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인간이 자유와 번영을 누리면서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사회질서는 무엇인가? 이것은 지속 가능한 사회 발전 원리는 무엇인가의 문제다. 1인당 소득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 또는 그 이상의 번영을 약속하는 발전 원리는 무엇인가? 사회주의인가? 복지국가 이념인가? 아니면 다양한 형태의 간섭주의인가? 오늘날 한국 사회든 어느 사회든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 한다.
이 문제에 대해 수정처럼 깨끗하고 분명하게 대답을 제시한 것이 미제스의 걸작 ≪인간행동≫이다. 즉, 지속 가능한 발전 원리는 사회주의와 간섭주의가 아니라 사유재산과 자유시장을 기반으로 하는 자본주의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모든 구성원들에게 광범위한 자유와 선택의 여지를 보장하는 사회적 협력의 시스템이자 동시에 가장 경제적인 방법으로 수억의 인간행동들을 조정하는 제도적 수단이기 때문이다.
이 책이 나온 시기는 인류가 참혹한 전쟁을 두 번이나 겪어야 했던 매우 암울한 때였다. 미제스는 이 같은 전쟁을 개인의 자유를 유린하는 정부의 과도한 규제 탓이라고 보았다. 그는 20세기 인류를 참혹하게 만든 집단주의의 논리와 결론의 오류를 명쾌하게 밝히면서 자본주의의 우월성과 지속 가능성을 설파하기 위해서 심오한 경제 이론과 방법, 과학철학, 사회철학을 개발하고 있다.
미제스는 이 책을 쓰기 전에 이미 화폐, 사회주의 그리고 자유주의와 사회과학 방법론 등 다양하고 광범위한 주제들을 다루었다. 이미 다룬 주제들을 일관성 있고 체계적으로 다시 정리하고 이들을 하나로 통합한 것이 이 책이다. 미제스 연구로 유명한 오스트리아학파의 에벨링이 확인하고 있듯이, ≪인간행동≫은 광범위하고 다양한 주제들을 체계적이고 일관되게 통합한 결과물이다.
200자평
그레고리 맨큐는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그가 깎아내린 이 책, ≪인간행동≫은 이미 60년 전에 현대 사회에도 유효한 경제학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인간행동에 비추어 경제학을 정리하고 해설해 새로운 경제학의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자유주의 시장경제를 가장 잘 설명하는 이 책은, 자유시장경제를 믿는 모든 사람들의 경제학 교과서라고 꼽힌다.
이 책은 전체 7부 39장으로 구성된 방대한 책으로, 1권에서는 처음부터 제4부의 14장까지를 다루고 있다.
지은이
루트비히 폰 미제스는 오스트리아학파의 일원이자 최고봉으로서, 소비자 민주주의체제로서 시장경제의 성격을 분명히 밝혔으며, 개성이 없는 무차별의 개인이 아니라 상이한 욕구를 가지고 나름대로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개인의 선호와 선택이 만들어 내는 교환 및 제휴가 시장경제를 만든다고 했다. 미제스에게 경제학은 이러한 인간행동학 중 가장 세련된 과학이었다.
미제스는 인간행동학에 바탕을 두고 역학적(기계적) 세계관과 맞섰으며, 수학적 경제학이나 계량경제학을 논박해 왔다. 그에게 인간행동에 대한 이해에 바탕을 두고 미래를 가장 정확히 예측하려고 하는 자는 수학적 경제학자가 아닌 기업가였다. 또한 노동가치설 및 수학적 경제학에 바탕을 두고 사회를 운영할 수 있다고 본 사회주의를 경제계산 논쟁을 통해 논파했으며, 나치의 인종적 다중논리주의뿐 아니라 마르크스주의의 계급적 다중논리주의의 허구도 폭로했다.
대표작으로는 단연코 ≪인간행동(Human Action)≫을 들 수 있으며, 부분적인 주제들을 다룬 책으로는, 가치 및 가격 위주의 기존 경제학 체제에 화폐와 신용 문제를 통합시킨 책으로 ≪화폐와 신용 이론(Theorie des Geldes und der Umlaufsmittel)≫(1912)이 있고, 인플레이션이 정부의 화폐 팽창으로부터 기인한다는 주장을 편 경기 변동론 책으로 ≪화폐가치 안정과 이자정책(Geldwertstabilisierung und Konjunkturpolitik)≫(1928), 사회주의가 원활히 작동되는 체제가 아니라는 취지의 책 ≪사회주의(Socialism)≫(1922)가 있으며, 경제학 방법론을 거론한 것으로 ≪경제 과학의 궁극적 기초(The Ultimate Foundation of Economic Science)≫(1962) 등이 있다.
