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선택
언론학 고전, 백영민이 옮긴 <<국민의 선택>>
폴 라자스펠드 · 버나드 베럴슨 · 하젤 고뎃(Paul Lazarsfeld, Bernad Berelson & Hazel Gaudet)이 쓰고 백영민이 옮긴 <<국민의 선택: 대통령 선거 캠페인 기간에 유권자는 지지 후보를 어떻게 결정하는가(The People’s Choice: How The Voter Makes Up His Mind in a Presidential Campaign)>>
언론학의 고전, 이유가 뭔가?
라자스펠드의 <<국민의 선택>>은 언론학 고전이다.
교차압박, 승자편승, 활성화,
의견지도자 효과를 입증했고
이후에도 침묵나선이론과 선택적 노출 개념을 낳게 했다.
고전이 고전인 이유?
우리의 현재를 설명하기 때문이다.
“여러 종류의 사회과학 문제들을 풀기 위해서는 꼼꼼한 연구 설계가 필요하다. 인류 전반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한 수많은 거창한 연구가 초기 사회학 연구에서 주로 진행되었다. 심지어 사회과학자들의 연구 경향이 보다 현실적으로 변했던 금세기 초까지만 하더라도 ‘전쟁의 원인’과 ‘범죄예방법’이 쉽고 빠르게 밝혀질 것이라는 믿음이 팽배했다. 그러나 이같이 엄청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는 모두 장애에 부딪혔다. 사회현상을 단순하게 기술하는 한, 원인과 변화는 연구될 수 없다. 현상에 대한 단순 기술 연구는 현장을 ‘점검하는’ 인구조사(census)와 같은 정적(靜的)인 연구로 이어지며, 이런 연구로는 구체적인 사회적 실천이 필요한 결과를 얻을 수 없다.”
‘2판 서문’, <<국민의 선택>>, 230~231쪽.
누구의 주장인가?
폴 라자스펠드다. 언론학의 사대비조 중 한 사람이다. 라스웰, 호블랜드, 레윈과 더불어 언론학을 정초했다.
언론학을 위해 무엇을 했는가?
그는 정량 방법론의 대가다. 통계 분석과 사회과학 연구를 접목했다. 유권자, 수용자, 소비자 연구에서 현대 설문 조사 기법의 터전을 닦았다.
어떤 터전인가?
이 책, <<국민의 선택>>에서 확인할 수 있다. 1940년 미 대선 과정을 연구한, 현대 선거 연구의 원형이다. 대의민주주의 제도에서 유권자들의 투표 행태를 새로운 연구 방법론에 입각해 실증 연구한 것으로 유명하다.
새로운 방법론이 뭔가?
패널 조사 기법이다. 동일한 유권자를 선거 기간 동안 반복적으로 설문 조사한다.
왜 이 방법을 사용했는가?
그 이전의 유권자 연구 방법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다. 공식 투표 결과와 인구조사를 결합하는 방법론과 여론조사는 한계가 뚜렷했다.
어떤 한계였는가?
투표 결과와 인구조사를 결합하는 방식은 일정 규모 이상의 유권자 집단을 연구하기 어렵다. 매번 상이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여론조사 기법은 선거 기간에 일어난 주요 변화를 확인하는 데는 적합하나 서로 상쇄되는 미미한 변화나 ‘누가’, ‘어떻게’, ‘왜’ 변하고 있는지를 추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패널 조사의 장점이 뭔가?
선거 기간 전, 기간 중, 막바지, 선거 당일 전후에 걸쳐 동일인을 반복 조사한다. 유권자 표심에 영향을 주는 상세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상세한 정보란?
각 응답자의 개인적 특성, 사회 철학, 정치적 이력, 성격 특성, 타인과의 관계, 선거 관련 이슈에 대한 의견과 같은 정보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개별 응답자의 정치적 성향이 어떻게 형성되는가를 보다 면밀하게 추적할 수 있게 됐다.
성과는 뭔가?
이전엔 간과되었던 선거 관련 현상들을 구체적으로 살필 수 있게 되었다. 선거 기간에 표심을 바꾼 사람들이 누구이며 개인적 특성은 어떠한지, 특정 정치 메시지의 노출 시점과 투표 의향 변화의 상관관계는 어떤지를 알 수 있게 되었다.
새로 밝혀진 증좌는 무엇인가?
지지 후보 결정 시점에 영향을 미치는 교차압박 효과, 여론조사 보도에 의한 승자편승 효과, 유권자의 잠재적 투표 성향을 자극하는 활성화 효과, 그리고 의견지도자의 존재를 밝혀내고 실증했다. 이 책이 언론학계에 남긴 업적 중 하나다.
<<국민의 선택>>의 영향력은?
이후 등장한 모든 선거 연구, 여론조사 연구가 이 책에 빚을 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승자편승 효과는 침묵의 나선 가설의, 활성화 효과는 선택적 주목 또는 선택적 노출 개념의 이론적 기반이 되었다.
의견지도자 개념은 어떻게 확장되었나?
2단계 유통가설로 이어진다. 실제로 라자스펠드는 2단계 유통 가설을 제안한 엘리후 카츠의 지도 교수다. ‘대효과 이론’에서 ‘제한효과 이론’으로 언론학 효과 이론의 패러다임이 변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이 책이 언론학의 고전으로 꼽히는 까닭은 무엇인가?
고전이 고전인 까닭은 현재의 우리 삶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유권자의 투표 행태를 실증적으로 분석한 이 책의 주요 개념과 이론틀, 방법론은 현재에도 유의미하다. 상상력을 동원해 1940년대의 현실을 오늘에 되살릴 수 있는 열정과 도전의식이 있다면 이 책을 결코 옛날 책으로 치부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의 현재성은 어디에 있나?
의견지도자 개념을 보라. 최근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의 등장으로 다시 강조되고 있다. 데이터 과학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네트워크 분석에서도 의견지도자의 영향력에 대한 이 책의 내용과 유사한 분석을 찾아볼 수 있다.
독자는 뭘 얻을 수 있나?
선거와 관련된 다양한 개념과 언론학 이론, 그리고 사회조사 방법론에 관한 시원적 지식을 얻게 될 것이다.
당신은 누구인가?
백영민이다. 연세대학교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