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여학생과 남학생의 미디어 이용 경험은 왜, 어떻게 다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책
이 책은 기획자들의 관찰과 단순한 질문에서 출발했다. ‘여성과 남성의 미디어 이용 경험이 다르다. 왜 그런가?’ 이에 답하기 위해 기자, 교수, 게임 이용자, 교사, 연구자가 모였다. 그리고 질문에 질문이 잇따랐다. 미디어 이용 경험이 젠더에 따라 다르다면, 어떻게 다를까? 이용자의 단순 선호 차이 때문일까? 이용에 차이가 있다면, 미디어 생산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이런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이 차이는 자연스러운 것, 바람직한 것일까? 어린이와 청소년의 미디어 경험에도 젠더에 따른 차이가 있다면, 교육은 이에 어떻게 응답해야 할까? 미디어 경험의 다층성과 그 맥락을 드러내는 질문들에 답해 보자.
뉴스, 게임, 온라인 커뮤니티, 디지털·미디어 리터러시와 교육을 논하다
이 책에서 젠더에 따른 미디어 생산, 유통, 소비 경험의 차이를 들여다보기 위한 장으로 선택한 것은 뉴스룸, 게임, 온라인 커뮤니티, 디지털·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이뤄지는 교실이다. 각 현장에 대해 가장 깊이 이해하고 있는 이들의 밀도 높은 이야기를 담았다.
1장 ‘뉴스와 젠더’에는 우리나라 최초 젠더데스크 ≪한겨레≫ 임지선 기자, 남성 기자로서 젠더 뉴스를 생산하고 있는 ≪오마이뉴스≫ 박정훈 기자가 참여했다. 기자들의 젠더 감수성부터 뉴스 조직 구성과 대안 미디어의 필요성까지 뉴스 생태계 전반에 대해 논한다.
2장 ‘게임과 젠더’에는 서울대학교 김수아 교수, 게임 전문 매체 ≪디스이즈게임≫ 임상훈 대표, 게임 이용자 대학생 박민지와 이혜지가 참여했다. 게임 캐릭터, 스토리, 그래픽 속의 성차별부터 이용자 간 소통, 게임 산업에 이르기까지 젠더 격차가 두드러지는 체험적 미디어 장르인 게임을 두루 살펴본다.
3장 ‘온라인 커뮤니티와 젠더’에는 디지털 공론장의 의사소통과 교육을 연구하는 조선대학교 이희은 교수, 서원대학교 이지선 교수가 참여했다. 에브리타임의 젠더 갈등부터 온라인 실시간 수업에 이르기까지 청년의 일상에 밀착된 장면들에 대해 논한다.
4장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과 젠더’에는 인지 감수성을 키우기 위한 미디어 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이신애 교사, 청소년의 디지털 시민성 함양 필요성에 주목하는 연구자 이수정 박사가 참여했다. 교육 현장과 연구 장면에서 만난 어린이·청소년의 젠더 인식 및 미디어 경험, 일상에서 성인지 감수성을 키울 수 있는 교육와 구체적 방법론을 논한다.
200자평
미디어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과 변화, 수용자와 생산자의 모든 행위는 진공 상태가 아닌 바로 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벌어진다. 그곳에서 저마다의 경기를 치르고 있는 열두 명의 저자들이 젠더라는 안경을 쓰고 뉴스, 게임, 온라인 커뮤니티, 디지털·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이야기한다.
지은이
김경희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교수다. 한국언론학회장, 한국방송학회 미디어교육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이화여자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서 학사 학위를 받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앙일보≫에서 대통령 선거 조사·국민 의식 조사 등 여론 조사 보도를 담당했으며, 뉴스속보부에서 인터넷 뉴스를 기획·편집했다. 저서로는 『한국사회와 인터넷 저널리즘』(2018), 『한국사회와 뉴미디어 확산』(편저, 2018), 『소셜 콘텐츠의 흥망성쇠: 싸이월드에서 배틀그라운드까지』(편저, 2018), 『뉴스 안과 밖의 여성』(2017) 등이 있으며, 논문으로는 “Cying for me, cying for us: Relational dialectics in a korean social network site”(공저, 2007), “Obstacles to the success of female journalists in Korea”(2006) 등 다수의 논문이 있다.
김수아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여성학협동과정 부교수다. 미디어와 페미니즘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안전하게 로그아웃』(2021), 『핵심이슈로 보는 미디어와 젠더』(공저, 2019) 등이 있다.
