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더 나은, 더 윤리적인, 더 효과적인 연구와 실천을 위한 질문
질적 연구를 하고, 그 결과를 접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고민했을 것이다. 재현된 이야기가 연구자의 것인가, 연구 참여자의 것인가? 참여자의 이야기를 드러내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더라도, 결국 참여자들은 자료를 제공하는 수준에 머물고 그들의 시각과 언어는 굴절되어 연구자의 언어로 변용되기도 한다. 연구 참여자의 경험, 행동, 생각, 직관을 고스란히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연구 참여자들의 살아 있는 삶, 그 역동을 훼손하지 않는 방법은 없을까? 그러면서 현실의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방법은? 사진을 중심에 둔 연구 방법인 포토보이스는 이러한 상심에서 출발했다. 이 책 역시 같은 자리에서 출발해 포토보이스의 개념, 목표, 절차, 사례를 보여 준다.
연구 참여자에 의한, 연구 참여자를 위한, 모두를 위한 포토보이스
포토보이스의 중심은 참여자이며, 연구자는 촉진자다. 직접 체험한 삶의 경험자로서 참여자는 다른 사람의 의도하에 움직이는 수동적 주체가 아니라 능동적인 주체가 된다. 포토보이스 연구는 단순 연구 대상이었던 외부자가 내부자가 되는 패러다임 전환의 매력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한 연구자는 포토보이스를 “사적 영역과 공적 세계를 연결하며 사진, 내러티브, 비판적 대화와 사회적 행동을 통해 개인의 고통을 정치적으로 이슈화하려는 시도”로 보았다. 따라서 참여자들이 목소리를 내는 공간으로서 포토보이스는 궁극적으로 현실의 변화를 지향한다. 참여자의 현실만 변화하는 것은 아니다. 연구자 또한 자신과 공동체를 성찰하는 경험을 하기 때문이다. 변화한 현실은 연구 밖 공동체와 그 너머의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포토보이스의 시작, 현재, 미래를 탐구하는 책
저자는 보다 많은 사람이 생동감 넘치는 연구를 경험하고 현실을 더 나은 것으로 만들기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 이를 위해 포토보이스의 시작, 현재도 지속되고 있는 다양한 시도, 미래의 가능성을 탐색했다. 1부에서는 포토보이스 개념, 이론적 뿌리, 용어 정의, 기본 절차를 설명했다. 2부는 보다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안내서다. 연구 실행에 필요한 요소 네 가지를 다루고 연구에서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과 윤리적 지침을 더했다. 참여자 선정부터 사진 교육, 자료 분석과 해석 방법까지 다루기 때문에 실제 포토보이스를 수행하려는 연구자들에게 유용하다. 3부에서는 포토보이스 연구 결과물을 살펴볼 수 있다. 현실에 밀착한 연구 방법으로서 연구 결과를 활용하는 방법과 기술 발전의 영향까지 다룬다.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포토보이스의 면면을 이 책 한 권으로 파악할 수 있다.
200자평
공감, 참여, 실천의 연구 방법인 포토보이스 입문서다. 포토보이스의 시작부터 미래까지, 개념부터 사례까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포토보이스는 연구 과정에서 모든 구성원들의 주도성과 협업, 공감적 소통을 강조하고 현실과 공동체의 변화를 꾀한다. 단순 연구 대상이 능동적 주체가 되고, 학문과 실천의 경계를 허무는 패러다임 전환을 함께 경험해 보자.
지은이
임윤서
동국대학교 다르마칼리지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 부산대학교에서 학사, 석사 학위를 받고 경남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청년정보문화센터 사무처장, 국무총리 직속 자문위원, 국민체육진흥공단 비상임이사 등을 역임했다. 청춘들을 만나고 이들이 가진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사는 삶이 천직이라 믿고 있다. 새로운 무언가를 탐구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며 예민한 통찰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저서로는 『디지털 시대의 자격, 공감과 갈등해결의 리더십』(2021), 『디지털 시대의 창의적 문제해결력 워크북』(2021) 등이 있다. 공감 교육, 리더십, 청년, 사회문화, 창의성, 스타트업, 포토보이스 등과 관련한 다수의 논문을 집필했다. 최근에는 새로운 시대 전환에서 어떤 기회 요소가 있을지 관찰하고 있다. 대안적 삶, 차별 없는 삶, 모든 생명을 존중하는 삶에 관심이 많다.
차례
서문
1부 포토보이스의 시작
01 포토보이스 이해하기
02 포토보이스 준비하기
03 포토보이스 문제 정의하기
2부 포토보이스의 실행
04 포토보이스 추진 주체 구성하기
05 포토보이스 교육하기
06 포토보이스 사진 찍기
07 포토보이스 자료 수집하기
3부 포토보이스의 발전
08 포토보이스 목소리 만들기
09 포토보이스 확장하기
10 포토보이스 미래 만들기
책속으로
연구 참여자들의 내러티브 자체에 담긴 의미는 이들이 살고 있는 문화권과 공동체 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의견으로 표출되어야 하며, 이는 참여자들의 권리다. 즉, 연구 참여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가 포토보이스라는 용어에 담겨 있다.
– 5쪽
단순 개입 상태의 연구가 아닌 참여적 실행 연구는 연구 참여자들이 평소 자신들에게 억압적으로 작용하던, 그러나 충분히 인식하지 못했던 부조리하고 모순되는 현실을 간파하게 하며 이러한 현실을 지속적으로 은폐·재생산하던 일상의 방식에 비판적으로 접근하는 계기가 된다.
– 9쪽
포토보이스 연구를 시작하면서 개인의 삶이나 지역 공동체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제대로 파악하고 다양한 관점을 수용해야 한다. 참여자들이 수집한 사진 이미지에는 이들이 실제 경험하거나 평소 비판적으로 생각하던 것들이 담길 수 있다. 즉, 연구 참여자들이 생성하는 사진과 그에 대한 생생한 목소리들은 숨겨져 있던 문제를 발견하도록 하며 지역 공동체가 문제를 해결할 여지를 준다.
– 40쪽
포토보이스에서 교육은 각자가 어떤 역할을 할지 명확히 설명하고 활동 단계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토론하는 장이다. 연구자와 참여자의 신뢰가 구축되는 중요한 시간이며 포토보이스의 목적을 공유하는 일체감 확보의 자리기도 하다.
– 65쪽
연구 참여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표현하는 중요한 상황을 사진으로 촬영하고, 그 결과물을 제시할 경우 사진에 찍힌 다른 사람들의 초상권이나 연구 참여자의 익명성을 보호할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연구 주제가 연구 참여자의 사적이고 민감한 정보와 밀접하게 연관될 경우 개인 정보 보호와 불가피하게 노출되는 사진 정보의 균형을 맞추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 9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