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저널리즘은 질문 없이 존재할 수 없다”
질문의 진원, 본질, 범위부터
묘사·해석·성찰을 위한 방법까지
저널리즘 질문의 이론과 전략을 심층 분석하다
저널리즘은 질문 없이 존재할 수 없다. 질문의 논리, 이유, 가치, 전략 등을 터득하는 것이야말로 저널리즘의 기본 토대다. 그럼에도 정작 오늘날 저널리즘 현장에서 좋은 질문은 희귀해져만 간다. 이 책에서는 질문의 진원, 본질, 범위부터 묘사·해석·성찰을 위한 방법까지 심층적으로 분석하여 저널리즘의 토대를 다시 굳건하게 세운다.
서론 격인 1장에서 저널리즘 질문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것으로 시작해, 2장 “질문의 진원”에서 저널리즘 질문이 늘 마주치는 ‘불확실성’을 분석하며 다양한 관점에서 질문을 구성해야 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3장 “질문의 본질”에서는 질문이 ‘물음의 답’이라는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제문적 답(problematological answer)이라는 ‘물음과 답의 연쇄’로 이어진다는 사실 등을 살펴보며 저널리즘 질문의 속성과 역할을 알아본다. 4장 “질문 역량”에서는 질문에 필요한 구체적 역량과 기술들인 듣기·성찰·탐침 등을 살펴보고, 5장 “질문의 범위”에서는 ‘묘사를 위한 질문’에서 ‘해석을 위한 질문’에 이르는 질문의 스펙트럼을 알아본다.
6장 “질문의 프레임”은 7장부터 10장까지 다뤄질 질문의 프레임을 구성하기 위한 장으로, 묘사와 해석, 인식과 메타 인식에 관한 이론을 정리한다. 이어지는 7장에서는 사건을 이해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인 “묘사를 위한 질문”을, 8장에서는 사건의 개념을 통한 의미 구성을 노리는 “해석을 위한 질문”을, 9장에서는 저널리스트가 뉴스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판단하고 의사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필히 마주하는 “성찰을 위한 질문”을, 10장에서는 저널리즘 질문의 권력적 특성과 연결되는 “권력을 위한 질문”을 분석한다. 결론 격인 11장에서는 질문이 저널리스트의 행위를 ‘노동에서 일’로 옮겨 놓는다는 사실을 알아보며 저널리즘에서 질문의 가치를 다시금 확인한다.
저널리즘 질문의 이론 체계를 구축한 이 책은 취재 보도 활동의 실천적 지침서이자, 저널리즘의 본질에 대한 연구서다. 저널리스트는 이 책을 익힘으로써 질문의 의미와 본질, 낮은 수준 질문에서 높은 수준 질문, 권력적 질문에 이르기까지 구체적 질문법 등에 대한 총체적 이해는 물론 저널리즘의 본질에 대한 이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200자평
저널리즘의 토대이자 본질이 ‘질문’에 있다고 보고 ‘저널리즘 질문’을 체계적 이론화한 책. 오늘날 저널리즘의 위기를 ‘질문의 위기’로 진단하고 저널리즘 질문의 본질과 범위, 저널리스트가 갖추어야 할 질문 역량의 종류, 묘사·해석·성찰을 위한 질문들의 특성 등을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지은이
김사승
숭실대학교 언론홍보학과 교수. 서강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레스터대학교에서 저널리즘 연구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문화일보에서 기자 생활을 했으며 주로 미디어 담당 기자로 활동했다. 뉴스 생산 관행, 테크놀로지, 뉴스 상품, 뉴스 비즈니스 전략, 뉴스 생산 프로세스 그리고 뉴스 소비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저널리즘 환경과 생산 행태 변화를 연구해 왔다. 주요 저서로 ≪저널리즘 생존 프레임, 대화·생태·전략≫, ≪현대 저널리즘≫, ≪커뮤니케이션학의 확장≫(공저), ≪디지털 경계관리≫, ≪저널리즘의 이해≫(공저), ≪저널리즘 다시 보기≫(공저), ≪탈진실 바로잡기≫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경영과 창의성≫이 있다. 주요 연구 논문은 “취재영역과 편집영역의 긴장관계에 관한 일고찰”, “뉴스생산의 창의성 현실화에 관한 탐색적 고찰을 위한 기자 인식 연구”, “신문뉴스의 상품가치에 관한 미디어 경제학적 관점의 분석”, “뉴스생산 프로세스 재구성을 위한 이론적 탐색: 프로세스 이론의 관점에서”, “뉴스생산방법 변화에 대한 이론적 고찰: 유동저널리즘과 조정메커니즘” 등이 있다.
