랑을 내비친다. 테오도로가 마르셀라와 헤어지려 하면 금세 냉담한 태도로 돌변한다.

디아나는 뭘 하는 사람인가?
벨플로르의 아름다운 여백작이다.

어쩌다 개가 되었나?
비서 테오도로에게 호감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신분 차이 때문에 이를 자각하지 못했다. 그러다 우연히 하녀 마르셀라와 테오도로가 연인 사이인 것을 알게 된다. 질투에 사로잡힌다.

누가 승리하는가?
해피엔드다. 둘은 결혼한다.

신분 차는 어디 갔나?
테오도로의 하인 트리스탄이 주인을 위해 꾀를 낸다. 오래전 해적에게 외아들을 빼앗기고 부인마저 죽은 뒤 상속자도 없이 홀로 남겨진 귀족 루도비코에게 접근한다. 잃은 아들과 자기 주인의 이름이 같다는 것을 이용한다. 테오도로는 귀족 신분을 얻는다.

언제 발표된 작품인가?
1613년에 창작해 1618년에 출간된 순수 희극이다. 희극성이 두드러지는 17세기 스페인의 극적 경향을 가장 온전하게 반영한 작품 중 하나다.

벨플로르는 어디인가?
이탈리아 나폴리에 위치한 가공의 도시다. 무대는 아름다운 백작 디아나의 궁전으로 설정하고 인물은 귀족과 하인으로 한정했다.

스페인 희곡이 이탈리아를 장소로 설정한 이유는 뭔가?
환상 분위기를 연출하려는 장치다. 이런 공간과 인물 설정은 관객에게 극 중 상황에 대한 낯선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낯선 감정과 희극은 어떤 관계가 있는가?
엘더 올슨에 따르면, 극 중 배우가 처한 상황이 자기 생각이나 가치관, 예상과 전혀 다를 때 관객은 낯선 느낌을 받는다. 관객은 배우에게 감정이입하지 않고 오히려 안도감을 느낀다. 웃음은 이 안도감에서 비롯된다.

실제 극에서는 어떻게 나타나는가?
예를 들어 보자. 배우가 어두운 길을 가다 도랑에 빠진다. 그런데 그는 도랑을 낭떠러지로 착각한다. 필사적으로 매달리며 발버둥친다. 이때 관객은 배우가 공포에 떠는 상황으로부터 낯선 감정을 느끼고 그의 절박한 심정에는 동의하지 않게 된다. 배우의 오해에서 비롯한 이런 상황이 관객의 웃음을 유발할 수 있다.

17세기 스페인 연극 전체를 관통하는 희극성의 정체는 무엇인가?
크게 두 가지다. ‘환상적 희극성’과 ‘일상적 희극성’이다. 올슨에 따르면 일상 요소보다 환상 요소에서 관객을 웃음으로 이끄는 낯선 감정들이 발견될 가능성이 더 높다. 그래서 순수 희극을 이끄는 것은 바로 ‘환상적 희극성’이라 할 수 있다.

로페 데 베가는 누구인가?
세르반테스와 함께 스페인 문학을 떠받치는 기둥이다. 세르반테스가 소설에서 근대적인 모델을 제시했다면 로페는 연극을 비롯한 다양한 문학 분야에서 같은 성과를 이루었다.

연극에서 무엇을 이루었는가?
‘국민 연극’을 확립해 연극 대중화에 기여했다. 16세기까지 소수 엘리트의 전유물이었던 연극을 대중 기호에 맞는 극작을 통해 대중화했다. 로페 이후에야 비로소 스페인 연극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중 예술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어떻게 이런 극적 쇄신이 가능했나?
로페가 쓴 극 이론서인 ≪신극작술≫에 잘 나타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시학≫에서 말한 삼일치 원칙 파기, 두 시간 정도 공연 시간과 약 3000행 분량의 3막 극 정착, 대중의 기호에 철저히 따르는 극작 등으로 극 형식에 파격적인 혁신을 이룩했다.

그의 소재와 주제는 무엇이었나?
스페인에 사는 모든 유형의 인물들과 그들의 인생을 무대에서 재현했다. 역사적·동시대적 주제나 사건, 이데올로기, 인물 등에서 두루 소재를 취했다. 당대 스페인인들이 느꼈던 감정을 포착해 연극이라는 예술 작품으로 승화했다. 정치, 경제, 사회적인 어려움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던 17세기 초 스페인 상황과 이를 타파하기 위한 영웅적 몸부림을 가장 적절하고 명확하게 묘사했다.

어떻게 살다 갔나?
1562년 마드리드에서 태어났다. 알칼라대학에서 수학했다. 부친을 닮아 타고난 여성 편력을 자랑하며 1635년에 숨을 거둘 때까지 수많은 여성들과 염문을 뿌렸다. 파란만장했던 삶은 그의 방대한 문학 작품들이 보여 주는 다양성에 자양분이 되었다. 대표작으로는 희극 <분수를 아는 시골 사람>, <과수원지기의 개>, 비극 <복수 없는 처벌>, <올메도의 기사>가 있으며 이외에도 소설, 소네트, 시 등을 남겼다.

당신은 누구인가?
윤용욱이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중남미센터 전임 연구원이고 스페인어과 강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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