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18세기 영국 사교계는 거짓 소문, 즉 스캔들을 만들어 내고 퍼뜨리며 일원들에게 이를 가르치는 학교나 마찬가지였다. 이런 세태를 풍자하고 공격하는 작품이 바로 리처드 셰리든의 <스캔들 학교>다. 18세기 영국 사교계의 사정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꼭 들어맞는다.
작품에는 남을 깎아내리고 거짓 소문을 만들어 퍼뜨리고 확인되지 않은 것을 사실인 양 전하는 일이 일상의 여흥거리인 영국 귀족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사교계의 평판은 아랑곳 않고 낭비와 방종을 유희로 삼는 찰스는 이들에게 좋은 먹잇감이다. 찰스의 평판이 땅에 떨어지면 반사이익을 얻게 되는 형 조지프가 누구보다도 아우를 깎아내리는 데 적극적이다. 찰스도, 조지프도 결코 ‘도덕적’이라 할 수 없지만 적어도 찰스는 특유의 정직함으로 영국 사교계의 다른 귀족들과 자신을 차별화한다.
셰리든은 거짓 소문을 만들어 내고 악의적으로 퍼뜨리는 이들도 어느 정도는 도덕적으로 보이게 묘사했으며 이들의 공격을 받는 인물들 역시 어느 정도 위선적이다. 입체적인 인물들을 통해 셰리든이 공격하고 있는 것은 위선을 부추기는 사회다. 때문에 작품은 뻔한 권선징악의 결말로 나아가지 않는다. 그는 주인공들을 희화하고 조롱할지언정 징계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세태를 날카롭게 풍자했지만 뻔하지 않은 결말로 작품 전반에 밝고 해학적인 분위기를 입힘으로써 이 작품은 18세기 영국 희극의 걸작이라는 명성을 얻게 된다.
200자평
18세기 영국 희극의 걸작으로 꼽히는 리처드 셰리든의 대표작. 사교 모임을 통해 허황한 소문이 만들어지고 퍼지는 당대 세태를 풍자적으로 재현했다. 상류 사회의 위선, 허위의식에 대한 셰리든의 조소가 드러난다.
지은이
리처드 브린슬리 셰리든(Richard Brinsley Butler Sheridan)은 1751년 아일랜드의 더블린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경제적으로 여유로웠던 것으로 보이며 그가 7세가 되던 해에 영국으로 이주해 남은 평생을 영국에서 살았다. 셰리든은 시인이자 극작가로, 풍자가로 영국에서 많은 인기를 누린다. 1775년에 <경쟁자들(The Rivals)>을, 2년 후에는 <스캔들 학교(The School for Scandal)>를 썼고, 작품의 성공에 고무되어 작곡가였던 장인과 함께 오페라 <두엔나(Duenna)>를 무대에 올렸다. 그는 런던 드루리 레인(Drury Lane)에 있던 런던 로열 극장(London Theatre Royal)의 대주주가 되었고, 32년간 영국의회의 일원으로 활동했으며, 후에 영국 국왕이 된 조지 4세(George IV)가 웨일스의 군주(Prince of Wales)로 있을 때 그의 참모 역할도 했다. 사회적 성공을 통해 많은 돈을 벌었으나 가산을 탕진한 뒤 그는 늘그막에 가난과 병에 시달리다 1816년 65세 나이에 죽어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시인들의 구역(poets’ corner)’에 매장되었다.
옮긴이
임성균은 서강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캐나다 사이먼 프레이저대학교에서 영문학 석사, 미국 루이지애나대학교에서 영문학 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숙명여자대학교 영문학과 교수, 한국밀턴학회와 한국셰익스피어학회 회장을 지냈다. 학술 논문 55편과 저술(번역 포함) 16권을 발표했으며, 2012년에는 에드먼드 스펜서의 ≪선녀여왕≫을 완역했다.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부 명예교수다.
차례
초상화
나오는 사람들
1막
2막
3막
4막
5막
후기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피터 경: 제기랄, 그 사람들은 복수로 지속적인 명성을 얻는 사람들이오. 그들은 자기들 말고는 그 누구도 개성을 가질 수 없다고 여기기 때문이지! 그런 무리라니! 아! 그런 거짓 이야기꾼들, 뒷담화 제작자들, 명성에 가위질하는 무리보다도 못한 악행을 저지른 많은 불쌍한 이들이 장애물에 걸려 넘어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