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아이누인은 러시아의 사할린, 쿠릴 열도, 일본의 홋카이도 등지에 분포하는 소수민족이다. 주거지에 따라 홋카이도 아이누와 사할린 아이누, 쿠릴 아이누로 나뉜다. 사할린과 쿠릴 열도의 아이누인은 북방 민족이나 러시아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홋카이도의 아이누인과는 문화적 차이를 나타내며, 강제 이주 등으로 오늘날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쿠릴 열도 아이누인은 쿠릴 열도의 남북을 오가며 교역을 했는데, 이 지역이 1711년 이래 러시아의 지배 아래 놓여 있었으므로 이곳의 아이누인은 상당 부분 러시아의 풍속을 받아들였다. 사할린 아이누인의 삶도 러시아와 일본의 정치적 영향에 따라 커다란 변동을 겪었으며,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이 패망하자 다시 홋카이도로 강제 송환되는 등 부침을 겪지만, 사할린 남부에는 아직도 적은 수이긴 하지만 아이누인들이 남아 있다.
세 자매가 한 아이를 주워서 키우려고 했는데 그 아이가 악마로 밝혀지고, 자매가 꾀를 내어 악마를 물리치고 잘 살게 된다는 이야기 <세 자매>, 한 처녀가 여러 가지 물건과 식물과 동물로 변하여 악마를 물리치고 악마의 세계로 가서 그 악마의 고기를 다른 악마들이 먹게 해서 악마를 모두 죽게 만든다는 이야기 <처녀와 악마>, 한 남자가 한 여자의 집에 들어와 살게 되었고 결혼했는데 그 남자가 집을 나가서 녹아 버렸다는 이야기 <눈 남자>, 젊은 까마귀가 어미 까마귀의 말을 듣지 않고 아무것이나 먹다가 홍합에게 물려서 결국 죽게 되었다는 이야기 <젊은 까마귀>, 세 형제 중 막내가 괴물을 물리치고 집안의 가보인 두 자루의 칼을 갖게 된다는 이야기 <두 자루의 칼> 등 총 스물세 편의 아이누인 설화를 소개한다.
200자평
우리 민족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여러 민족의 역사를 보유하고 있는 의미 있는 곳, 시베리아. 지역의 언어, 문화, 주변 민족과의 관계, 사회법칙, 생활, 정신세계, 전통 등이 녹아 있는 설화. 시베리아 소수민족의 설화를 번역해 사라져 가는 그들의 문화를 역사 속에 남긴다.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시베리아 설화가 그리스 로마 신화나 북유럽의 설화에 조금은 식상해 있는 독자들에게 멀고 먼 시베리아 오지로 떠나는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게 도와주길 기대한다.
옮긴이
한국외국어대학교 노어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이반 투르게네프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논문으로는 <이반 촌킨, 그 뒤섞인 세계>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체호프 아동 소설선≫(2014), ≪북아시아 설화집 2(한티족, 만시족)≫(2015), ≪돌간인 이야기≫(2017) 등이 있다. 현재 학생들과 글 쓰는 방법을 함께 공유하고 있으며, 러시아와 캅카스 소수민족의 삶과 문화에 대한 글을 발표하고 있다.
차례
서로 닮은 사람들
달 사람
부엉이의 결혼
세 자매
처녀와 악마
눈 남자
치시포
흑담비 사냥에서
젊은 까마귀
가자미와 망둥이
세 남자
쥐
화가 나서 싸운 이야기
바다사자
세 남자
산노이페 여자
두 자루의 칼
물범의 섬
다섯 명의 아이누인
곰 축제
‘예쁜 얼굴’이라는 이름의 처녀
두 남자
어느 마을에서
해설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한 여자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그 여자의 집에 창백한 한 남자가 들어왔고 여자와 결혼했다. 어느 화창한 날 남편은 장작을 패러 다녀오겠다고 말한 다음 도끼를 들고 집을 나섰다. 곧 여자는 어떤 이상한 목소리를 들었다. 여자가 밖으로 나갔더니 분명하게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눈이고 이제 녹을 것이고 사라질 것이다.”
정말로 여자는 언덕의 비탈에서 녹고 있는 눈 더미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때 여자는 그녀의 남편이 눈 남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눈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