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AI 시대, 인간 존재의 본질을 묻다
과거 인간학은 인간을 중심으로 한 철학과 사유를 구축했지만, AI와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인간과 기계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고, 기술과 인간이 공존하는 방향을 제시한다. 르네상스와 계몽주의 시대의 휴머니즘을 살펴보며 인간중심주의의 형성과 발전 과정을 추적한다. 이를 통해 AI 시대에 인간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이 필요함을 강조하며, 기술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한다. 디지털 휴먼과 AI가 인간과 닮아가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어떤 관점으로 인간의 정체성을 규정해야 하는지 고민한다.
디지털 휴먼은 단순한 기술적 산물이 아니다. 메타버스, AI 챗봇, 가상 아바타 등의 등장으로 인간과 기술이 결합하는 방식이 변화하면서, 디지털 기술이 인간의 본질에 접근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인간 모방을 넘어 인간 존재의 개념을 재구성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AI와 디지털 휴먼이 인간 존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며, 기술의 발전 속에서 인간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디지털 휴머니즘을 제안한다. AI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인간과 공존하는 존재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기술과 인간의 조화를 모색해야 한다. 각 장에서는 디지털 휴머니즘의 개념, AI와 인간의 관계, 포스트휴머니즘, 기술과 윤리적 대응 방안 등을 다루며,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어떻게 인간의 본질을 지켜나갈 수 있을지 고민한다.
200자평
르네상스와 계몽주의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인간과 기술의 관계를 탐구하며, 디지털 휴먼과 AI가 인간 정체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AI가 인간과 공존하는 존재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기술과 인간의 조화를 모색해야 한다. 디지털 휴머니즘의 개념, 포스트휴머니즘, 윤리적 대응 방안을 다루며, AI 시대 속 인간 본질을 고민하는 독자들에게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지은이
방은찬
의정부부용초등학교 교사다. 서울교육대학교에서 인공지능 인문 융합 전공으로 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서울교육대학교에서 초등 윤리·인성 교육 전공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이다. 경기도교육청과 서울특별시교육청의 인공지능 윤리 교육 장학 자료를 집필했다. 지금은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초등 도덕과 국정 도서를 집필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AI와 인간 자유』(2024)가 있으며, 논문으로는 “메타버스 시대에 디지털 휴먼의 민주적 활용 가능성에 대한 윤리적 논의”(2022), “포스트휴먼 시대에 윤리적 대응을 위한 초등 도덕과교육의 방향”(2023), “인공지능 시대에 디지털휴머니즘의 인간학적 의미: 디지털 휴먼을 중심으로”(2024) 등이 있다.
차례
AI 시대 인간 존재의 본질 규명
01 AI 인간학을 위한 근대 인간학 이해: 르네상스 휴머니즘
02 AI 인간학을 위한 근대 인간학 이해: 계몽주의 휴머니즘
03 AI 시대, 인간과 기술의 관계
04 AI와 디지털 휴머니즘
05 AI 기술에 관한 인간학적 물음
06 AI와 포스트휴먼
07 포스트휴먼 시대의 윤리적 대응
08 디지털 휴먼의 존재론적 전회
09 디지털 휴먼의 인간학적 전회
10 AI 시민을 위한 디지털 휴머니즘
책속으로
선명한 마네티의 인간 존엄관은 마르실리오 피치노(Marsilio Ficino)와 피코 델라 미란돌라(Giovanni Pico della Mirandola)에 이르러 한층 성숙해진다. 먼저 “부활한 플라톤”이라 불렸던 피치노는 플라톤의 전 저작과 플로티누스 같은 플라톤주의자들의 주요 그리스 원전을 라틴어로 완역하고 풀어 서방에 제공한 대표적이고 전형적인 신플라톤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신플라톤주의에 철저히 기인하여 르네상스 휴머니즘의 요소를 도출한 피치노의 인간관의 제일가는 특징은 인간을 ‘매개적이고 이성적인’ 존재로 착안한다는 것이었다. 피치노는 우주를 물질세계와 정신세계로 구성된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여겼고, 또한 우주가 “‘육체(corpus)’, ‘성질(qualitas)’, ‘이성적 영혼(rationalis anima)’, ‘천사적 정신(angelica mens)’, ‘신적 태양(sol divinus)’의 다섯 가지 ‘실체(substantia)’”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했다.
-01_“AI 인간학을 위한 근대 인간학 이해: 르네상스 휴머니즘” 중에서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닮는다는 게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인간의 지능을 정의하는 것은 무수히 얽힌 연결 고리를 풀어내는 작업이기에 단순하지 않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인간의 지능이 인간을 자연종 최상의 위계로 등극시킨 최고의 기여자라는 사실이다.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인간은 본인을 독보적인 존재라 여기며 그 덕의 출처로 고등한 지능을 거론해 왔다. 비인간 존재가 인간의 다른 것도 아닌 지능을 모방할 수 있다면 이는 인간에게 크나큰 존재적 혼란을 가져오며, 이로써 인간과 기술의 경계는 한층 모호해진다. 그렇기에 다른 관계와 다르게 흐려진 경계 관계에서는 인간과 기술이 이원론적 관점을 넘어 일원론적 관점으로 사유된다. 인공지능이 제공한 양자 간의 일원론적 사유 가능성은 인간과 기술의 존재론적 비교의 시의성을 요청한다.
-03_“AI 시대, 인간과 기술의 관계” 중에서
이탈리아의 철학자 조르조 아감벤(Giorgio Agamben)은 미셸 푸코(Michel Foucault)의 생명 정치로부터 그만의 생명 정치 이론을 확립하며, 소외된 타자들에 대하여 정치철학의 관점에서 접근하기 시작했다. 아감벤은 그의 이론을 잘 드러내고 있는 저서 『호모 사케르(Homo Sacer)』를 통해 법의 테두리에서 벗어난 ‘예외 상태(Stato di eccezione)’에 놓인 난민과 같은 ‘벌거벗은 생명(bare life)’들을 발견한 것이다. 여기에 해체주의의 창시자 자크 데리다(Jacques Derrida)는 타자의 범위를 인간으로부터 동물에까지 확장한다. 그는 레비나스의 인간중심적인 타자 이론에 대하여 회의(懷疑)하며 소외된 존재인 동시에 인간보다 더 타자적인 타자로서의 동물에 주목한다.
-06_“AI와 포스트휴먼” 중에서
이러한 의지의 지속성은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개최한 ‘메타버스 실천윤리 심포지엄’에서 반영되어 나타났다. 해당 심포지엄에서는 앞선 메타버스 윤리 원칙의 후속이자 현장 적용을 위한 구체적인 내용 요소에 해당하는 ‘메타버스 실천윤리’ 발표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메타버스에 관한 담론이 일회성으로 종료되지 않은 것에 모자라 무엇보다 뿌리내려졌던 윤리학적 측면이 특히나 ‘실천윤리’로 향하는 모습을 조명할 필요가 있다. 인간의 ‘행위’를 다루는 윤리는 그 자체로도 생활에 밀접한 연관을 보이는데, 그 갈래에 있는 실천윤리는 인간 삶의 실천적인 영역을 직접적으로 다룬다. 이로써 비롯되는 사실은 메타버스 ‘윤리’ 원칙이 고안되고, 메타버스 ‘실천윤리’가 발표되는 현실로부터 디지털 휴먼의 활동 세계이자 디지털 가상 세계인 메타버스가 인간의 삶과 매우 근접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09_“디지털 휴먼의 인간학적 전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