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도시는 어째서 혁명을 억누르는가?
도시의 삶을 어떻게 혁명할 수 있을까?
도시의 잠재력을 재발굴하고
삶의 양식을 재발명하기 위한
해방의 도시론
“혁명은 재창조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선 우리는 거듭 그것을 깨달아야 한다.”
_ 앙리 르페브르, ≪모더니티 입문≫
오늘날 우리가 풀어야 하는 중대 문제 중 ‘도시’와 무관한 것이 있을까? ‘부동산’과 ‘젠트리피케이션’으로 대표되는 ‘빈부 격차’뿐 아니라 ‘사회·정치 양극화’와 ‘환경 재난’ 등은 도시에서 직접 비롯하거나, 도시적 환경에서 서로 얽혀 날로 악화한다. 즉 도시는 문제가 생기고 뒤섞이는 용광로, 교차로다. 도시라는 요인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복잡하게 뒤엉킨 이들 문제에 대해 구체적 실마리를 찾기 어렵다. 도시를 분석하기 위해 체계적이고 예리한 관점이 필요한 이유다.
어떻게 도시를 파악하고 도시적 문제에 개입할 것인가? 이 책에서 앙리 르페브르가 주창하는 ‘도시혁명’은 그 탐색의 유효한 도구다. 르페브르는 도시의 잠재적 역량이 최대로 발현되는 사회, “산업화로부터 태어나 그 뒤를 잇는 사회”, “이미 달성된 사실이 아니라 경향성”(4)으로 잠재하는 사회를 ‘도시사회’라 정의한 뒤, 이 도시사회에 대한 탐구가 오직 경제 성장과 산업화만을 지향하던 기존 탐구를 대체하는 과정에서 일어날 변화를 도시혁명이라 일컫는다. 즉 도시혁명은 지금까지 도시를 파악하고 이끌어 온 통념들을 문제시하고, 그동안 가려져 있던 도시의 잠재력을 새롭게 포착하기 위한 실천적 탐구 기획이라고 할 수 있다. 르페브르는 당대의 도시 현실과 문제 요인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면서, 도시혁명이 요하는 이론 토대와 실천 전략을 치밀하게 세공한다.
왜 도시의 삶은 나아지기는커녕 나빠지는가?
도시계획의 기만에 대한 날카로운 응전
르페브르에 따르면 도시는 ‘차이로 가득한’ 곳, ‘고도로 복잡한 긴장이 형성되는 장’이다. 사람과 사물, 자본과 권력이 도시에서 모이고 섞이고 충돌한다. 이로써 도시는 그 자체로 아무것도 창조하지 않으면서도 모든 것이 창조되는 장소가 된다. “도시는 하나의 상황, 즉 도시적 상황을 창조한다. 그 속에서 ‘차이 나는’ 요소들은 상호 연관 속에서 발생”(200)한다.
그러나 이러한 도시의 활력은 현대의 도시에서 마치 “블랙박스”(30) 안에 들어 있는 양 우리 시야에 잘 드러나지 않는다. 도시 공간을 오랫동안 지배해 온 틀, 곧 ‘산업적 합리성’ 탓이다. 산업적 합리성은 양적 성장과 개발에 편향된 시선으로 도시를 파악하게 한다. 도시 속의 차이들, 도시 공간의 복잡성을 몇몇 단일한 질서로 귀속한다. 산업적 합리성은 “동질성의 기획”(63)으로서, 차이를 ‘격리’로, 역동적 긴장은 ‘질서 잡힌 안정’으로 대체한다. 이로써 도시에서 정교한 착취가 이뤄지고, 우리는 은밀한 통제에 따라 수동적으로 살아가게 된다(236).
