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태초에 문해교육이 있었다: 평생교육의 원류, 문해교육
인류의 발명품은 셀 수 없이 많지만 최고, 최대, 최선의 발명은 문자다. 문자의 발명으로 기록은 기억을, 문자(text)는 말(talk)을 지배하게 되고, 시공간을 넘어서 의사를 전달할 수 있게 되어 문명과 문화가 보존을 넘어 번창한다. 하지만 문자의 발명과 동시에 문자를 읽지 못하는 자, 즉 ‘비문해자’가 생겼고 문자를 사용하는 법을 가르치고 배울 필요가 탄생했다. 학교라는 제도가 탄생하기 한참 전, 태초에 문해교육이 있었다. 저자는 문해교육의 시작과 궁극적 이상을 오가며 문해와 문해교육의 의미, 평생교육과 문해교육의 관계를 살핀다. 금융문해·건강문해·디지털문해·매체문해·미래문해·생태문해 등에 앞서, 문해의 근본을 들여다본다.
문해교육 인식 혁명: ‘문맹 퇴치’에서 ‘문해교육’으로
글을 읽고 쓰지 못하는 것은 부족과 결핍으로 인식되었고, ‘문맹(文盲)’은 퇴치, 타파, 박멸, 일소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문자사회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문자를 사용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많아진 것은 채 100년도 되지 않는다. 게다가 읽고 써야 하는 것이 날마다 새롭게 등장하고 사라지는 시대에, 문자만 읽고 쓸 줄 안다고 해서 문맹을 면한 것이 아니다. 읽고 쓴다는 것은 누구라도 평생에 걸쳐 배우고 익히는 것이 되었다. 문맹에서 비문해로, 단일 문자 문해에서 다중문해로, 협의에서 광의로, 정태에서 역동으로의 이행 과정을 살펴본다.
개화기 문해교육에서 글로벌 미래 문해교육까지
우리나라에서 문해교육은 어떤 성격, 모습으로 이루어져 왔을까? 우리만의 말과 글이 있는 나라에서, 외세의 침략과 격동의 근현대사를 거쳐 온 나라에서 문해교육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민간에서 자원봉사의 형식으로 이뤄진 문해교육, 국가 주도의 정책과 제도로서 문해교육, 사회 운동으로서 문해교육 사례를 우리 역사와 세계 역사 속에서 찾아본다. 그 가운데 변하지 않는 문해교육의 원리와 이념이 드러나고, 국경을 초월해 공유되는 의제들이 드러난다. 이는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이 협력하는 토대가 된다.
문해교육 현장을 위한 책: 장별 요약, 토론을 위한 질문, 읽기 자료
문해교육 현장과 연구실에서, 문해교사와 예비 문해교사들이 이 책을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장별 토론 질문을 더하고 주요 읽기 자료를 제시했다.
200자평
재미가 의미를, 의미가 음미를 낳는 문해교육 교재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쓴 책이다. 1부에서는 평생교육으로서 문해교육을 다룬다. 2부에서는 과거 사회 운동, 현재의 정책과 제도, 미래 삶으로서 문해교육을 다루고 글로벌 의제로서 문해교육을 살펴본다. 문해교육의 오남용과 무차별적 문해교육의 시대에 이 책은 든든한 지지대, 버팀목 역할을 할 것이다. 문해교육 현장, 문해교사 교육에서 활용할 수 있다.
지은이
이희수
중앙대학교 교육학과 교수다. 중앙대학교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석사 과정을 마친 후 1987년부터 2003년 2월까지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정책 연구를 수행하였다. 평생교육정책, 문해교육, 평생학습도시, 인적자원개발, 지방대학 분야의 정책 연구를 수행해 오고 있다.
차례
서문
1부 평생교육의 원류로서 문해교육
1장 문자, 문자사회, 학습사회
“글자를 발명했다고? 대단한 일을 했구나”
“당신 때문에 우리가 문맹이 되었잖아!”
그래도 문해사회는 온다!