김아미
독립연구자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 교육학 연구대학(Institute of Education)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전공하고 경기도교육연구원에서 근무했다. 저서로는 『Learning to Live with Datafication』(공저, 2022),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이해』(2015)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미디어 교육 선언』(공역, 2019)이 있다. 주요 논문으로 “초등학생 유튜브 경험 및 인식에 대한 탐색적 연구”(2020) 등이 있다. 연구 주제는 디지털 미디어 윤리, 디지털 권리, 아동 주도 미디어 문화 연구 방법론 등이다.
박민지
경희대학교 미디어학과 학생이다. 2020년에 미디어학과 인권위원회 TF팀에 소속되어 회칙 제정에 참여했다. 게임을 즐기는 유저로서 게임업계 및 인터넷 공간에서 발생하는 성차별 문제에 대한 경험과 관심을 가지고 있다. 모두가 차별받지 않고 콘텐츠를 향유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희망하며 게임 좌담회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박정훈
≪오마이뉴스≫ 기자로 일하면서 젠더 부문 기사를 쓰고 편집하고 있다. 법무부 디지털성범죄 등 대응 TF 전문위원이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지 기자협회보 정기 칼럼 ‘스페셜리스트ᐨ젠더 부문’ 담당 필자로 활동했다. 저서로는 가부장제에 균열을 내는 대안적 남성성을 제시하는 책 『이만하면 괜찮은 남자는 없다』(2021), 『친절하게 웃어주면 결혼까지 생각하는 남자들』(2019)이 있다.
이수정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부연구위원이다. 서울대학교 사회교육과에서 교육학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 연구 분야는 민주시민교육, 사회과교육(경제·정치교육), 청소년의 디지털 시민성 및 성평등 실천 등이다. 주요 논문으로는 “성평등교육 정책에 대한 인식과 개선 방향”(공저, 2021), “한국 청소년에게 부여되는 정체성 메시지에 대한 질적 연구”(2019) 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민주정치와 시민교육』(공저, 2020), 『한국 교육과정 개정의 성찰』(공저, 2020)이 있다.
이신애
초등학교에서 주로 고학년 아이들을 가르치며 초등성평등연구회 소속 교사로 활동 중이다. 경인교육대학교에서 사회과교육을 공부하고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을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혐오, 교실에 들어오다』(공저, 2019), 『학교에 페미니즘을』(공저, 2018)이 있다.
이지선
서원대학교 휴머니티교양대학 조교수다. 한양대학교 국어교육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 연구 분야는 사고와 소통 교육으로서 국어 교육의 내용과 방법, 디지털 시대 국어 교육의 사회적 역할 등이다. 주요 논문으로는 “온라인 공론장의 정당화 양상 연구”(공저, 2021), “정당화와 원리를 활용한 대학 리터러시 교육 방안 연구”(공저, 2021) 등이 있다.
이혜지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며 국어국문학을 공부하고 있다. 불평등의 역사와 미래에 대해 고민하며 대학 사회에서 인권과 성평등에 관련된 활동을 지속 해왔다. 2019년 서울시NPO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총여학생회 관련 다큐멘터리 <넘어짐의 계보>를 제작했다. 어떤 정체성도 포기하지 않고 잘 살아 보는 것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희은
조선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다. 미국 아이오와대학교(University of Iowa)에서 미디어학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문화, 미디어 테크놀로지, 영상 커뮤니케이션, 일상의 삶과 윤리적 가치의 문제 등을 연구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유튜브의 기술문화적 의미에 대한 탐색”(2019), “AI는 왜 여성의 목소리인가”(2018) 등이 있다. 저서로는 『디지털, 테크놀로지, 문화』(공저, 2012), 역서로는 『미디어 알고리즘의 욕망』(2021), 『자연과 미디어』(2018) 등이 있다.
임상훈
≪디스이즈게임≫ 대표다. PC방이 생겨나기 시작할 때 엉겁결에 게임 담당 기자로 일하게 됐다. <카트라이더>가 나올 무렵 게임 전문 매체 ≪디스이즈게임≫을 설립했다. 1990년대 말부터 최근까지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부침을 겪는 업체, 인물, 업계를 가까이서 들여다볼 수 있었다. 변곡점만큼이나 지속 가능한 건강한 게임 생태계에 관심을 갖고 있다.