이 산업적 합리성이 지속되는 데 주요하게 기능하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도시계획’이다. 르페브르의 진단에 따르면 역사상 도시계획은 겉보기에 자유롭고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개방된 거주 공간의 조직을 목표하는 듯했지만, 대개 ‘공간의 통제’로 귀결했다. 19세기 중반 파리를 크게 갈라 ‘위험한 계급’인 프롤레타리아를 도시 주변부로 추방하려 한 오스만의 도시계획(185), 도시 공간의 ‘표준화’와 ‘세부의 일관성’을 강조하고 ‘건축이 혁명을 대신할 수 있다’고까지 생각한 르 코르뷔지에의 ‘새로운 주거단지’ 프로젝트(31)는 산업적 합리성의 직간접적 산물이다. 르페브르는 여러 행정가와 건축가가 실행해 온 도시계획의 이데올로기를 통렬하게 파헤치고, 우리가 그 기만에 휩쓸리지 않을 수 있는 눈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다.
도시의 잠재력을 어디서, 어떻게 발굴할 것인가?
도시의 일상에 대한, 도시 속 실천을 위한 섬세하고 체계적인 통찰
이 책의 서두에서 르페브르는 미국의 도시학자 제인 제이콥스의 연구를 소개한다. 제이콥스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여러 사람의 왕래가 잦은’ 거리일수록 절도, 강간, 폭행과 같은 범죄의 발생률이 낮았다. 거리의 안전은 의식적 통제가 아닌, 많은 사람들이 거리를 ‘자발적으로’ 사용할 때 달성됐다. ‘거리의 무질서’가 오히려 ‘상위의 질서’를 생성한 셈이다(32). 이는 동일성을 지향하는 도시계획의 관점에서는 포착되지 않던, 도시의 잠재적 활력을 보여 준다. 제이콥스의 연구 결과는 도시 속 생생한 현실 즉 ‘일상생활’에 주목해야 한다는 르페브르의 주장과 통한다.
하이데거가 인간이 세계에 거하는 방식을 설명하며 제시한 ‘거주함’(137) 개념을 르페브르가 차용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 있다. 르페브르는 이 개념에 담긴 하이데거의 통찰을 일부 수용하면서, 도시가 우리 삶과 독립된 추상 공간이 아니라 우리의 구체적 ‘체험’과 엮여 있는 공간이라고 말한다. 개개의 다종다양한 체험을 동질적이며 양적인 것으로 환원해 버리는 산업적 합리성을 넘어, 체험의 생생한 차원을 재발굴해야 할 필요가 여기 있다.
단, 이들 미시적 수준에만 주목하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사실상 거시적 수준의 영향력, 요컨대 국가와 자본의 영향력은 막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르페브르는 도시 일상의 미시적 차원에 주목하되, 거시적 권력의 작동을 분석하기 위한 틀을 함께 마련한다(4장 “수준과 차원”, 7장 “도시적 전략을 향해”). 도시 일상에 대한 섬세한 포착, 현실 권력에 대한 체계적 분석을 통해 도시 거주민을 위한 해방의 이론과 실천 도구를 제시한다.
프랑스 68혁명에서 21세기 커먼즈 운동까지
현대 도시 운동과 사상의 핵심이 담긴 현대의 고전
이 책 ≪도시혁명≫(1970)은 르페브르가 도시와 공간의 문제에 천착하던 시기에 저술한 대표작 중 하나다. ≪도시에 대한 권리≫(1968), ≪공간의 생산≫(1974)과 더불어 르페브르의 도시 사상 삼부작을 이룬다. 마르크스철학과 도시론 사이에 가교를 놓은 책, 현대 도시사회학의 토대를 이루는 책이다.
르페브르가 이 책에서 심화 개진한 ‘도시에 대한 권리’ 그리고 도시혁명의 기획은 1990년대부터 영미권 도시 연구와 공간 연구 분야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으며, 20세기 중후반부터 21세기까지 전 세계에서 일어난 도시권 운동의 핵심 전거가 되어 왔다. 도시를 둘러싼 여러 위기가 한층 더 불거지는 오늘날, 르페브르의 이 책은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날카롭게 꿰뚫어 보고 그에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선사할 것이다.
