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사랑의 여신’ 조르주 상드의 자전적 애정 소설
오랫동안 조르주 상드는 작가로서 보다는 양성 평등을 주장한(적어도 애정과 결혼에 대해서는) 당당한 연인이자, 바람기 있는 그러나 상처받은 여자로, 또 열정적인 혁명가로서 더욱 유명했다.
이러한 그녀의 소설 ≪렐리아≫(1833)는 너무 적나라하게 자신을 표현한 것을 후회해 일부를 삭제해서 개정판(1839)을 내고, ‘렐리아’가 또 다른 필명이 될 정도로 상드와 밀접하게 결부되어 있다.
상드는 이 소설에서 사랑의 환멸을 묘사하고 그 원인을 분석하는 한편, 다양한 등장인물들을 통해 보다 광범위한 인간의 내면세계를 탐구하고자 했다.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살아 있는 존재라기보다는 인격화된 사상과 비유다. 각 인물들은 ‘렐리아-의심’, ‘트랑모르-속죄’, ‘스테니오-시’, ‘마뉘스-미신’, ‘퓔셰리-육체적 쾌락’을 나타낸다. 이들은 또한 인생의 다양한 시기를 대변하고 있는데, 스테니오는 순진한 젊은이를, 렐리아는 제1의 청춘보다 더욱 열정적이고 위험한 제2의 청춘을, 트랑모르는 원숙한 지혜를 대표한다.
이러한 인물들은 모두 조르주 상드 자신으로, 한때의 자신의 모습을 여러 인물로 나타낸 것이다. 유년기에 마뉘스의 미신을, 청년기에 스테니오의 열정과 렐리아의 고뇌를 체험했으며, 트랑모르의 지혜는 상드가 지향하는 것이었다.
자신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보편적인 정신적 삶의 형상들을 재현한 이 소설은 그녀에게는 물론이고 우리 독자들에게도 자신의 내면의 모습을 비춰볼 수 있는 거울이 될 것이다.
200자평
프랑스 낭만주의의 대표적인 소설가 조르주 상드의 초기작. 낭만주의의 전형적인 면모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소설은 육체의 본능에 대한 기나긴 고백서로 사랑의 환멸을 묘사하고 그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상드의 제2의 필명이 될 정도로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는 주인공 렐리아의 삶을 통해서 독자들은 상드의 내면 속 고뇌와 서정을 엿볼 수 있다.
지은이
조르주 상드는 프랑스 낭만주의 시대의 대표 여성 작가다. 아버지는 폴란드 왕가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귀족 가문 출신이고, 어머니는 파리 세느 강변의 새장수의 딸로 가난한 서민 출신이다. 일찍이 아버지를 여윈 상드는 프랑스 중부의 시골 마을 노앙에 있는 할머니의 정원에서 루소를 좋아하는 고독한 소녀 시절을 보냈다. 18세 때 뒤드방 남작과 결혼했으나 순탄치 못한 생활 끝에 이혼하고, 두 아이와 함께 파리에서 문필 생활을 시작하여 ≪피가로≫지에 짧은 글들을 기고하며 남장 차림의 여인으로 자유분방한 생활을 했다. 이때 여러 문인, 예술가들과 친교를 맺었다.
