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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림원은 ‘노르웨이의 숲’ 작가가 아닌 ‘노르웨이 작가’ 욘 포세에게 노벨상을 수여했습니다. “말할 수 없는 것들에 목소리를 부여한 혁신적인 희곡”이 선정 이유입니다. 인구 600만 노르웨이는 올해로 네 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낸 문학의 나라이자 세계적 음악가 그리그와 화가 뭉크를 배출한 예술의 나라입니다. 무엇보다 연극의 나라입니다. 현대극의 아버지 입센과 그 후예의 독창적인 희곡을 소개합니다.

탁월한 인물 심리 묘사와 상징 〈들오리〉
페미니즘 극의 시초로 알려진 〈인형의 집〉 이후 근대극의 포문을 연 입센은 〈유령〉, 〈민중의 적〉 같은 사회극을 연이어 발표했습니다. 1884년 ＜들오리＞를 기점으로 새로운 작품 세계를 열었습니다. 사회 고발에 치중하는 대신 고도의 상징을 활용한 인물들의 심리 묘사에 초점을 둡니다.헨리크 입센 지음, 조태준 옮김

연극의 정점 〈가을날의 꿈〉
욘 포세의 특색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면서도 연극성이 뛰어나 “연극의 정점”을 보여 준다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짧고 서정적인 시어로 된 대사가 작품에 여백을 만들어 내며 독특한 매력을 풍깁니다. 희곡집에는 이외에도 〈어느 여름날〉, 〈겨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욘 포세 지음, 정민영 옮김

존재를 알리는 신호로서 언어 〈이름 / 기타맨〉
욘 포세는 현실을 압축적이고 생략된 언어로 옮깁니다. 반복과 축약 가운데 수많은 침묵, 사이의 공간이 만들어집니다. 그의 희곡에서 언어는 소통 수단이 아니라 존재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입니다. 신호 뒤에 숨은 의미를 찾고 해석하는 건 독자의 몫입니다. 〈이름〉과 〈기타맨〉은 욘 포세의 이런 전형적인 극작 스타일을 보여 줍니다.욘 포세 지음, 정민영 옮김

갈등으로 혼란한 내면 표현 〈나는 사라진다 / 나의 그 무엇도〉
재난이 연상되는 배경 속에서 인물들은 과거와 현재, 실제와 환상을 오가며 독백을 툭툭 내뱉습니다. 끊기는 대사 가운데 많은 말들이 생략되거나 중단됩니다. 인물들의 흔들리는 내면이 다양한 방식으로 강조됩니다. 아르느 리그르는 입센연극상, 브라겐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도 명성을 쌓아 가고 있습니다.아르느 리그르 지음, 권현정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