200자평
앙리 르페브르의 도시론을 대표하는 현대의 고전. ‘산업화’한 도시의 폐해를 비판하고, 여러 행정가와 건축가가 주창해 온 ‘도시계획’의 허구성과 억압성을 폭로하며, 도시에 잠재한 창조적 활력을 재발굴한다. 도시라는 장소의 긍정적 가능성을 현실화해 진정한 ‘도시사회’로 나아가는 ‘도시혁명’의 방도를 제시한다. 마르크스철학과 도시학 사이에 가교를 놓은 책, 현대 도시사회학의 토대를 이루는 책이다.
지은이
앙리 르페브르(Henri Lefebvre, 1901∼1991)
프랑스의 마르크스주의 사상가. 1901년 프랑스 남서부, 피레네산맥에 인접한 랑드의 아제트모에서 태어났다. 중산층 가정에서 엄격한 가톨릭 교육을 받으며 자라다, 10대 초반에 파리로 이주해 그곳에서 청소년기를 보냈다. 1919년에 소르본대학교에 입학해 급진적 학생 모임을 조직하고, 동료들과 함께 잡지 ≪필로조피≫를 발간해 당시 프랑스에서 유행하던 베르그송 철학의 권위에 도전하려 했다. 어린 시절부터 니체를 가까이 두고 읽어 왔으며, 20대에는 초현실주의그룹과 교류하면서 헤겔의 저작들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헤겔 철학은 이후 마르크스의 사상을 본격적으로 접하는 과정에서 매개체가 되었다.
1920년대와 1930년대에는 여러 직업을 전전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서 공장 노동자, 택시 운전사 등의 직업을 거쳐 교사로 근무했다. 1928년에는 프랑스 공산당에 입당해 공산당 내부의 이론가로 입지를 다져 나간다. ≪필로조피≫ 시절부터 함께했던 동료들과 함께 프랑스의 초창기 마르크스주의 저널 중 하나인 ≪마르크스주의 리뷰≫를 창간했고, 마르크스 선집과 헤겔 선집을 편집하는 데 참여했다.
2차 세계대전 중이었던 1941년, 독일 점령기의 상황에서 공산당원이라는 이유로 학교에서 해고된다. 이후 레지스탕스 운동에 관여한다. 툴루즈의 라디오 방송국에서 일하기도 하고 여러 지역의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강사로 일하기도 하면서 집필 활동에 열정을 쏟는다. 이 무렵에 ≪데카르트≫(1947), ≪디드로≫(1949), ≪파스칼≫(1권 1949년, 2권 1954년) 등 프랑스 사상가와 역사적 인물들에 대한 논의를 담은 저술들과 ≪실존주의≫(1946), ≪형식 논리, 변증법적 논리≫(1947) 등 철학적 저술들을 출간했다. 특히 1947년에는 ≪일상생활비판≫ 연작의 1권을 출간했는데, 이 연작은 1961년의 2권, 1981년의 3권이 나오면서 마무리된다. 1940년대 말과 1950년대에는 자신이 나고 자란 피레네산맥 부근의 농촌 지역에 대한 사회학적 탐구를 시도했다. “농촌사회학의 문제”(1949), “농촌사회학 시론”(1953) 등의 논문이 대표적이다. 이들 논문을 바탕으로 프랑스 국립학술연구원(CNRS)의 농촌사회학 분야의 책임자로 일할 수 있었다.
1958년, 50대 후반에 프랑스 공산당에서 제명당한다. 그간 공산당의 주요 이론가로서 교조화된 마르크스주의 해석을 비판하고 소외에 대한 문제의식이 성숙기의 마르크스 저술에서도 결코 폐기된 것이 아님을 강조해 왔는데, 이러한 마르크스 해석 방식이 프랑스 공산당의 공식적 입장과 마찰을 빚었다. 알제리전쟁에 반대하고 스탈린주의를 성토했던 것 또한 원인이었다. 결국 이러한 사유들로 공산당을 떠나게 되는데, 그럼에도 상황주의와 마오주의 등 다양한 급진주의 운동 그룹과 교류를 지속했고 이를 자신의 연구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려 했다.
