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한국동시문학선집’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11명의 동시인과 시공을 초월해 명작으로 살아남을 그들의 대표작 선집이다. 지식을만드는지식과 한국아동문학연구센터 공동 기획으로 4인의 기획위원이 작가를 선정했다. 작가가 직접 자신의 대표작을 고르고 자기소개를 썼다. 깊은 시선으로 그려진 작가 초상화가 곁들여졌다. 삽화를 없애고 텍스트만 제시, 전 연령층이 즐기는 동심의 문학이라는 동시의 본질을 추구했다. 작고 작가의 선집은 편저자가 작품을 선정하고 작가 소개를 집필했으며, 초판본의 표기를 살렸다.
200자평
1980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당선하고, 소년중앙문학상, 한국동시문학상, 세종아동문학상, 새싹문학상, 은하수동시문학상 대상 등을 받은 권영상의 대표작 선집이다. 이 책에는 <밥풀>, <강아지만 모르게> 등 시인이 고른 대표 동시 100여 편이 수록되어 있다.
지은이
권영상은 1952년 강릉에서 태어났다. 1980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길>이 당선되었다. 동시집 ≪단풍을 몰고 오는 바람≫, 서사 동시집 ≪동트는 하늘≫, 동시집 ≪한 해를 살면≫, ≪버려진 땅의 가시나무≫, 시집 ≪밥풀≫, 동요동시집 ≪벙어리 장갑≫, 동시집 ≪납작납작한 코끼리≫, 동시집 ≪아흔아홉 개의 꿈≫, 이야기 동시집 ≪신발코 안에는 새앙쥐가 산다≫, 이야기 동시집 ≪월화수목금토일별요일≫을 비롯해 장편동화 ≪숨쉬는 말촉마을≫, 단편동화집 ≪다락방 코끼리 아저씨≫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소년중앙문학상, 한국동시문학상, 세종아동문학상, 새싹문학상, 은하수동시문학상 대상 등을 받았다.
차례
작가의 말
바닷가
꽃씨를 따라간 햇살
햇살에서 나오는 아이들
은에비
4월의 하늘
기차역이 있는 바다 그림
별나라 임금님
나무를 심고
초록이 번지는 6월
옆 사람
사과
엄마와 아가
참새
한 해를 살면
햇살 속엔
단춧구멍
아침 버스에서
고목을 자른 날
빼앗길 봄 언덕
나
자전거
아버지의 손
밤비 소리
아빠는
마른 들풀
버려진 땅의 가시나무
만남
먼지 묻은 연필
담요 한 장 속에
단추공장 앞에서
발가락
아버지의 발톱
다리 위에서
골무 속에
굴러다니는 학교
봄
숟가락을 들면서도
개미는
나
가을
우주가 보내는 신호음
지금 이 자리에서
발
새
페달
기도
헤어진다는 건
바늘귀
밥풀
하필이면
목장갑
반쪽
헌 종잇조각
들꽃을 피우기 위해
바늘구멍
큰 나무 그늘
민들레 꽃씨
나무는
자존심
손
귓밥
신발
내 손
우표
지도 속의 나라
구두닦이 아저씨
기다리기
고시레
눈사람
거리 좁히기
새들은 가볍게 하늘을 난다
누구도 그런 재미 모를걸
네가 내게
내 마음이 조용해질 때
손수건
아버지와 아들 2
오이씨 같은 달
비무장지대 1
비무장지대 2
개미란 놈
감잎은 정말 착해
지구는 얼마나 무거울까
책상 서랍이 없어졌어
강아지만 모르게
나는 뭘 했지
세계지도
그 애 앞에 설 때면
매미 울음
그리움
꼭 고기에만
바람이 불고 간 아침
권영상은
지은이 연보
책속으로
밥풀
밥상을 들고 나간 자리에
밥풀 하나가 오도마니 앉아 깊은 생각에 잠겼다.
바깥을 나가려던 참에 다시 되돌아보아도
밥풀은 흰 성자의 모습으로 그 자리에 앉았다.
바쁜 발걸음 아래에서도 발길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밟히면 그 순간 으깨어지고 마는 두려움, 그런 두려움도 없이
이 아침 분주한 방바닥에 앉아 깊은 생각에 잠겼다.
나이 어린 성자의 얼굴로.
강아지만 모르게
코딱지를 돌돌돌 말아서, 꼭꼭꼭 눌러서, 빈대떡처럼 꼭꼭꼭 눌러서. 그래선 강아지 밥그릇에 수제비처럼 탐방 넣었어. 그랬더니 강아지가 밥 먹다 말고 그러잖겠니.
오늘은 밥이 짭짤한데. 왠지 간이 맞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