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다산 정약용이 모으고, 번역하고, 편집한 속담집
여러 문헌에 산재된 속담을 한곳에 모아 정리한 한국 최초의 작업
단순한 속담집을 넘어 다산의 학문적 지향과 지식의 재구성 방식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저작
《이담속찬(耳談續纂)》은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이 모으고, 번역하고, 주석을 붙여 정리해 1820년에 완성한 속담집이다. 다산의 수많은 저술 가운데 가장 먼저 상업 출판물로 제작되면서, 민간에 널리 알려진 다산의 대표 저술이다. 여러 문헌에 산재해 있는 속담을 한곳에 모아 정리한 한국 최초의 작업이기도 하다. 표제에서 ‘이담(耳談)의 속찬’이라 밝히고 있듯이, 《이담속찬》은 중국 문인 왕동궤의 《이담(耳談)》의 중국 속담 가운데 177개를 발췌·재편한 것에, 민간에서 우리말로 구전되던 속담 214개를 한역해 완성한 책이다. 우리 속담 214장에는 모두 운(韻)을 붙인 것이 특징이다. 4개를 제외한 모든 속담이 4언 2구의 시(詩) 형태로 리듬감 있게 번역되어 있다. 구전되던 우리말 속담의 운율이나 대구(對句) 구조를 고려한 다산의 기획과 번역 결과물은 다른 어떤 속담집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다산은 오랜 시간을 들여 여러 차례 원고를 수정해 《이담속찬》을 완성했다. 특히 서문에는 편찬 과정에서 참고한 서적과 속담을 수집하는 과정이 명시되어 있다. 《이담속찬》과 관련된 초고 성격의 자료도 전하고 있어, 《이담속찬》은 단순한 속담집을 넘어 다산의 학문적 지향과 지식의 재구성 방식을 탐색할 수 있는 중요한 저작이다.
《이담속찬》은 1820년에 편찬된 이래 여러 형태로 제작되었다. 대표적으로 다산의 문집에 다른 작품과 함께 수록되어 전하는 전서본 계열과 《이담속찬》만 단독으로 제작되어 유전된 단행본 계열이 있다. 그간 번역·소개되었던 《이담속찬》은 이본에 대한 고려 없이 오탈자가 많은 20세기의 활판본을 저본으로 했기에 일정한 한계가 있었다. 이번 책은 제작된 시점과 완성도 면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자료인 다산의 문집 《열수전서속집(洌水全書續集)》 속의 《이담속찬》을 저본으로 삼았다. 오랜 시간 《이담속찬》을 연구해 온 임미정 교수가 정확한 번역으로 다산이 의도했던 속담집의 원형을 소개한다.
200자평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이 모으고, 번역하고, 편집한 속담집. 다산의 저술 가운데 가장 먼저 상업 출판물로 제작되면서, 민간에 널리 알려진 다산의 대표 저술이다. ‘이담(耳談)의 속찬’이라 밝히듯이 중국 문인 왕동궤의 《이담(耳談)》의 중국 속담 가운데 177개를 발췌·재편한 것에, 민간에서 우리말로 구전되던 조선의 속담 214개를 한역해 완성했다. 그간 소개되었던 《이담속찬》은 후대에 제작된 부정확한 판본을 저본으로 했기에 일정한 한계가 있었다. 오랜 시간 《이담속찬》을 연구해 온 임미정 교수가 가장 정확한 판본을 저본으로 삼아 다산이 의도했던 속담집의 원형을 살려냈다.
지은이
정약용(丁若鏞, 1762∼1836)의 자(字)는 미용(美鏞), 호(號)는 다산(茶山)·사암(俟菴)·여유당(與猶堂)·자하도인(紫霞道人)·열수(洌水)·철마산초(鐵馬山樵) 등이 있다. 시호(諡號)는 문도(文度)다. 남인 가문 출신으로 정조(正祖) 때에 관료 생활을 시작했고, 서학(西學)에 관심을 가졌다는 이유로 전남 강진에서 18년간 유배 생활을 했다. 유배 기간 동안 육경 사서(六經四書)에 대한 연구를 비롯해 《경세유표(經世遺表)》·《흠흠신서(欽欽新書)》·《목민심서(牧民心書)》 등의 실학서를 집필했다. 유학 경전 연구의 결과는 《모시강의(毛詩講義)》·《상서고훈(尙書古訓)》·《주역사전(周易四箋)》·《논어고금주(論語古今註)》 외에도 다수가 있고, 실용서의 성격을 지닌 《이담속찬(耳談續纂)》·《아언각비(雅言覺非)》·《아방강역고(我邦疆域考)》·《마과회통(麻科會通)》 등까지 다양한 방면의 저술이 현재 24종 전한다. 전서(全書) 형태의 문집으로는 다산이 직접 정리를 시도했던 《여유당집(與猶堂集)》과 후손이 편집한 《열수전서(洌水)》가 있지만 필사본으로 일부만 남아 있다. 1934년부터 1938년까지 신조선사(新朝鮮社)에서 《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 76책(전154권)을 간행해 다산 저술의 집대성을 시도했다.
옮긴이
임미정은 연세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했고, 현재 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에서 연구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시 선집의 내용 분석, 새로운 고전 자료에 대한 발굴과 소개, 허균의 저술 활동 전반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주요 연구 분야는 한시, 한시 비평, 문헌학이다. 저서로 《국조시산 연구》(보고사, 2017)·《이담속찬 연구》(보고사, 2017), 공저로는 《다산 필사본 연구》(사암, 2019)·《한국의 레트로 인문학》(보고사, 2021), 《조선야사의 계보와 전승》(민속원, 2025) 등이 있다.
차례
이담속찬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왕씨(王氏)의 《이담(耳談)》은 고금(古今)의 속담을 모은 것이다. 경서(經書)와 사서(史書)에 쓰여 있는 것도 빠진 것이 꽤 있어서 지금 다시 수록했고, 승지 석천(石泉) 신작(申綽)이 10여 장을 채록해 도와주었다. 이어 성호(星湖) 선생의 《백언해(百諺解)》를 생각해 보니 곧 우리나라의 속담인데 모두 운을 맞추지 않았다. 이제 운을 붙일 만한 것을 골라서 운을 붙이고, 이어서 또 빠진 것을 수록했다. 돌아가신 둘째 형님이 흑산도에 계실 때에 또 수십 장을 보내 주셨으므로, 지금 모두 합해 편집하고 이름을 《이담속찬(耳談續纂)》이라 했다. / 가경(嘉慶) 경진(庚辰, 1820) 봄에 철마산초(鐵馬山樵)가 쓰다.
– 〈서문〉 중에서
관을 파는 자는 해마다 역병을 바란다.
鬻棺者, 欲歲之疫.
……
《한서(漢書)》 〈형법지(刑法志)〉. ○우리나라 속담에 “곡식을 파는 자는 해마다 기근을 바란다”고 했다.
〈刑法志〉. ○東語云 : “積糶者, 欲歲之饑.”
– 41쪽 중에서
부뚜막의 소금도 집어넣어야 짜다.
在灶之鹽, 擩之乃鹹.
……
사물의 문채가 비록 갖추어졌어도 사람의 공이 마땅히 중요하다는 말이다.
言物采雖具, 人功宜急.
– 78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