1961년에는 스트라스부르대학교의 사회학 교수가 되었고, 4년 뒤에 낭테르대학교로 옮긴다. 낭테르대학교 사회학과 학생들로부터 촉발된 1968년 5월 운동에서 큰 자극을 받았는데, 이는 농촌사회학 연구로 대학에 자리 잡은 이후 도시 연구자로 변신하는 한 계기가 되었다. 대학 교수로 있으면서 유럽과 미국, 남미의 여러 도시로 출장을 가기도 했는데, 이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도시 문제를 직접 확인하고 산업화와 도시화의 차이를 이해하는 통찰력을 기를 수 있었다. 이렇게 도시를 중심으로 작업에 몰두한 결과 ≪도시에 대한 권리≫를 1968년에 출간했고, 1970년부터 ≪도시혁명≫(1970), ≪마르크스주의 사상과 도시≫(1972), ≪공간과 정치≫(1972), ≪자본주의의 생존≫(1973), ≪공간의 생산≫(1974) 등의 저작들을 잇달아 발표했다.
퇴임 이후에도 저술 활동을 계속해 나갔다. 1975년에는 ≪헤겔, 마르크스, 니체 혹은 그림자의 왕국≫을, 1976년에서 1978년까지 총 4권으로 된 ≪국가에 대하여≫ 연작을, 1980년대에는 ≪현전과 부재≫(1980), ≪변증법의 귀환≫(1986) 등을 발간했다. 1990년 ≪시민권의 계약에 대하여≫를 쓰는 등 만년에도 활발한 저술 활동을 하다가, 1991년 6월 프랑스 나바렝스에서 아흔 번째 생일을 보내고 얼마 안 있어 세상을 떠난다.
사후에 프랑스 지성계에서 유행이 지난 마르크스주의 사상가 중 한 명으로만 여겨지며 서서히 잊혀가다가, 1990년대 이후 영미권의 도시사회학계와 지리학계에서 재발견되었다. 이를 계기로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쓰인 도시와 공간에 대한 저작들이 다시 주목받았다. 영미권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활발한 번역 작업과 재조명은 ‘르페브르 르네상스’로 이어졌으며, 그 반향은 인문사회적 도시 연구와 공간 연구 분야에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70여 권이 넘는 저작 중 ≪도시에 대한 권리≫, ≪도시혁명≫, ≪공간의 생산≫ 등은 ≪일상생활비판≫ 연작과 더불어 대표 작품이자 오늘날 가장 많이 읽히는 작품으로 남아 있다.
옮긴이
신승원
대학과 대학원에서 국문학과 사회 철학을 공부했다. 앙리 르페브르의 공간 이론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서울시립대학교, 한밭대학교, 한경대학교 등에서 강의했다. 르페브르와 도시 공간의 문제를 연구 중이다. 논문으로는 “르페브르의 공간건축술”, “칸트 공간론의 전개”, “도시사회의 우정론” 등이 있으며, 지은 책으로 ≪공간에 대한 사회인문학적 이해≫(공저, 2017), ≪앙리 르페브르≫(2016)가 있다. 옮긴 책으로 ≪포스트메트로폴리스 2≫(공역, 2019), ≪탈산업사회에서 포스트모던사회로≫(공역, 2012)가 있다.