옮긴이
민경국은 홍성고, 서울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독일에서 대학을 다니는 동안 가장 큰 영향을 준 교수들이 있다. 경제 사상은 브란트(K. Brandt), 경제 이론은 블뤼믈레(G. Blümle) 교수, 하이에크의 시각의 경쟁 이론과 경쟁법은 호프만(E. Hoppmann) 교수다. 그 밖에도 자유주의 사상과 진화 사상과 관련해 영향을 준 독일 인물은 반베르크(V. Vanberg)와 비트(U. Witt) 교수다.
이런 입장에 따라 발표한 20여 권의 저서들 가운데 중요한 것을 들면, 진화론적 자유주의가 뷰캐넌의 계약론적 헌법주의보다 적실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 준 ≪헌법경제론≫, 민주주의와 관료 시스템을 분석하고 헌법의 필요성을 설명한 ≪신정치경제학≫, 오스트리아학파의 진화론적 관점에서 시장경제의 기능 원리를 분석하고 기능 조건으로서 법의 성격을 규명한 저서 ≪시장경제의 법과 질서≫, 하이에크 사상을 연구한 ≪하이에크의 자유의 길: 하이에크의 자유주의 사상≫ 등이 있다. 다양한 시각에서 자유주의를 옹호한 저서 ≪자유주의의 지혜≫를 최근에 발표했다. 특히 대한민국 헌법을 자유주의 시각에서 연구하고 개정할 필요성을 주장하는 연구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론≫, 하이에크의 ≪감각적 질서≫, 그리고 멩거의 ≪국민경제학의 원리≫를 번역하기도 했다.
자유주의 사상을 연구하고 이를 확산하기 위해 한국하이에크소사이어티를 주도적으로 창설해 두 번에 걸쳐 회장을 지냈다. 현재는 제도경제학회 부회장 겸 편집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때때로 자유주의 시민운동에도 가담한다. 정부 입법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한독경상학회에서 우수 논문상을 수상했고 전국경제인연합회로부터 우수 저서로 네 차례 수상했다.
박종운은 청주고,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1980년대 군사독재 정권에 맞서면서 반독재 민주화 학생운동을 전개했고, 학생운동을 지휘하다 현상 수배되어 후배 박종철을 고문으로 잃는 아픔을 겪었음에도 이를 가슴에 간직한 채 민주화 운동을 치열하게 전개했다.
또한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사회에 대한 비전을 두고 모색하던 중, 1989년 베를린장벽 붕괴와 1992년 소련 붕괴 등 세계사적 격변을 목도하고, 좌파적 질서인 사회주의가 대한민국의 미래상이 되어서는 안 되며, 날마다 소비자의 돈을 통한 투표에 의해 봉사자(serviceman)로서의 기업가가 선택되는, ‘소비자 민주주의’로서의 시장경제로 나아가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결론 위에서 좌파정권 10년의 극복을 위해서 국회의원 연구모임 ‘국가발전전략연구회’의 사무처장, 경기도 경제단체 연합회 사무총장 등으로 일했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로 세우려는 신념에 ‘뉴라이트 운동’과 연대했다. 저서로는 신문 기고 및 방송 대담 등을 모아서 발간한 경제 칼럼집 ≪시장경제가 민주주의다≫(엣즈, 2008)가 있다. 역서로는 민경국 교수와 함께 완역한 ≪인간행동≫(지만지, 2011), 권혁철·김이석·송원근·최승노와 함께 번역한 ≪미시정치(성공하는 정책 만들기)≫(북앤피플, 2012)가 있다.
