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2011년과 2012년 초, 우리는 케이블TV와 위성방송을 통해서는 지상파방송을 볼 수 없었다. 바로 블랙아웃이 발생한 것이다. 정부 당국, 미디어 기업, 시청자 모두가 당황한 순간이었다. 그 이후로 블랙아웃은 수면 아래로 잠시 가라앉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이 해결되지 않은 이상 지상파방송 재송신을 둘러싼 분쟁은 언제든지 또 다른 파국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이러한 분쟁을 근원적으로 해결하고자, 1장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벌어졌던 재송신 분쟁을 살펴보고, 그 사태가 벌어진 원인을 한국의 방송 시장 구조, 방송 산업 현실과 연결하여 찾고 있다. 그러면서 2장에서는 시장주의를 원칙으로 하는 미국의 사례를, 3장에서는 개입주의의 영국 사례를 톺아봄으로써, 시장주의와 개입주의의 특성을 동시에 띠면서 한국적인 특수성까지 보이는 우리나라 재송신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도움이 될 만한 시사점을 찾아내고 있다. 그리하여 4장에서는 해외 사례과 한국의 사례를 교차하면서 우리 현실에 맞는 올바른 정책 제언을 제시하고 있다.
200자평
다양한 유료방송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지상파방송 프로그램은 킬러 콘텐츠로 거듭났다. 이런 지상파방송의 재송신을 놓고 이해 당사자인 지상파방송과 유료방송이 벌이는 법적 분쟁의 각축전은 블랙아웃이라는 파국을 예고하고 있다. 이 책은 실타래처럼 엉킨 한국의 지상파방송 재송신 분쟁 현황을 미국·영국의 사례와 비교하여 살펴보면서 분쟁 현황, 시장 구조, 당사자들의 전략을 정리해 현실에 맞는 정책 제언을 제시하고 있다.
지은이
박정관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 (구)방송위원회를 거치면서 방송 및 통신 정책 업무를 다양하게 수행하였으며, 현재는 미래전파공학연구소 전파방송통신정책 연구실 실장으로 있다. 고려대학교에서 영문학(학사), 영국 시티대학교, 웨스트민스터대학교에서 각각 커뮤니케이션 정책학(석사), KDI 국제정책대학원에서 공공정책학(석사)을 공부했다.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에서 박사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왜 영국의 브로드밴드는 한국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속도가 느린가?』(2012), 『왜 한국의 와이브로는 실패했나?』(2011), 『한국의 디지털케이블TV 정책방향』(2005) 등이 있다. 시청점유율 규제 법령 정비 연구, 유료방송 제도 개선을 위한 시장 현황 분석, 유료방송 저가구조 개선 연구 등의 과제에 참여했다. 최근에는 ICT 진흥과 규제가 발전 시대의 일방적 패턴을 넘어 모두에게 유익한 방향이 될 수 있는 정책과 방법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차례
01 지상파방송 재송신, 무엇이 문제인가
한국의 방송 시장
한국의 재송신 제도
재송신 문제의 원인과 배경
국내외의 관련 연구 현황
분쟁의 약사
물거품이 된 분쟁 해결 노력
02 미국의 지상파방송 재송신
미국의 방송 시장
미국의 재송신 제도
재송신 수익 현황
재송신 분쟁의 원인과 최근의 주요 분쟁
사업자들의 전략
FCC의 전략
03 영국의 지상파방송 재송신
영국의 방송 시장
영국의 재송신 제도
재송신 관련 논쟁과 원인
사업자들의 전략
오프콤의 전략
문화미디어스포츠부의 전략
04 해외사례의 시사점 및 정책제언
협상력의 균형 조절
공정한 게임의 룰
재송신료(대가)의 기준
사업자에 대한 객관적 판단
공개적 의견수렴
한국 현실에 맞는 정책
부록
1. 미국 FCC의 추가 규칙 제정안 공고 세부 내용
2.영국 문화미디어스포츠부의 자문 요청서세부 내용
책속으로
이 책은 현재 우리나라 방송의 가장 아픈 부분 중 하나를 드러내고 있다. 지상파방송 재송신 이슈는 해묵은, 오래된, 그러나 풀리지 않는 문제다. 우리가 창조경제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그와 동시에 기존의 분쟁을 지혜롭게 해결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 이 책의 저자는 미국과 영국의 풍부한 사례를 조사함으로써 우리나라 재송신 문제의 해결을 시도하고 있다. 반드시 일독해야 할 책이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원장 윤종록(전 미래부 차관)
20대 국회의원으로 일하게 되면서 우리 방송 산업에서 해결되지 않은 난제인 지상파방송 재송신 분쟁이 조속히 해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상파방송과 유료방송이 서로 윈윈하면서 시청자에게 더 좋은 방송으로 되돌려 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재송신 분쟁을 둘러싼 이해관계자, 정책담당자, 그리고 가능하면 시민들도 이 책을 꼭 읽어 보면서 지혜를 모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저자는 방송통신위원회 및 미래창조과학부에서 다년간 방송 관련 업무를 수행하면서 방송 산업 관련 발전 방향과 규제 전반에 대하여 경험과 지식을 쌓아 왔다. 이번 출간을 통해 저자가 방송 산업 특히 지상파방송 재송신 관련 쟁점들에 대해서 바람직한 해결책을 제시하기를 바란다.
