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시대를 앞서간 천재 뷔히너, 그가 남긴 단 네 편의 작품
게오르크 뷔히너는 희곡 3편과 소설 1편을 남겼다. 훗날 이 4편의 작품은 해일이 되어 독일문단을 뒤덮는다. 그의 작품은 카프카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였다. 그는 “이상적인 인물들만을 원하고” 정선되고 다듬어진 문어(文語)만이 공용어로 통용되던 당시의 독일 문단에 결함을 지닌 인간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이들로 하여금 외설을 입에 담고, 토막언어를 사용하게 했던, 이른바 당대 문단의 이단아였다.
이러한 이단아가 환영을 받을 리 만무했다. 뷔히너의 작품 중 생전에 출판된 것은 ≪당통의 죽음≫ 한 편뿐이었다. 더욱이 이 작품은 독창성이 부족하고, 등장인물들의 언어가 비속하며, 작품의 구성이 엉성하다는 혹평을 면치 못했다. 그의 작품 전집이 출간된 것은 그가 세상을 떠나고도 40년이 지난 후였다.
오늘날 독일 문단에서 뷔히너가 차지하는 자리는 더없이 크다. 이는 뷔히너의 이름으로 수여되는 문학상이 오늘날 독일 문단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으로 자리매김 되었다는 사실에서도 입증된다. 독일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들은 뷔히너 문학상 수상 소감에서 한결같이 자신이 뷔히너 문학의 영향권에 있음을 자랑스럽게 고백한다.
스물네 살의 한창 나이에 ‘질풍노도’의 사나이 뷔히너는 열병 장티푸스에서 영영 회복되지 못하고 이국땅에서 홀연히 세상을 떠났다. 율리우스 바브라는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폭풍과 더불어 그 모습을 드러냈다가 폭풍 속으로 사라진 게오르크 뷔히너-우리는 일찍이 이런 작가를 가져본 적이 없다. 그의 운필(運筆)은 현존재의 총체적 기능으로부터 형성되는 숨결이다.”
뷔히너는 정녕 천재요, 시대를 앞서간 사람이었다.
200자평
게오르크 뷔히너는 희곡 3편과 소설 1편을 남겼다. 훗날 이 4편의 작품은 해일이 되어 독일문단을 뒤덮는다. 그의 작품은 카프카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였다.
지은이
게오르크 뷔히너(Georg Büchner)는 하센 주 다름슈르트 부근의 고델라우에서 의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인문학교에서 중등 교육을 받았지만 의사인 아버지의 강요로 슈트라스부르그에서 의학을 수학하였다. 유복한 시민계급으로 미래가 보장된 신분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기센에서 <인권협회>를 조직하고 팜플릿 ≪헤센급전(Der Hessische Landbote)≫을 만들어 반체제운동과 농민투쟁에 앞장서게 된다. 1835년 희곡 ≪당통의 죽음(Dantons Tod)≫을 발표하고 이어 단편 ≪렌츠(Lenz)≫와 희극 ≪레옹스와 레나(Leonce und Lena)≫를 썼다. 유작으로 ≪보이체크(Woyzeck)≫가 있다. 한편으로 해부학 연구를 계속하여 1836년 취리히 대학의 초빙을 받았지만 장티푸스에 걸려 짧은 생을 마감하고 만다.
그가 취리히의 크라우트가르텐 공동묘지에 묻히던 날 장례식에는 많은 이들이 참석하여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독일 자연주의 문학을 창도한 하우프트만은 1887년에 베를린의 어느 문학협회가 개최한 강연회에서 뷔히너의 “힘 있는 언어”와 “생생한 묘사” 그리고 “자연주의적 인물 서술”을 극찬하였다. 뷔히너는 불과 4편밖에 안 되는 작품으로 독일문학을 개방문학으로 인도함으로써 현대를 선취한 작가다.
옮긴이
임호일은 고려대학교 독문학과에서 학사, 석사 과정을 마치고 독일 뮌헨과 마인츠 대학에서 수학, 오스트리아 그라츠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동국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독어독문학회 부회장, 한국 뷔히너학회 회장 등을 역임하였다. 역서로 《변증법적 문예학》(플로리안 파센 저), 《진리와 방법》(한스-게오르크 가다머 저, 공역), 《한스-게오르크 가다머》(카이 하머마이스터 저) 외 다수가 있다.
차례
당통의 죽음·······7
렌츠·······127
레옹스와 레나·······173
보이체크·······225
헤센 급전(急傳)·······267
두개골 신경에 관하여·······289
뷔히너의 서한 발췌록·······295
지은이에 대해·······327
뷔히너의 문학 세계·······334
지은이 연보·······345
옮긴이 후기·······348
옮긴이에 대해·······351
책속으로
당통 : 저 아리따운 부인 좀 보라고. 카드 돌리는 솜씨 한번 멋지군! 저 여잔 정말 꾼인가 봐. 사람들이 그러는데 자기 남편한테는 언제나 하트를 내주고 남들에게는 다이아몬드를 내준다는군. 확실히 여자들은 사람을 속임수로 빠져들게 하는 데는 명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