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오로치인은 러시아의 하바롭스크 변강주, 아무르강 유역, 연해주, 쿠릴 열도, 사할린섬 및 일본의 북해도에 거주하는 민족으로 오로치어를 사용했다. 현재는 대부분의 오로치인이 러시아어를 사용하며 여덟 명만이 오로치어를 구사할 줄 안다고 한다. 오로치인은 퉁구스ᐨ만주족에 속하며 2010년 인구조사에서 러시아 내 거주자 수가 약 600명이었으며 그중에서 400명이 하바롭스크 변강주에 거주한다.
오로치인의 전통 산업은 극동 지역의 다른 토착 민족들과 마찬가지로 수렵, 어로, 채집이었다. 이와 연관되어 여름과 겨울의 주거가 달랐다. 겨울용 가옥은 반지하 통나무집이고 여름에는 맞배지붕을 씌운 통나무집이었다.
오로치인 역시 다른 민족들처럼 자연에 존재하는 여러 신령을 숭배하는 의식을 행했다. 이 중에서도 한국의 단군신화에 등장하는 곰과 호랑이와 유사한 숭배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오로치인은 호랑이와 곰을 종족의 시조이자, 최고신을 보좌하는 존재로 여겼다. 곰 숭배와 곰 제의는 아무르강 유역의 민족들에서 흔하게 발견된다.
이 책에는 일곱 백조가 등장하고 막내는 백조 옷을 빼앗겨 하늘로 날아오르지 못하다가 아이를 낳고 우연히 자신의 백조 옷을 발견해서 도망간다는 ‘선녀와 나무꾼’ 같은 이야기 <느게티르카>, 스멜차크 야두리가 어떻게 바람, 천둥, 비를 관장하는 신이 되었는지를 설명하는 <스멜차크 야두리> 등 오로치인 설화 스물네 편이 실려 있다.
200자평
우리 민족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여러 민족의 역사를 보유하고 있는 의미 있는 곳, 시베리아. 지역의 언어, 문화, 주변 민족과의 관계, 사회법칙, 생활, 정신세계, 전통 등이 녹아 있는 설화. 시베리아 소수민족의 설화를 번역해 사라져 가는 그들의 문화를 역사 속에 남긴다.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시베리아 설화가 그리스 로마 신화나 북유럽의 설화에 조금은 식상해 있는 독자들에게 멀고 먼 시베리아 오지로 떠나는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게 도와주길 기대한다.
옮긴이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그림책’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역서로는 공동으로 번역·출간한 ≪러시아 여성의 눈≫, ≪러시아 추리 작가 10인 단편선≫이 있다. 논문으로는 <지배 이데올로기와 영웅서사시 브일리나>, <Comparative Analysis of Korean Folktale The wonderful Serpent Bridegroom and Russian The Feather of Finist the Falcon of the Type Cupid and Psyche>, <소비에트 제국 이데올로기의 토착화를 위한 아동문학의 역할: 20ᐨ30년대 그림책과 포토몽타주를 중심으로> 등이 있다.
차례
여우와 왜가리
여우
까마귀
일곱 영웅
미녀
느게티르카
너구리
영웅 됼로누카누
셰르샤바야 플레시
뱀 악마
하다마하
두 미녀
일곱 늑대
용사 캅추나
아쿤족
옛이야기
멧돼지의 아내
자연의 탄생
땅이 식었을 때
오래된 전설
철의 용사
우댜카
스멜차크 야두리
복톤고
해설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내가 떠나 있을 때 이 인간에게 먹을 것을 주면 안 돼. 내가 돌아오면 손수 그에게 먹을 것을 주겠다. 너에게 옷을 가지고 올 거야. 그러면 인간은 죽지 않고 영원히 아프지도 않을 거야.”
하다우는 떠났다. 그가 떠난 후 개는 인간에게 계속 먹을 것을 주었다. 하다우가 돌아왔는데 인간은 먹고 있었다. 인간은 이미 배가 불렀다. 하다우는 돌아와 개에게 말했다.
“왜 인간에게 먹을 것을 주었느냐? 이제 넌 개로 살게 될 것이다. 인간이 먹고 남은 뼈를 먹게 될 것이다. 난 이 인간에게 옷을 가져다주려 했다. 발톱처럼 강한 그런 옷을 말이다. 그러나 이제 난 화가 나서 그에게 옷을 주지 않을 것이다.”
-<오래된 전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