20대 국회의원 손금주(국민의당 수석대변인)
뉴미디어가 등장할 때마다 불거졌던 지상파방송 재송신 분쟁은 아직까지 나아지는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수없이 많은 토론과 논쟁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방송과 통신의 합병 논의로 미디어 산업계가 재편되는 기미가 보이는 지금까지도 해묵은 이 이슈는 정리되지 않고 있다. 이 책에서 보여 주는 미국과 영국의 사례를 통해 우리가 시사점을 얻고 미디어 분야에 조금이라도 더 진전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전남대학교 교수 주정민
사실 우리는 제도의 형식적인 부분은 공영방송 도입 등 영국과 유사하지만, 시대의 변화에 영향을 받으면서 내용적인 부분은 미국의 모습을 따라가고 있다. 뉴미디어의 도입, 인터넷의 발달, OTT 등 변화의 흐름이 미국에서 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국가들에서는 재송신 문제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살펴봄으로써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이 책은 출발했다.
<머리말>에서
역외로 지상파방송 재송신을 하려면 정부에 승인을 받아야 한다. 2000년 이후 이 문제가 불거지기 시가입자는 줄어가고 가입자가 내는 매출은 줄어들고 있으니 결국 수익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도 경영악화를 겪고 있는 지상파방송은 가입자당 재송신료(CPS)를 높여 달라고 케이블TV 업계에 요구하면서 분쟁이 격화되는 것이다. (…) 분쟁의 원인은 지상파방송사의 가장 주된 수익원인 광고 수익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으며, 막대한 투자 비용이 발생하며 유료방송의 수익악화가 발생하는 것 외에 또 다른 중요한 것은 방송 시장 구조가 크게 변하고 있는 것이다.
<01 지상파방송 재송신, 무엇이 문제인가> 중에서
1996년에는 신문이 광고 수익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매체였으나, 2013년 광고 수익 중 가장 큰 부분은 인터넷과 모바일이 차지하고 있다. 지상파방송이 광고 수익의 큰 비중을 차지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정체 상태에서 늘지 않는 시기가 온 것이다. 이 문제는 광고 수익을 비즈니스 모델로 운영하는 지상파방송사업자에게는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또 다른 비즈니스 모델의 일환으로 유료방송사업자에게 지상파방송 재송신료 수익을 요구하게 되고 분쟁이 빈번히 발생하는 원인이 된다.
<02 미국의 지상파방송 재송신> 중에서
하지만 오프콤은 미국식의 지상파방송 재송신료를 도입하는 것은 해결 방법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미국식 재송신료 도입으로 가장 곤란한 점은 지상파방송사업자들이 새로 생겨난 수익을 콘텐츠 투자에 쓸지 담보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오프콤이 볼 때 추가로 얻게 되는 수익은 상업 방송의 특성상 주주들의 이익으로 배분되지 콘텐츠 투자로 연결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03 영국의 지상파방송 재송신> 중에서
우리 현실에서는 재송신 협의체 운영이 답인 것 같다. 지상파방송사업자를 자꾸 협의체로 불러들여서 정부가 중재하고 유료방송사와 협의하게 하는 방법밖에 없다. 지금은 지상파방송사업자들은 재송신 협의체에 나오지 않고 있다. 실제로 지상파방송사업자가 바라는 모습처럼 재송신료 문제에 있어 우리가 미국 방송 시장처럼 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청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04 해외사례의 시사점과 정책제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