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천줄읽기>는 오리지널 고전에 대한 통찰의 책읽기입니다. 전문가가 원전에서 핵심 내용만 뽑아내는 발췌 방식입니다.
≪숙향전≫은 17세기 말엽에 창작된 국문소설이다. 남주인공 ‘이선’과 여주인공 ‘김숙향’을 통해, 가족 이산, 남녀 간의 사랑과 그 존립 기반으로서의 상호 존중, 인물의 삶에 관여하는 운명론과 인간의 존재론적 의미, 이계(異界) 체험을 통한 자기정체성의 확인 등 삶의 도정에서 누구나 마주하는 여러 문제의식을, 때로는 흥미 있게 때로는 아프고 진지하게 묘파해 낸 작품으로서, 우리나라 고전소설의 대표 작품 중 하나다.
≪숙향전≫은 여러모로 명성이 자자했다. 현전하는 ≪숙향전≫ 이본(異本)은 90종에 육박한다. 이본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애독되었음을 말해 준다. 특히 이본 중에는 국문뿐만 아니라 한문으로 된 것도 수십 종에 달하는데, 이는 한문에 능숙했던 양반 계층에서도 ≪숙향전≫이 소통되었음을 뜻한다. ≪숙향전≫은 국문을 아는 사람, 한문을 아는 사람들을 두루 망라해서 자신의 독자층으로 끌어들였던 것이다.
200자평
≪숙향전≫은 17세기 말엽에 창작된 국문소설로, 우리나라 고전소설의 대표 작품 중 하나다. 이선과 김숙향의 모습을 통해 인생에서 누구나 마주하는 여러 문제의식을 흥미롭게, 때로는 아프고 진지하게 묘파해 낸다. 이본이 무려 90종에 육박할 정도로 애독된 작품이다.
옮긴이
차충환은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문학 박사)하고 현재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동안 판소리 이본 전집, 판소리 작품 교주서, ≪판소리문화사전≫ 발간 작업을 공동으로 했고, 단독으로 쓴 책으로는 ≪숙향전 연구≫(1999), ≪한국고전소설작품연구≫(2004), ≪한국 고소설의 새 지평≫(2016) 등이 있다. 현재는 조선 시대 인물 전기, 야담 등의 이야기 세계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하고 있다.
차례
해설
숙향이 고난을 겪는 중에 자신의 전생을 알게 되다
이선이 숙향을 찾아 천하를 탐문하다
숙향이 혼사 장애를 극복하고 정렬부인에 오르다
숙향이 양부모와 친부모를 다시 만나다
이선이 선약을 찾아 이계(異界)를 주유하다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낭군이 이렇듯 고집하시니 숙향을 아직 이곳에 두고 우리만 가사이다.”
숙향을 바위틈에 앉히고 옥지환 한 짝을 옷고름에 채우고 먹을 음식을 그릇에 많이 담아 주어 왈,
“너는 잠깐 이곳에 있어 배고프거든 이 밥을 먹고 목마르거든 저 물을 떠먹고 있으면 우리 내일 와 데려가마.”
하고 낯을 한데 대고 슬피 울며 차마 떠나지 못하니, 숙향이 제 모친 치마를 잡고 슬피 울며 왈,
“어머님은 날 버리고 혼자 어디로 가시려 하나이까? 나도 함께 가사이다.”
-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