차례
질문의 위기
01 질문의 필요
질문의 부재
빈 배
방법의 정당성
02 질문의 진원
불확실성
애매성, 위험, 블랙 스완
유동성
대응
03 질문의 본질
형식
질문과 답
탐구
저널리즘 질문
04 질문 역량
문제 표현과 문제 해결
강한 비판적 사고
듣기부터 탐침까지
05 질문의 범위
재현과 해석
정보 증식
뉴스 확장
06 질문의 프레임
의미 구성
인식과 메타 인식
프레임
07 묘사를 위한 질문
스타시스와 카이로스
이슈, 결론, 이유, 증거
표식화
08 해석을 위한 질문
지도 제작
해석
추리
시퀀스
09 성찰을 위한 질문
브리콜라주
실천 중 성찰
메타 질문
10 권력을 위한 질문
공격
제도
논리
지배
11 질문의 가치
노동에서 일로
참고문헌
찾아보기
책속으로
질문이 없는 저널리즘은 존재의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 객관성은 나로부터가 아니라 나의 바깥에서 온다. 질문이 바깥에서 끌어오는 답에서 객관성을 찾아내야 한다. 이렇듯 질문은 저널리즘이 일하는 방식이다. 놀랍게도 정작 저널리즘 현장에서는 질문이 뭔지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질문의 기술을 맛보는 자가 얼마나 있을까 싶다. 질문의 논리, 이유, 가치, 전략 등을 터득하는 것은 저널리즘의 조건이다. 모르고 있다면 확실히 알아야 하는 과제다. 그러자면 먼저 저널리스트에게 필요한 질문의 이론 체계를 명확하게 정립해야 한다. 이는 연구자의 책무다. 늘 이런 생각을 머릿속에 담고 지냈다. 언젠가 끝내야 하는 연구 과제였다. 그런 이유로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질문에 관해 어떤 질문을 제기해야 하는지, 질문에 대한 질문의 이유가 어떤 것인지 분석하고자 했다.
_ “질문의 위기” 중에서
저널리스트가 마주치는 사건은 늘 불확실하다. 불확실성의 크기는 뉴스 가치와 비례한다. 저널리즘은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사건을 예측하고자 한다. 이때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는데, 뉴스 생산 관행은 그중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생산의 표준과 규범을 제시하는 생산 관행은 예측을 위한 구조이기도 하다. 출입처 역시 효율적인 예측 방법의 하나다. 출입처를 가진 저널리스트는 불확실한 사건이 일어나기에 앞서 뉴스 이슈를 주도적으로 만들어 내기도 한다. 저널리즘 질문은 사건의 불확실성을 낮추기 위한 또 다른 방법이다. 저널리즘 질문은 독특한 질문법이다. 이는 질문의 진원(震原)이 가진 특이함과 관련 있다. 질문의 진원은 불확실성이다. 정확히 말해 불확실성에 대한 ‘모름’이다. 저널리즘 질문이 모름을 문제 삼는 방법은 예상을 뛰어넘는다. 가장 확실한 실체라고 여기는 팩트를 불확실하다고 따지는 것이 저널리즘 질문이다.
_ “02 질문의 진원” 중에서
질문은 사건의 핵심 이슈를 드러낸다. 질문의 답은 사건을 묘사한다. 이를 통해 질문은 사건을 정의할 수 있다. 질문이 없으면 사건의 이해는 불가능하다. 질문이 피상적이면 사건에 대한 이해 역시 피상적일 수밖에 없다. 질문이 불분명하면 이해도 불분명해진다. 어떤 질문을 어떤 시점에 물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 사건 이해의 관건이다. 말하자면 모든 문제는 새로운 질문들이 생성되는 만큼만 의미를 갖는다. 그런데 질문의 생성은 정해진 것이 아니다. 같은 사건에 대한 질문도 저널리스트마다 다르다. 이는 질문은 질문자의 사고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엘더와 폴(Elder and Paul, 2009)의 지적처럼 질문은 사고(thinking)를 작동시킨다. 질문은 사건을 분석하고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건에 대한 사고를 증진한다. 사고를 바탕으로 새로운 질문을 생성하고 새로운 생각을 자극한다. 질문의 역량은 사고 증진의 역량이나 마찬가지다. 사고의 역량에 따라 사건에 대한 이해는 전혀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므로 사고 역량은 바로 질문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_ “04 질문 역량” 중에서
저널리스트는 묘사를 통해 사건의 실체적 존재를 확인하고 이를 정확하게 이해하고자 한다. 이때 사실주의의 질문을 동원한다. 이를 낮은 수준 질문이라고 부르지만 간단한 것은 결코 아니다. 워터먼(Waterman, 1990)은 묘사를 사건이라는 자극을 프레임 안에 위치시키면서 알려지지 않은 것(the unknown)을 조직화하는 프로세스라고 정의했다. 사건의 자극적 요소를 확정하는 것이나 그 위치를 제공하는 프레임을 구성하는 것은 쉽지 않다. 저널리스트는 묘사를 위한 질문의 프로세스를 통해 사건과 관련된 요소들이 어떤 것이며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그리고자 한다. 그러므로 묘사는 궁극적으로 사건에 대한 정의(definition)를 내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할 수 있다.
_ “07 묘사를 위한 질문”
저널리스트의 성찰은 중요하다. 성찰은 저널리스트의 내재적 자유와 같은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또 저널리스트의 성찰은 비관습적 창의성과 같은 의미로 이해되기도 한다. 이는 뉴스 조직이 저널리즘의 성찰을 관리하고 나아가 통제하고자 하는 이유를 제공한다. 저널리스트의 내재적 자유나 창의성 등은 예측 불가능하고 유동적이다. 예측이 가능하고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선형적 생산 과정에 이를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Deuze, 2007). 마감 시간 등 시간적 제약 아래 진행되는 선형적 뉴스 생산을 위해 성찰은 관리되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성찰에 의한 창의성이나 내재적 자유는 뉴스 조직의 관리와 형제와 같은 것으로 결코 뗄 수 없는 관계인 셈이다. 재미있는 것은 양자가 반드시 대항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며 서로를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Bauman, 2005). 창의 노동자로서 저널리스트는 자신들의 생산 행위가 다른 사람들에게 노출되고 관심을 끌기를 기대한다. 나아가 자신의 과업을 완성하기 위해 관리를 필요로 한다. 저널리스트의 성찰이 뉴스 조직의 간섭과 별개로 작동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_ “09 성찰을 위한 질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