임지선
≪한겨레≫ 기자다. 2006년에 입사하여 ≪한겨레21≫과 ≪한겨레≫ 사회부, 문화부, 경제부, 탐사팀 등에서 일했으며 2020년에는 한겨레 첫 젠더데스크를 맡기도 했다. 여성과 어린이의 인권 문제, 노동과 삶의 질 문제에 관심을 두고 취재하고 있다. 저서로는 『아동학대에 관한 뒤늦은 기록』(공저, 2019), 『현시창』(2012), 『4천원 인생』(공저, 2010)이 있다.
차례
서문
1. 뉴스와 젠더-김경희, 박정훈, 임지선
2. 게임과 젠더-김경희, 김수아, 박민지, 이혜지, 임상훈
3. 온라인 커뮤니티와 젠더-김아미, 이지선, 이희은
4.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과 젠더-김아미, 이수정, 이신애
책속으로
혐오 발언이 아닌 것을 혐오 발언으로 만드는 데 언론이 굉장한 동력이 됐다.
– 7쪽, ‘뉴스와 젠더’ 중
독자들은 불편함을 감내하는 수준을 벗어났다. 그렇기 때문에 성차별적 인식을 대충 가리는 것으로는 언론사 유지가 불가능하다. 전 세계적으로 독자들이 뉴스룸 리더들을 직접 설득해 나갈 수 있는 시대가 됐다.
– 17쪽, ‘뉴스와 젠더’ 중
혐오 발언을 일삼는 자들에게 계속 마이크를 주고 그들의 발언을 계속 인용 보도하는 ‘따옴표 저널리즘’, 그들이 쉽게 열광할 수 있는 혐오 기사들을 양산하는 언론의 행태가 버블의 실체라고 생각한다.
– 30쪽, ‘뉴스와 젠더’ 중
서사에도 문제가 있다. 여성 캐릭터는 희생당하는 여동생, 살해당하는 어머니, 납치당하는 여자 친구, 구원해 주길 바라는 공주님으로만 등장한다.
– 46쪽, ‘게임과 젠더’ 중
게임 산업에 공식적인 여성 배제는 없다고들 한다. 하지만 업계의 사정이라는 이유로 유지되는 관행이나 문화가 결과적으로 여성 배제와 차별로 이어진다.
– 53쪽, ‘게임과 젠더’ 중
남성 유저들이 가지고 있는 판타지를 재현해 주는 여성 유저는 ‘형수님’이나 ‘보기 드문 개념 있는 여성 유저’가 되고, 그게 아니면 “여성 유저 주제에, 게임 이해도도 낮고 얄팍하게 즐기는 주제에 우리 같은 헤비 유저에게 비싸게 군다”는 말을 들어야 하는 ‘혜지’가 되는 것이다.
– 68쪽, ‘게임과 젠더’ 중
역사적으로 그 어떤 미디어도 평등하게 작동하지 않았다. 새로운 미디어가 등장할 때 그 민주성이 상대적으로 강조되긴 했지만, 결국 더 많은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과정에서 차이와 차별과 혐오가 발생했다.
– 82쪽, ‘온라인 커뮤니티와 젠더’ 중
(에브리타임을 들여다본 결과) 인간이 원래 불통의 존재이고 사회가 평등하지 않다는 데 동의는 하지만, 집단 간 소통은 안 되고 집단 내 소통이 한 방향으로 이루어지는 경향은 점점 강화되고 있다.
– 84쪽, ‘온라인 커뮤니티와 젠더’ 중
교육은 ‘한 사람의 능력으로 전체를 파악하거나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 … “알고리즘이 다른 정보에 접근하고 다른 생각을 만날 기회를 박탈한다”라는 말이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105쪽, ‘온라인 커뮤니티와 젠더’ 중
젠더 이슈와 관련해서는 최근 ‘사이버 레커’의 역할이 커졌다. 대립하는 의견이 있는 문제라면 양쪽의 입장을 직접 들어 보고 고민을 해야 하는데, 사이버 레커들을 일종의 ‘의견 지도자’로 삼고 그들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 115쪽,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과 젠더’ 중
성평등한 인식을 제고하겠다는 목표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수업은 “이 선생님 ‘메갈’이네”라는 소리를 듣게 만들 위험도 있지만 ‘망한 수업’이 될 위험도 있다. 전략과 방향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 126쪽,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과 젠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