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베니스의 상인≫의 주인공 샤일록은 유대인을 언급하는 곳에서 너무나도 많이 인용되는 인물이고, 포샤는 현명한 여성의 전형으로 늘 인용되고 언급되는 인물이다. 이 두 인물은 햄릿과 마찬가지로 역사상 실존하는 어느 인물보다 잘 알려진 인물이다.
이 작품은 구조적으로 벨몬트로 낭만적 사랑의 세계와 베니스로 대변되는 사실적 세계로 구분되어 있다. 낭만적 사랑의 세계에서는 포샤와 바사니오의 사랑이, 사실적 세계에서는 안토니오와 샤일록의 인육 재판이 중심을 이룬다. 그러나 외양과 실재의 괴리라는 주제적인 측면에서 고려해 볼 때, 이 두 세계는 서로 관련성을 맺고 있다.
이 작품의 원전은 1598년 출판 등록된 ≪베니스의 상인(The Merchant of Venice)≫으로, 크레이그(W. J. Craig)가 편집하여 옥스퍼드 대학 출판부에서 1905년에 출판했던 옥스퍼드(Oxford) 판을 번역의 기본 텍스트로 삼았다. 본 발췌본은 2005년 영한대역본으로 출판한 번역본으로부터 약 30%의 불필요한 내용을 삭제하고 우리 현실에 맞게 내용을 조정했다.
200자평
윌리엄 셰익스피어를 두고 극작가 벤 존슨(Ben Jonson)은 “어느 한 시대의 사람이 아니라, 모든 시대의 사람”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 독자는 세 개의 상자, 살 1파운드를 담보로 한 차용증서 등의 기상천외한 이야기가 등장하는 ≪베니스의 상인≫을 읽으며 벤 존슨의 평에 공감하게 될 것이다.
지은이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1564년 4월 23일 존(John) 셰익스피어와 메리 아든(Mary Arden) 사이에서 태어났다. 셰익스피어는 아름다운 숲과 계곡으로 둘러싸인 인구 2,000명 정도의 작은 마을 스트랫퍼드에서 존 부부의 첫아들로, 8남매 중 셋째로 태어났고, 이곳에서 학교를 다녔다. 셰익스피어는 주로 ≪성경≫과 고전을 통해 읽기와 쓰기를 배웠고, 라틴어 격언도 암송하곤 했다. 셰익스피어는 11살에 입학한 문법학교에서 문법, 논리학, 수사학, 문학 등을 배웠는데, 특히 성경과 더불어 오비디우스의 ≪변신≫은 셰익스피어에게 상상력의 원천이 된다. 셰익스피어는 그리스어도 배웠지만 그리 신통하지는 않았다. 이 당시에 대학에서 교육받은 학식 있는 작가들을 ‘대학재사’라고 불렀는데, 셰익스피어는 이들과는 달리 대학 교육을 전혀 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타고난 언어 구사 능력과 무대예술에 대한 천부적인 감각, 다양한 경험, 인간에 대한 심오한 이해력은 그를 위대한 작가로 만드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그는 제대로 교육받지는 못했지만, 자연으로부터 모든 것을 배운 자연의 아들이자 천재였다.
1590년 대 초반에 셰익스피어가 집필한 ≪타이터스 안드로니커스≫, ≪헨리 6세≫, ≪리처드 3세≫ 등이 런던의 무대에서 상연되었다. 특히 ≪헨리 6세≫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그에 대한 악의에 찬 비난도 없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대학 교육도 받지 못한 작가 셰익스피어 작품의 인기는 더해갔다. 1623년 벤 존슨은 그리스와 로마의 극작가와 견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셰익스피어뿐이라고 호평하며, 그는 “어느 한 시대의 사람이 아니라, 모든 시대의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1668년 존 드라이든(John Dryden)은 셰익스피어를 “가장 크고 포괄적인 영혼”이라고 극찬했다. 셰익스피어는 1590년에서 1613년에 이르기까지 10편의 비극(로마극 포함), 17편의 희극, 10편의 역사극, 몇 편의 장시와 시집 ≪소네트≫를 집필하였고, 대부분의 작품이 살아생전 인기를 누렸다.
옮긴이
김종환은 미국 네브라스카 주립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현재 계명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영어영문학회의 부회장으로 활동했으며 한국셰익스피어학회의 편집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셰익스피어 연극 사전≫(2005, 공저), ≪셰익스피어와 타자≫(2006), ≪셰익스피어와 현대 비평≫(2009)이 있으며, 세 권 모두 대한민국학술원 우수 도서로 선정되었다. 그 외 저서로 ≪인종 담론과 성담론: 셰익스피어의 경우≫(2013)와 ≪명대사로 읽는 셰익스피어 비극≫(2012)이 있다. 번역서로는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을 포함한 12권과 그리스 비극 작품 11권이 있다.
차례
나오는 사람들
제1막
제2막
제3막
제4막
제5막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번쩍이는 것 모두가 금은 아니다.
그대는 이렇게 말하는 걸 자주 들었을 것.
수많은 자들이 내 겉모습에 홀려,
그들의 생명을 팔았도다.
황금으로 장식한 무덤에는
구더기만이 우글거릴 뿐.
그대가 현명하고 노련한 판단력을 가졌다면
두루마리에 쓰인 이런 답은 받지 않았을 것을.
잘 가라, 그대의 청혼은 싸늘하게 식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