남녀평등과 여성에 대한 사회 인습에 항의하여 여성의 자유로운 정열의 권리를 주장한 처녀작으로 ≪앵디아나≫(1832)를 발표하여 대성공을 거두었고 같은 계열의 작품으로 ≪발랑틴≫(1832), 90여 편의 소설 중에서 대표작인 자서전적 애정소설 ≪렐리아≫(1833)와 ≪자크≫(1834), ≪앙드레≫(1835), ≪한 여행자의 편지≫(1834∼36), ≪시몽≫(1836), ≪모프라≫(1837), ≪위스코크≫(1838)등 연이어 나온 소설들도 호평을 받았다. 장 레이노, 미셸 드 부르주, 라므네, 피에르 르루 등과 교제하여 그 영향으로 인도주의적이며 사회주의적인 소설을 썼는데, 이 계열의 작품으로 ≪프랑스 여행의 동료≫(1841), ≪오라스≫(1841∼1842), ≪앙지보의 방앗간 주인≫(1845), ≪앙투완 씨의 죄≫(1845), 대표작이며 대하소설인 ≪콩쉬엘로≫(1842∼1843), ≪뤼돌스타드 백작 부인≫(1843∼1844), ≪스피리디옹≫(1838∼1839), ≪칠현금≫(1839), ≪테베리노≫(1845) 등이 있다. 1844년 ≪잔느≫를 필두로 해서 일련의 전원 소설들을 발표했는데, 이 계열의 작품으로는 소박하고 아름다운 전원소설 ≪마의 늪≫(1846), ≪소녀 파데트≫(1848∼1849), ≪사생아 프랑수아≫(1849), ≪피리부는 사람들≫(1853) 등이 있다. 노년에는 방대한 자서전인 ≪내 생애의 이야기≫(1847∼1855), 손녀들을 위한 동화 ≪할머니 이야기≫를 쓰면서 초기의 연애 모험소설로 돌아가 ≪부아도레의 미남자들≫(1857∼1858)과 ≪발메르 후작≫(1860), ≪검은 도시≫(1861), ≪타마리스≫(1862), ≪캥티니양≫(1863), ≪마지막 사랑≫(1866), ≪나농≫(1872) 등을 발표했다. 희곡과 시, 평론, 수필, 일기, 비망록, 기행문, 서문, 기사 등 180여 편에 달하는 많은 글을 남겼다. 특히, 그녀가 남긴 편지들은 파리의 클라식 가르니에 출판사에서 조르주 뤼뱅이 26권으로 편집 완성한 방대하고 기념비적인 서간집으로 세계 문학사에서 서간 문학의 최고봉으로 꼽히고 있다. 교환 서간집으로는 ≪상드와 플로베르≫(1904), ≪상드와 뮈세≫(1904), ≪상드와 아그리콜 페르디기에≫, ≪상드와 피에르 르루≫, ≪상드와 생트 봐브≫, ≪상드와 마리 도르발≫, ≪상드와 폴린 비아르도≫등이 간행되었다.
옮긴이
이재희는 한국외대 불어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프랑스 그르노블 대학에서 조르주 상드 연구로 불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프랑스와 유럽의 상드 문학 현장을 여러 차례 답사했고, 노앙에서 개최된 상드와 쇼팽 애호가 모임이나 상드 국제회의에 여러 번 참가했으며, 뉴욕 상드협회 ≪상드 연구≫지 국제 편집인이었고, 프랑스 에시롤, 노앙 상드협회 회원이었다. 현재 파리의 상드협회 회원이며 외대 불어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자서전 연구서 ≪조르주 상드, 문학 상상력과 정원≫, 주제 연구서 ≪상드 연구 1, 2, 3≫이 있고, 상드 번역서로는 ≪상드 서간집 1, 2≫, 자전적 애정소설 ≪렐리아≫, 전원소설 ≪마의 늪≫, ≪소녀 파데트≫, ≪사생아 프랑수아≫, 동화 ≪픽토르뒤 성≫, ≪용기의 날개≫, ≪말하는 떡갈나무 /신성한 꽃≫ 등이 있으며, 그 밖에 ≪쇼팽과 상드≫, ≪상드 전기≫, ≪상드 문학 앨범≫ 등이 있다.
차례
해설
지은이에 대해
제1부
제2부
제3부
제4부
제5부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스테니오, 그때 당신은 나를 더 이상 증오하려고 애쓰지 않을 거예요. 당신은 더 이상 나의 부당함과 잔인함을 비난하지 않을 거예요. 신께서 우리 각자에게 합당한 몫을 나눠주면서 우리의 힘에 따라서 노고를 배정할 때, 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이여! 당신은 우리가 지상에서 같은 길을 추구하고 같은 목적을 지향할 수 없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될 거예요. 신이 우리에게 보냈던 고뇌가 비슷하지 않았던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섬겼던 엄격한 주인은 우리에게 고통의 신비를 설명해 주실 거예요. 우리 앞에서 영원한 감동으로 빛나는 전망을 열어 보여주면서, 왜 우리의 눈이 의심하지 않았던 길을 통해서 우리 두 영혼의 결합을 준비하는 일이 그를 기쁘게 했는지 우리에게 말해주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