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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의통략(黨議通略) 천줄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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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호가 옮긴 이건창의 <<당의통략(黨議通略) 천줄읽기>>

살 만하니 싸움이 일어난다

이건창은 당쟁의 원인으로 여덟 가지를 꼽는다. 태평 세월이 너무 길었던 점도 병인의 하나다. 사대부는 정신과 심술을 쓸 데가 없으면 붕당을 지어 싸움을 시작한다.

예로부터 붕당의 다툼은 스스로 군자라고 일컫고 다른 사람은 소인으로 배척했기 때문으로 뒷날 옛사람을 논하는 자는 오히려 이를 병으로 여겼다. 지금은 이보다 더해서 소인으로 지목하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그 근본이 오랑캐의 부류라고 말한다.
≪당의통략 천줄읽기≫, 이건창 지음, 이근호 옮김, 129쪽.

이것이 조선 후기 당쟁의 민낯인가?
이건창은 조선 후기 당쟁의 현실을 이렇게 보았다. 명분과 의리가 뭔지도 모르면서 아는 것처럼 떠드는 무리들이 세상을 무너뜨린다.

당쟁의 원인 진단은 나왔나?
여덟 가지 병인을 들었다. 이 책 <원론>에 나온다. 도학의 과중, 명분과 의리의 과중, 문사의 번잡, 옥사와 형벌의 과잉, 대각(臺閣)의 과도, 관직의 과청, 문벌의 과열, 태평의 과만이다.

도학이 지나치게 중하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도학이란 자신을 극복하고 사심을 없애는 도를 얻는 것이다. 조선 후기에 와 도학을 너무 떠받들다 보니 그러지도 못한 자들이 도학의 이름을 빌려 당대를 호령하고 사사로운 이익을 챙기는 현상을 지적한 것이다.

명분과 의리가 지나치게 엄한 것은 어떤 모습인가?
성인 근처에도 가지도 못하는 위인들이 스스로를 성인이라 칭하고 명분과 의리라는 말을 빌려 세상을 모두 난적(亂賊)으로 보는 세태를 지적하는 말이다.

무엇을 문사가 지나치게 번잡하다고 말하는가?
자구를 들추어 남을 죄주는 것은 대대로 경계하던 일이다. 당시 사대부로서 당화(黨禍)를 당한 사람들은 대개 여기에 연좌되었다. 옛 글에 숨어 있는 것을 들추어 죄를 구하고 선유(先儒)의 경전을 끌어다가 남을 죽이는 데 쓴다. 실제는 없고 의론만 무성하다.

옥사와 형벌은 얼마나 지나쳤는가?
형벌이란 대부에게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예다. 그러나 당화가 이어지면서 형벌에 법도가 사라졌다. 임금의 집안이나 귀한 사람의 가족까지도 연좌되어 죽는 일이 빈번해졌다. 도적을 다스리는 방법을 사대부에게 쓰며 서로 잔인하게 보복하니 나라가 망하지 않는 것이 다행이라 할 정도였다.

대각이 무엇인가?
대각은 임금의 옳고 그름을 논쟁하기 위해 설치한 것이다. 그러나 당인들은 서로 공격하기 전에 반드시 같은 무리를 먼저 대각에 포진시켜 높은 의론을 주창케 해 상대를 배척한다. 대각이 자신의 당만 편드는 도구로 전락했다.

관직이 너무 맑은 것도 당쟁의 원인인가?
맑음이 있으면 탁함이 있게 마련이니 사람들은 비록 탁한 관직이라도 편안히 여겨야 한다. 조선 조정은 오직 문직을 가지고 사대부를 격려하는 도구로 삼았다. 청관(淸官)이란 이름으로 포장해 예로부터 문직의 인원이 넘쳐 났다. 사정이 이러하니 신진기예의 사대부들이 권력을 등에 업고 영욕을 누린다. 그것을 기뻐하지 않는 자가 서두르면 사화가 되고 오래되면 당론이 된다.

문벌이 너무 성대하다는 것은 무엇을 말함인가?
천하의 일은 천하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 마땅하고 만세의 일은 만세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 마땅하다. 내가 얻어 남에게 주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날 때부터 혼인과 교유에 이르기까지 모두 당과 관련되니 조종(祖宗)이나 명기(名器)도 당인들의 사사로운 물건이 된 것이다.

