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행복학은 삶의 해석학이다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우며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잡을 수 없는 저 하늘의 별을 잡는다.”
돈키호테가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삶을 회고하면서 한 말이다. 이처럼 행복은 이길 수 없는 현재에 굴복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현재를 지키기 위해 생각 없이 강권하는 사회에 맞서는 데 있을지도 모른다. 미카엘 엔데의 소설 모모에서는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시간을 저축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나 행복하기 위해 지금의 삶을 내던질수록 사람들은 더 불행해진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행복을 원한다.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분주하며, 불행을 피하기 위해 열심히 무언가를 한다. 그런데 정말 나는 지금 행복한가? 왜 누군가는 더 행복하고 누군가는 행복하지 않은 것일까. 어쩌면 행복은 그리워할 수만 있을 뿐 결코 다다를 수는 없는 하늘 끝의 무지개일지도 모른다.
실존적 의미에서 고통과 불행은 여전히 인간의 숙명인 듯하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물질적 층위에서 삶은 풍요로워졌으며, 인권 의식과 정의 관념, 평화에 대한 이해가 커지면서 분명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외형적으로는 불행한 상황이 많은 부분 해소되었다. 그럼에도 과거의 사람들보다 지금 우리가 더 행복하게 사는 것 같지도 않다. 이 시대 우리는 어떤 맥락에서 행복을 말할 수 있으며, 어떤 관점에 서야 올바르게 행복을 거론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행복 논의를 위한 해석학적 지평과 이해의 작업으로 이어진다. 행복 논의는 우리의 실존적 지평을 떠나서는 아무 의미도 지니지 못하기에 이를 해명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런 실존적 해명은 개인의 존재론적 결단과 밀접히 연관된다.
행복은 근본적으로는 우리 삶의 결여와 한계, 모순 속에서 결단을 통해 만들어 가는 해석학에서 시작된다. 이 해석학은 자신의 존재 이해와 성취에 자리한다. 우리의 행복과 일상적 삶에서의 행복은 모두 이런 삶의 해석학에 뿌리를 두고 생겨나고 그렇게 이어질 것이다. 행복학은 삶의 해석학이다. 이 책은 행복에 관한 어떤 숨겨진 비밀을 말하지 않는다. 다만 스스로의 생각과 해명을 통해 행복의 역설을 넘어서는 행복에 대해 말한다. 결여의 행복과 그런 행복을 위한 해석학을 제시한다. 이렇게 해서 찾을 수 있는 행복은 어떤 모습일까.
200자평
불행을 바라는 사람은 없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행복을 원하며, 사랑하는 사람도 함께 행복하길 바란다.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분주하며, 불행을 피하기 위해 열심히 무언가를 한다. 그런데 정말 나는 지금 행복한가? 왜 누군가는 더 행복하고 누군가는 행복하지 않은 것일까. 어쩌면 행복은 그리워할 수만 있을 뿐 결코 다다를 수는 없는 하늘 끝의 무지개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행복에 관한 어떤 숨겨진 비밀을 말하지 않는다. 다만 스스로의 생각과 해명을 통해 행복의 역설을 넘어서는 행복에 대해 말한다. 결여의 행복과 그런 행복을 위한 해석학을 제시한다. 이렇게 해서 찾을 수 있는 행복은 어떤 모습일까.
지은이
신승환
가톨릭대학교에서 현대철학을 연구하며 강의하고 있다. 가톨릭대학교에서 신학을, 독일 뮌헨과 레겐스부르크대학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했다. 철학적 해석학과 형이상학이 주된 연구 분야이며, 철학적 관점에서 근대와 탈근대 문제를 해명하는 데 연구를 집중하고 있다. 지금은 인간의 실존 문제와 우리 사회의 공동체적 모순을 생명학의 철학으로 해소하는 작업을 위해 공부 모임인 ‘이후(以後) 포럼’을 여러 학자들과 함께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해석학-새로운 사유를 위한 이해의 철학』(2016), 『철학, 인간을 답하다』(2014), 『지금 여기의 인문학』(2010), 『생명윤리의 철학적 성찰』(2008), 『문화예술교육의 철학적 지평』(2008),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한 성찰』(2003)이 있다.
차례
행복이란 무엇일까
01 행복 논의의 부정적 방법론
02 그리스철학의 행복 이해
03 일상 관계적 행복
04 사회적 맥락에서 본 행복
05 자본주의사회에서의 행복
06 불행하지 않은 불행
07 행복 개념의 존재론적 이해
08 삶의 해석학
09 결여의 행복
10 행복을 위한 결단
책속으로
행복은 ‘잘 사는 것’과 ‘잘 행동하는 것’, 가장 탁월한 삶을 사는 데 있다. 그런데 잘 사는 것, 탁월한 삶은 무엇인가. 사람마다 다른 생각을 하기에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지 않은가. 이런 논란을 넘어서려면 행복하기 위한 제일 원리(arche)에 근거해서 행복을 논의해야만 한다. 통속적인 사람들은 좋음과 행복을 즐거움과 만족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_“02 그리스철학의 행복 이해” 중에서
소비사회에서는 행복조차 상품으로 소비된다. 더 많은 경제적 풍요로움이 곧 행복이라고 말하는 문화적 상징은 사람들에게 하나의 행복을 강요하고 있다. 소비에 중독된 행복은 결국 일에 몰입하게 만드는 일중독으로 이어진다. 경제적 두려움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행복은 유예되며, 삶의 의미와 정체성을 자본을 증식하는 일에서 찾으려 한다.
_“04 사회적 맥락에서 본 행복” 중에서
꾸뻬 씨는 죽음에 대해 명상하면서 행복에 대해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었다. 죽음의 두려움을 벗어나 만족한 상태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그들이야말로 진정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 죽음 자체는 그렇게 두려운 것이 아니다. 죽음이 힘든 까닭은 다시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지 못하고 그와 함께하는 시간을 더 이상 가질 수 없다는 사실 때문이다.
_“06 불행하지 않은 불행” 중에서
행복 이해는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해석학에 따라 가능해진다. 의미는 나의 실존과 존재 이해를 배제한 채 독립적으로 일어나는 지식 체계가 아니다. 행복을 위한 삶의 해석학은 “항상 새로이 또 다른 것, 한 번도 생각지도 않았던 굉장한 연관성을 향해 열려 있는” 사유다. 삶의 해석학은 “사물과 개념을 분별하는 모든 과정 속에서도 연관성을 추구하며, 정신적 차원의 의미 생성에 동참”하는 길이다.
_“08 삶의 해석학” 중에서
행복은 근본적으로는 우리 삶의 결여와 한계, 모순 속에서 결단을 통해 만들어 가는 해석학에서 시작된다. 이 해석학은 자신의 존재 이해와 성취에 자리한다. 우리의 행복과 일상적 삶에서의 행복은 모두 이런 삶의 해석학에 뿌리를 두고 생겨나고 그렇게 이어질 것이다.
_“10 행복을 위한 결단”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