2장 문해교육, 평생학습의 길
평생교육의 가치로서 ‘문해’
평생교육의 존재로서 문해교육
평생교육 인식의 지평선, 문해교육의 승수 효과
문해교육, 학습사회의 초석
3장 문해교육에 대한 인식 혁명
모든 길이 문해로 통하는 시대
‘문맹’에서 ‘문해’로의 전환
문해교육의 변화와 흐름
2부 평생교육의 물줄기로서 문해교육
4장 문해교육, 오늘도 흐른다
사회 운동 형태로서 성인교육 돌아보기
개화기와 일제하의 문해교육 운동
해방 후 정책과 제도로서 문해교육
미래 삶으로서 문해교육
5장 문해교육, 지역을 넘어 글로벌 의제로
유네스코와 대한민국
유네스코의 문해교육 대장정
오이시디, 세계경제포럼과 문해
글로벌 의제와 네트워킹으로서 문해
6장 앞으로 나아가는 모두의 문해교육
새로운 문해교육 거버넌스
앞으로 나아가는 문해교육을 위한 제언
미주
책속으로
2020년 성인문해능력조사 결과 우리나라도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읽기, 쓰기, 셈하기가 불가능한 수준1(초등 1∼2학년 학습 필요 수준)에 해당하는 인구가 약 200만 명에 달한다는 사실은 문해교육의 시급성과 중요성을 더했고, 뉴스로서 문해교육의 가치가 더 커졌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아동의 문해력이 떨어져 걱정이라는 보도, ‘어른의 문해력’도 문제라는 인식하의 출판물, 금융문해·건강문해·디지털문해·매체문해·미래문해·생태문해가 자연스럽게 거론되는 문해 만능 및 문해 오남용 시대를 실감케 했다.
xi쪽
문자사회는 자동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문자사회가 진화 발전하려면 다음과 같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김신일은 지적한다. 첫째, 문자해득의 기회가 광범위하게 그리고 평등하게 마련되어야 한다. 둘째, 문자문화의 표준화가 유지되어야 한다. 셋째, 문자의 대중성을 확보해야 한다. 넷째, 무분별한 외래어 도입이 통제되어야 한다. 다섯째, 각종 정보와 지식에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사회 체제가 수립되어야 한다. 여섯째, 지식의 대중성을 확보하여야 한다.
9쪽
‘문맹 퇴치’라는 용어는 부정적이고, 비속어이고, 비하하고, 인격적 존재나 주체로 보지 않고 대상화하는 뉘앙스라 더 이상 시대에 적합하지 않다. 심하게 말하면 ‘비문해’를 병리적 현상이나 위생의 문제로 보는 부정적 개념이다. 사라져야 할 ‘질병’으로 본 때도 있었지만, 그런 시대는 갔다.
61쪽
이응호는 ‘한글 운동’을 단순한 ‘말글 운동’이 아니라 ‘정치 운동’, ‘사상운동’, ‘사회 운동’으로 확대해서 보았다. 미군정기에 힘차게 일어났던 ‘문맹 타파 운동’ 하나만 보아도 36년 동안의 일제 노예 정책으로 생긴 문맹자(전 인구의 82%)를 없애자는 운동은 단순한 ‘말글 운동’이 아니라 한편으로는 국권 회복의 벅찬 희망에 싸인 대중을 단결시키기 위한 하나의 ‘사상운동’이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민주주의의 참 이상을 펴기 위한 새 나라의 공민으로서, 참다운 국민으로서의 공민교육과 성인교육을 위한 ‘정치 운동’이기도 하였다.
91쪽
LAMP가 말하는 문해는 다양한 맥락과 관련된 인쇄 자료와 문서를 활용하여 확인하고, 이해하고, 해석하고, 창조하고, 의사소통하고, 계산할 수 있는 능력이다. 문해는 개인이 자신의 목적을 성취하고, 지식과 잠재력을 개발하고, 더 넓은 사회에서 완전히 참여할 수 있게 해 주는 학습의 연속체를 포함한다.
11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