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게임이 협력적 사고를 키우고 의사소통 능력과 정서적 관계를 증진시키는 사회적 기능을 한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중독, 폭력, 탈선, 학업부진과 같은 부정적 영향에만 집중해 ‘낙인(stigma)’을 찍고 무조건 배척하는 것이 오히려 문제적 인간을 만든다.
게임 중독 문제의 경우, 중독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닌 게임을 하는 개인과 그 상황으로 관점이 이양될 필요가 있다. 게임을 해서 좋다/나쁘다라는 이분법적인 사고가 아니라 보다 총체적이고 상황적인 인식이 필요한 것이다.
이 책은 게임중독에 대한 문제를 스티그마의 관점에서 진단하고, 디스티그마(destigma, 탈낙인)를 위한 담론으로서 개인의 인정욕구와 공동체 유대를 중심으로 심리학 및 사회학적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낙인(stigma)은 상황에 따라 변화될 수 있기에 속성 그 자체보다는 관계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스티그마의 문제는 사회적 삶에서의 정체성이 손상된 것이며, 이는 낙인을 보유한 개인의 특성보다는 타인의 관점과 시선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기에 사회적 스티그마(social stigma)이다.
지은이
김혜영
강원대학교 사회통합연구센터 전임연구원으로 재직중이며 ‘게임심리학’, ‘게임치료’ 강의를 하고 있다. 강원대학교 영상문화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게임·문화산업 전공으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3차 년도(2016), 4차 년도(2017) 게임이용자 패널연구’, ‘소형·중형·대형단계 한국사회과학연구(SSK)’를 수행하였다. 주요 논문으로 “상호작용 의례 관점에서의 청소년과 게임에 관한 연구”(2019), “청소년 게임 이용자의 인정욕구에 관한 연구”(2017), “A Study on Promoting Optimism Utilizing a Communication Board Game”(2017) 등이 있다.
유승호
강원대학교 영상문화학과 교수다. 사회학적 관점으로 문화 산업과 소셜미디어 담론을 연구한다. 한국정보화진흥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한국콘텐츠진흥원에 재직했고,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겸직 교수, 한국문화경제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주요 저서로는 『스타벅스화』(2019), 『서열중독』(2015), 『당신은 소셜한가?』(2013) 등이 있다.
차례
01 손상된 사회적 정체성
02 잠재적 불명예자로서의 게이머
03 부모와 자녀의 신분위장
04 양가감정으로서의 게임
05 탈낙인을 위한 담론
06 게임과 공동체 의식
07 증여적 유대의 형성
08 게임과 정서적 에너지
09 게임 효능감
10 인정과 포용으로의 전환
책속으로
특정 장애를 지닌 개인이 스티그마로 인해 자신이 보유한 장애와 관련 없는 영역에 대해서도 차별을 받는 사례들에서 볼 수 있다. 장애인이나 저학력자의 고용 불이익, 가난한 학생의 교내 따돌림, 여성 운전자들에 대한 폭언과 같은 일상생활에서의 차별과 폭력적 행위 이면에는 사회적 스티그마가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게임하는 청소년들이 게임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학업성적, 가정환경, 교우관계, 성격 등 다른 영역에서도 비난을 받기 쉬운 이유는 이 때문이다.
01-“손상된 사회적 정체성” 중에서
부모가 맞벌이를 하면서 자녀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게 되고, 자녀는 별다른 통제 없이 학업적 성취보다는 상대적으로 접근성과 몰입성이 높은 인터넷게임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때 부모는 자녀와의 여가를 충분히 보내지 못한다는, 자녀의 학업 수행을 면밀히 살피지 못한다는 자책을 피하고자 모든 것을 게임 탓으로 인식하게 된다. 때로는 가정의 잦은 불화, 자녀와의 의사소통 문제, 잘못된 양육방식 등 모든 문제의 원흉을 게임으로 부각시킴으로써 부모로서 자신의 부족한 부분은 은폐되기 쉽다.
03-“부모와 자녀의 신분위장” 중에서
한 개인을 특정한 속성을 기준으로 분류하여 범주화하는 것이 스티그마이므로 탈낙인, 즉 디스티그마(destigma)를 위해서는 인간에 대한 이해를 달리해야 한다. 개인을 쪼개고 분리하고 환원하여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완전체로 인정해야 한다. 개인을 구성하는 개별 현상들을 전체로 간주해서는 안 되며, 그러한 속성들이 서로 따로 떼어놓을 수 없는 전체 속의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05-“탈낙인을 위한 담론” 중에서
정서적 에너지는 단지 개인의 감정을 높이거나 위축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도덕감정(moral sentiment)’을 통해 집단의 영향을 받는다. 정서적 에너지가 충만한 개인은 자신이 좋은 사람이라 생각하며 자신이 하는 일에 정의감을 느끼지만, 그렇지 않으면 자신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또한 정서적 에너지가 높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집단을 찬양하고 지키려는 갈망으로 인해 집단 상징에 대한 위반이나 모욕에 대해서는 정의로운 분노를 일으키게 된다.
08-“게임과 정서적 에너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