차례
1장 도시에서 도시사회로
2장 보이지 않는 장
3장 도시적 현상
4장 수준과 차원
5장 도시적인 것의 신화와 이데올로기
6장 도시적 형식
7장 도시적 전략을 향해
8장 도시계획의 환상
9장 도시사회
10장 결론
찾아보기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도시사회’라는 표현은 이론적 필요로 제출된 것이다. 도시사회는 단지 문학적이거나 현학적인 표현이 아니며, 습득된 지식을 공식화한 것도 아니다. 도시사회는 하나의 고안물이자 탐색이며, 나아가 개념의 형성물이다. 아마도 하나의 특정한 구체성, 나아가 구체적인 것 일반을 향한 사유의 운동이 이 개념의 윤곽을 드러내고 명확성을 더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사유의 이러한 운동이 확실한 것이라면, 그것은 우리가 알고 있거나 새로 알게 될 실천, 즉 도시적 실천으로 이어질 것이다.
_ 1장 “도시에서 도시사회로” 중에서
도시적 공간은 구체적 모순이다.… 도시 중심은 포화 상태까지 채워진다. 그것은 타락하고 폭발한다. 때로 도시적 공간은 자신의 의미를 뒤집고, 자기 주변을 공백과 희소성으로 채운다.… 모든 곳이 초점이 될 수 있고, 모든 곳에서 응집이 일어날 수 있고, 모든 곳이 특권적인 장소가 될 수 있다. 그렇기에 모든 도시 공간은 그 자체에 가능한 것-불가능한 것이 존재한다. 즉 도시 공간에는 자신의 고유한 부정이 내재해 있다. 또한 그렇기에 모든 도시 공간은 중심적이면서 다중심적이었는데, 이는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그럴 것이다. 도시 공간의 형식은 군중, 대규모 축적, 철수, 돌연한 분출과 같은 집중과 분산을 불러오고 자극한다. 도시적인 것은 사람들이 걸어 다니면서 물건 더미의 앞과 그 한가운데에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장소로 규정된다. 또한 그것은 그들이 인식할 수 없을 때까지 활동의 실타래가 얽히는 장소, 예기치 못한 상황을 일으키게끔 상황들이 마구 뒤섞이는 장소로 규정된다.
_ 2장 “보이지 않는 장” 중에서
‘도시-시골’의 대립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대도시의 소멸, 기업들의 시골 이전 같은 방안들이 제시된다. 아나톨 콥에 따르면 반도시적 도시계획 운동은 10월혁명 직후에 시작되었다. 이 운동은 주목할 만한 건축적 시도를 낳았지만, 도시계획적 기획으로서는 실패했다. 소비에트 도시는 규모의 측면에서, 즉 생산의 중요성과 정치적 무게라는 측면에서 성장을 멈추지 않았다. 달리 말해 극히 유토피아적인 이들이 스스로를 매우 현실적이고 합리적이라 믿었던 바로 그 순간, (온갖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소위 사회주의 국가의 도시혁명 속에 자본주의 국가의 것과 다른 도시계획적 사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정치적 기획의 측면에서 보자면 오늘날에도 쿠바를 비롯한 여러 곳들이 대체로 반도시적 모토를 내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_ 5장 “도시적인 것의 신화와 이데올로기” 중에서
산업적 시대의 결말은 곧 일상성의 구축, 다시 말해 정교화된 착취가 이루어지고 은밀한 통제에 따라 수동적으로 살아가는 사회적 장소의 구축이다. 일상성은 ‘도시적인 것’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반화된 격리 속에서, 격리를 통해서 만들어진다. 즉 일상성은 삶의 순간들, 활동들을 격리하는 것이다.… 일상생활 비판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보여 줌으로써 이러한 결과를 초래하는 전략에 대한 고발장을 작성한다. 그러므로 비판적 성찰은 인간 현실을 다루는 전문화된 과학들 사이의 경계를 넘어선다. 그것은 이 과학들의 실천적 활용을 부각한다. 이로부터 더 이상 ‘산업사회’가 아닌 새로운 사회적 실천, 즉 도시사회에서의 사회적 실천이 등장하고 그 긴급성이 더 부각된다. 이러한 맥락과 의미에서 일상생활 비판은 산업화된 국가들에 대한, 이른바 ‘사회학적’ 연구의 핵심이 된다.
_ 7장 “도시적 전략을 향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