나라의 태평이 너무 오래되면 당쟁이 생기는가?
태평한 세상이 오래된 것은 나라의 복이지만 또한 근심이기도 하다. 조선은 여러 성인들이 계속 이어져 융성했으나 태만히 놀고 즐기면서 오직 문치만 지나치게 융성했다. 하니 사대부가 정신과 심술들을 쓸 곳이 없게 되어 붕당의 의론을 만든 것이다.

≪당의통략≫에서 다루는 당쟁은 언제부터 시작되는가?
선조 8년인 1575년이다. 한양 동쪽 건천동에 사는 김효원(金孝元)을 중심으로 한 동인, 한양 서쪽 정릉방에 사는 심의겸(沈義謙)을 중심으로 한 서인이 나누어져 붕당이 생긴 때다.

김효원과 심의겸은 어떤 계기로 갈라졌는가?
당시에는 전랑(銓郞)이 나이가 젊은 유신(儒臣) 중에서 엄격하게 선발한 자를 후임으로 추천하고 교대하는 법이 있었다. 오건(吳健)이 이조전랑 자리에 김효원을 추천했으나 심의겸이 이를 저지한 일이 발단이다.

저지된 김효원의 반격은 무엇이었나?
뒷날 전랑이 되어 명망 있는 사림들을 많이 끌어들여 자기편으로 삼아 명성이 높아졌다. 그때 누군가 심의겸의 동생 충겸을 전랑 후임으로 추천하자 그에 반대했다. 나아가 심의겸을 두고 “어리석어 쓸데가 없다”고 흉봤다.

이 일이 있기 전부터 당쟁은 있지 않았나?
붕당이 생기기 전과 붕당이 생겨난 뒤의 당쟁은 다르다. 조선의 붕당은 성리학을 이념으로 했다. 붕당 이후 당쟁의 초점은 성리학 이상사회에 대한 접근 방법 논쟁이다.

이건창은 당쟁에서 자유로운 인간인가?
집안 대대로 소론 계열이었다. 당파의 입장과 무관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이 책을 소론 중심의 당론서라고도 한다. 그의 재종제 이건방도 그러한 사실을 인정했다.

이건방의 말은 무엇인가?
발문에 이렇게 썼다. “나는 이 글을 보는 자가 선생의 마음을 알지 못하고 한갓 서로 비방한 것으로 알고 선생을 탓할까 두려울 뿐이다. 그것은 선생도 역시 당중(黨中)의 사람인 까닭이다.”

이 책에 대한 노론의 반응은 무엇이었나?
비슷한 시기에 나온 노론 중심 당론서인 ≪동국붕당원류(東國朋黨源流)≫가 있다. 그들은 여기에서 “드러내어 비방하지 않았지만 말을 돌려서 은연중 공격했다”며 ≪당의통략≫의 객관성에 의심을 표했다.

이건창의 객관성은 믿을 만한 것인가?
논란이 되는 부분은 가급적 사실만을 소개하거나 양자의 입장을 함께 서술했다. 인조 때 서인 김상헌으로 말미암아 남인 이계가 극형을 받았다. 그러나 이건창은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남인 측의 입장을 서술한다. 또 자신의 선조인 이진유에 관해 비판적인 서술 시각을 견지한 것을 보면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그의 노력이 확인된다.

그는 이 책을 왜 쓴 것인가?
조부인 이시원(李是遠)이 남긴 여러 편의 저술에서 중요한 것을 뽑아 책 두 권을 묶었다. 첫 책을 ‘당의(黨議)’라고 했다.

왜 당의를 먼저 뽑았나?
역대 유례가 없는 조선의 당폐(黨弊)를 정리해야 후일에 사마천의 ≪사기≫나 반고의 ≪후한서≫ 같은 역사를 쓸 수 있다고 믿었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이건창을 찾을 수 있겠는가?
대한민국의 구석구석에서 이건창의 지적을 만나게 된다. <원론>에서 제기한 당쟁의 여덟 가지 원인을 보라. 그러하지 않은 것을 우리 정치에서 찾을 수 있는가?

당쟁을 다룬 책 가운데 ≪당의통략≫이 가장 유명한 이유는 무엇인가?
필사본으로 전해지던 것을 1912년 조선광문회에서 신활자본으로 간행했다. 왜 이 책을 골랐는지는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

이 책은 원전을 얼마나 발췌했나?
40% 정도 골라 옮겼다. 서문과 발문, <원론>은 모두 수록했고, 선조부터 영조 때까지를 다루는 본문에서는 왕의 집권 시기별로 당시를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고 판단한 내용을 뽑았다.

당신은 누구인가?
이근호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전임연구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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