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오의 자손 아이깁토스와 다나오스는 각각 아들 50명, 딸 50명을 낳았다. 아이깁토스의 아들들은 사촌인 다나오스의 딸들에게 청혼했고, 이를 싫어한 다나오스의 딸들은 아르고스로 도망친다. 극은 이집트 나일강 하구에서 아버지인 다나오스와 함께 배를 타고 도망쳐 아르고스 해변에 상륙한 다나오스 딸들의 탄원하는 코로스로 시작한다.
이 작품에서 이오는 문명과 야만의 경계를 오가는 인물이다. 문명 세계 아르고스 출신인 그녀는 제우스 신과 사랑을 나누다가 헤라 여신이 보낸 쇠파리에 쫓겨 야만인의 나라 이집트로 가게 된다. 가무잡잡한 피부를 가진 이집트의 아이깁토스 아들들은 검은색을 칠한 배를 타고 다나오스의 딸들을 추격한다. 아르고스인들에 따르면 그들은 오만하고 호전적이며 간교하고 불경스런 야만인들이다. 야만인들은 탄원하는 여인들을 추격하고 문명 세계 아르고스의 왕 펠라스고스는 백성들의 동의를 받아 그들을 보호하기로 결심한다. 아르고스와 이집트를 두고 적용된 문명과 야만의 대립이 작품 전반에 걸쳐 나타난다.
200자평
다나오스의 딸 50명이 사촌인 아이깁토스의 아들 50명과 결혼해야 할 운명을 피하기 위해 아르고스 땅을 찾아와 신들께 탄원한다. 아이스킬로스의 비극이다.
지은이
아이스킬로스(Aeschylos, BC 525∼BC 456)는 소포클레스(Sophocles), 에우리피데스(Euripides)와 더불어 고대 그리스의 3대 비극 시인 가운데 한 사람이다. 데메테르 여신을 받드는 그리스의 엘레우시스에서 출생했으며, 신관직(神官職)을 맡았던 귀족 가문 출신이다.
기원전 534년에 최초로 비극이 상연된 후, 기원전 5세기에 이르러 아이스킬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를 통해 그리스 연극은 전성기를 맞는다. 특히 아이스킬로스는 연극사의 첫 장을 장식하는 중요한 극작가다. 기원전 3세기까지의 이런 그리스 고대극 전통은 로마를 거쳐 유럽 전체에 퍼지게 되고 서구 연극의 원류가 되었다. 약 90편의 비극을 집필했으나 현재 남아 있는 작품은 일곱 편뿐이다. 신혼 첫날밤에 신랑인 사촌 오빠들을 죽인 이집트 왕 다나오스의 딸들의 이야기를 다룬 <탄원자들(The Suppliants)>(BC 490), 페르시아와 치른 전쟁을 다룬 <페르시아인(Persians)>(BC 472), 오이디푸스의 두 아들의 갈등과 싸움을 다룬 <테베 공격의 일곱 장군(Seven Against Thebes)>(BC 467),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준 프로메테우스의 이야기인 <사슬에 묶인 프로메테우스(Prometheus Bound)>(BC 460), 아가멤논의 죽음을 둘러싼 아가멤논 가문의 이야기를 다룬 ≪오레스테이아(The Oresteia)≫(BC 458) 3부작이 현전한다.
옮긴이
김종환은 미국 네브래스카 주립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현재 계명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영어영문학회 부회장으로 활동했고, 현재 한국영미어문학회의 편집위원장과 한국셰익스피어학회의 편집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셰익스피어와 타자≫, ≪셰익스피어와 현대 비평≫, ≪셰익스피어 작품 각색과 다시쓰기의 정치성≫, ≪인종 담론과 성 담론: 셰익스피어의 경우≫, ≪명대사로 읽는 셰익스피어 비극≫, ≪명대사로 읽는 셰익스피어 희극≫, ≪셰익스피어 연극 사전≫(공저), ≪음악과 영화가 만난 길에서≫, ≪상징과 모티프로 읽는 영화≫가 있다. 셰익스피어 작품 번역서로는 4대 비극과 ≪로미오와 줄리엣≫, ≪줄리어스 시저≫, ≪베니스의 상인≫, ≪한여름 밤의 꿈≫, ≪헨리 4세, 1부≫, ≪헨리 5세≫, ≪리처드 3세≫, ≪자에는 자로≫, ≪말괄량이 길들이기≫, ≪헛소동≫, ≪당신 뜻대로≫가 있다. 소포클레스의 비극 작품 전체를 완역했고, 에우리피데스의 ≪메데이아≫와 ≪엘렉트라≫, ≪히폴리토스≫를 번역 출판했다. ≪테베 공격 일곱 장군≫ 번역을 끝으로 아이스킬로스의 현존 작품 전체를 완역했다.
차례
나오는 사람들
서막
제1삽화
제2삽화
제3삽화
종막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펠라스고스: 내가 누구냐고?
왜 이름을 말해 줘야 하지?
때가 되면 너 그리고
함께 배를 타고 온 동료들도 알게 될 거야.
여기 이 처녀들을 좋은 말로 설득할 수 있다면
그리고 그들이 진심으로 자발적으로
너를 따라가길 원한다면 데려가도 좋다.
이 나라 백성들이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강압적인 상황에서는
이 여인들을 절대로 넘겨주지 않기로….
어떤 경우에도 이 결정을 번복할 수 없다.
서판에 기록된 것도 아니고
인장을 찍어 문서로 보관된 것도 아니지만
그것은 자유로운 백성들이 결정한 진실이다.
자, 이제 빨리 눈앞에서 사라져라!
80-8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