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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 중국 홍콩 대만문학 / 그녀의 이름은 나비

그녀의 이름은 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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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은 이렇게 살았다
김혜준이 옮긴 스수칭(施叔靑)의 ≪그녀의 이름은 나비(她名叫蝴蝶)≫

홍콩의 사연
남자에게 복종하지만 버림받는다.
여자를 사랑하지만 인정할 수 없다.
아버지는 사라지고 어머니는 아이를 낳는다.
아이는 홍콩이 된다.

“나른한 자태의 여체가 촛불 아래에서 불그레한 빛을 발산하면서 비스듬히 누운 채 다루어 주기를 갈망하고 있었다. 이 여체는 가녀린 몸매에 보들보들해서 그가 원하는 대로 다룰 수 있었다. 스미스는 이 여체의 주인이었고, 웡딱완은 그가 자신의 몸에 올라탄 바다사자라고 말했다. 그리고 바다사자가 손에 쥐고 품에 안은, 이 성애에 능하고 연약하며 섬세하면서 가난한 여인. 나비, 나의 노랑나비. 그는 그녀의 두 발을 자신의 어깨 위에 올려놓았다. 그는 그녀의 통치자였고, 그녀는 그 아래에서 기꺼이 그가 다루는 대로 자신을 내맡겼다.
이건 사랑이 아니야. 스미스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이건 정복이야. 원하기만 한다면 그는 흡사 뼈가 없는 것처럼 부드러운 이 여체를 곡마단의 묘기처럼 허리를 뒤로 꺾어 얼굴을 바닥에 대고 몸을 동그랗게 만들어서 마치 장난감 다루듯이 맷돌질을 하게끔 만들 수도 있었다. 그녀 역시 흡사 한 마리 유연한 뱀처럼 스미스의 목을 휘어 감고 그를 미혹시키면서 그가 또 한 차례 흥분하게끔 만들 수 있었다. 남당관의 이 전직 창부는 정욕의 화신이었고, 싱합퐁의 구식 건물은 그의 후궁이었다. 스미스는 자기 마음속의 동양에 맞추어 이곳을 꾸몄다. 비단 홍등, 비룡 조각, 대나무 의자, 다리 긴 탁자, 자기 꽃병, 흰 비단 적삼과 검은 비단 바지의 순더 출신 가정부로 이루어진 중국이었다. 그의 여인은 넓은 소맷자락의 적삼을 입은 채 살포시 두 눈을 내리깔고 땅바닥에 엎드려서 원하는 대로 따르는 것이었다.”

≪그녀의 이름은 나비≫, 스수칭 지음, 김혜준 옮김, 110~111쪽

웡딱완은 누구인가?
고향 둥관에서 인신매매꾼에게 납치되어 홍콩에 온 중국 여성이다. 기생 어미에게 팔려 창부가 되지만 애덤 스미스를 만난다.

애덤 스미스는?
동양에 대한 환상을 좇아 홍콩에 온 영국 젊은이다. 1894년 홍콩에 흑사병이 창궐해 위생국 국장이 죽는다. 그는 국장을 대신해 죽음의 공포를 무릅쓰고 흑사병 퇴치에 힘쓰다가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웡딱완의 방을 클럽인 줄 알고 잘못 들어간다.

방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기진맥진한 그는 그녀를 끌어안고는 안도감을 느낀다. 그 뒤 싱합퐁의 구식 건물을 얻어 그녀를 머무르게 하고 매달 생활비를 보내 주면서 가끔 찾아간다. 그러다 발길을 끊는다.

발길이 끊어진 이유는?
영국 성공회 신자로서 죄책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식민주의자이자 인종차별주의자다. 식민 지배를 받는 중국인 창부를 자신의 여자로 삼았다는 데 수치심을 느낀다.

그녀는 어찌하는가?
월극 극단 배우를 따라 도망가려고 하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다. 스미스의 아이를 밴 것을 알게 된다.

어머니는 어떻게 하는가?
아버지 스미스의 집을 찾아 헤매지만 찾지 못한다. 아이를 없애 보려고도 하고 다시 창부의 삶으로 돌아가려고도 한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고향으로 가려 하지만 이마저도 좌절된다.

아이를 어떻게 하는가?
마음을 돌려먹고 홀로 키우기로 작정한다. 이렇게 웡딱완의 대가 이어지기 시작한다.

≪그녀의 이름은 나비(她名叫蝴蝶)≫는 어떤 작품인가?
스수칭의 ‘홍콩 3부작’ 가운데 제1부인 작품이다. ‘홍콩 3부작’은 ≪아주주간≫ 선정 100대 중문 소설 가운데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홍콩 3부작’이란?
이 작품과 ≪온 산에 가득 핀 자형화(遍山洋紫荊)≫, ≪적막한 저택(寂寞雲園)≫을 부르는 말이다. 스수칭은 웡딱완이라는 여성과 그녀 일가의 삶을 통해서 중국권 최초로 홍콩의 역사를 총괄적으로 재현한다.

재현의 방법은 뭔가?
역사 사건과 인물을 소설에 사용한다. 시대의 경관과 느낌까지 재현한다. 인물의 의상과 장신구, 건물의 외양과 실내의 장식, 거리의 풍경과 사회적 풍습까지 모든 것을 세세하고 실감 나게 묘사한다.

묘사 중심의 작가인가?
아니다. 작가의 관점과 사상도 뛰어나다. 스수칭은 페미니즘과 포스트식민주의의 관점, 그와 관련된 소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페미니즘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가?
웡딱완은 인신매매꾼에게 납치되어 창부로 생활하면서도 의지할 수 있는 남자를 찾아 평생을 바치려는 ‘착한’ 여자다. 그런데 그녀는 자신도 남성의 지배를 받는 처지에 있으면서 같은 여성인 가정부 아무이를 그렇게도 모질게 괴롭힌다. 이런 행동은 봉건적 관념에 사로잡힌 그 시대 여성의 모습 그대로다.

포스트식민주의는 어디서 볼 수 있는가?
애덤 스미스는 흑사병이라는 죽음의 위협과 고립무원이라는 절망적 고독 중에 웡딱완을 만나 사랑한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이 지나가자 그가 지닌 사상과 감정 체계 때문에 결국 웡딱완을 동양과 여성에 대한 그의 환상과 편견을 실현하는 대상, 정복의 대상, 경멸의 대상으로 간주한다.

스수칭은 누구인가?
타이완 출신이지만 오랫동안 홍콩에 체재했다. 홍콩의 대표적인 여류 작가다.

‘홍콩 3부작’을 쓴 계기는 무엇인가?
1989년 중국 대륙에서 6·4 민주화 운동이 일어났고 홍콩에서도 민주와 법치를 내세운 민주화 운동이 전개되었다. 이때부터 그녀는 홍콩의 역사를 관통하는 작품을 쓰기 시작했다. 이 결과물이 바로 ‘홍콩 3부작’이다.

당신은 누구인가?
김혜준이다. 부산대 중문학과 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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