차례
제4판 서문
제3판 서문
초판 서문
서론
1. 경제학과 인간행동학
2. 인간행동에 대한 일반 이론의 인식론적 문제
3. 인간행동에 관한 경제 이론과 실제
4. 요약
제1부 인간의 행동
1장 행동하는 인간
1. 목적을 추구하는 행동과 동물적 반응
2. 인간행동의 필요조건
행복에 관해
본능 및 충동에 관해
3. 궁극적 기정사실로서 인간행동
4. 합리성과 비합리성: 주관주의와 인간행동학 연구의 객관성
5. 행동의 필요조건으로서 인과성
6. 나와 똑같은 다른 사람
본능의 유용성에 관해
절대적 목적
식물과 같은 인간
2장 인간행동과학의 인식론적 문제들
1. 인간행동학과 역사학
2. 인간행동학의 형식 논리적, 선험적 성격
미개인이 소위 논리적으로 이질적이라는 주장에 대해
3. 선험과 실재
4. 방법론적 개인주의의 원칙
나와 우리
5. 방법론적 단일주의의 원칙
6. 인간행동의 개별성과 가변성
7. 역사학의 영역과 특수한 방법론
8. 개념과 이해
자연의 역사와 인간의 역사
9. 이념형에 관해
10. 경제학의 연구 절차
11. 인간행동학적 개념의 한계
3장 경제학, 그리고 이성에 대한 반란
1. 이성에 대한 반란
2. 다중논리주의의 논리적 측면
3. 다중논리주의의 인간행동학적 측면
4. 인종적 다중논리주의
5. 다중논리주의와 이해
6. 이성의 옹호
4장 행동이라는 범주에 대한 1차 분석
1. 목적과 수단
2. 가치라는 척도
3. 필요라는 척도
4. 교환으로서의 행동
5장 시간
1. 인간행동학적 요소로서의 시간
2.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3. 시간의 절약
4. 행동들 사이의 시간적 관계
6장 불확실성
1. 불확실성과 행동
2. 확률의 의미
3. 급간 확률
4. 사례별 확률
5. 사례별 확률을 수치화한 평가
6. 내기, 도박 그리고 게임
7. 인간행동학적 예측
7장 세상 속에서의 행동
1. 한계효용의 법칙
2. 수확의 법칙
3. 수단으로서의 인간노동
직접적으로 만족시키는 노동과 간접적으로 만족시키는 노동
창조적인 천재
4. 생산
제2부 사회라는 틀 속에서의 행동
8장 인간 사회
1. 인간의 협동
2. 전체론적, 형이상학적 사회관에 대한 비판
인간행동학과 자유주의
자유주의와 종교
3. 노동 분업
4. 리카도의 제휴의 법칙
제휴의 법칙에 관한 통상적 오류들
5. 노동 분업의 효과
6. 사회 속에서의 개인
신비로운 영적 교감이라는 우화
7. 거대 사회
8. 침략과 파괴의 본능
자연과학, 특히 진화론에 대한 통상적인 오해들
9장 이념의 역할
1. 인간의 이성
2. 세계관과 이데올로기
오류와의 투쟁
3. 권능
이념으로서의 전통주의
4. 사회개량주의와 진보 사상
10장 사회 내에서의 교환
1. 자폐적 교환과 개인 상호 간의 교환
2. 계약적 결합과 패권적 결합
3. 계산하는 행동
제3부 경제계산
11장 가치평가는 계산이 불가능
1. 수단의 등급화
2. 가치 및 가격에 관한 초보 이론에서 물물교환이라는 허구
가치 이론과 사회주의
3. 경제계산의 도입 문제
4. 경제계산과 시장
12장 경제계산의 영역
1. 화폐 부기의 성격
2. 경제계산의 한계
3. 가격의 변동 가능성
4. 안정화
5. 안정화 이념의 뿌리
13장 행동의 도구로서의 화폐를 통한 계산
1. 사고 방법으로서의 화폐를 통한 계산
2. 경제계산과 인간행동에 관한 과학
제4부 교환학 혹은 시장사회의 경제학
14장 교환학의 범위와 방법론
1. 교환학적 문제의 범위 설정
경제학을 부인하는 학설들
2. 가상적 모형의 방법
3. 순수 시장경제
이윤 극대화론의 망상
4. 자폐경제
5. 휴식 상태와 항등순환경제
6. 정체경제
7. 교환학적 기능들의 통합
정체경제에서의 기업가 역할
찾아보기
책속으로
행동하는 인간은 불만족한 상태를 좀 더 만족스러운 상태로 바꾸고 싶어 한다. 그의 마음은 그에게 좀 더 적합한 상태를 상상하고, 그의 행동은 이 바람직한 상태의 실현을 지향한다. 사람으로 하여금 행동하도록 하는 동기는 항상 약간의 불편이다.
-30쪽
행동이란 덜 만족스러운 상태를 더 만족스러운 상태로 대체하려는 시도다. 그렇게 고의적으로 유발된 교체를 우리는 교환이라고 부른다. … 포기된 것을 추구하는 목적 달성을 위해 지불한 가격이라고 부른다. 지불된 가격의 가치를 비용이라고 부른다.
-194쪽
인간행동학은 이성이 궁극적인지, 절대적인 진리를 인식하는 데 적합한 도구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필요조차 없다. 이성이 인간으로 하여금 행동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그러한 한에서 인간행동학은 이성을 다룬다.
-35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