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서사 속 오래된 미래를 탐구하다
인간의 얼굴은 오랜 진화 과정에서 사회적, 개인적 정체성의 중요한 기초를 이루었다. 하지만 AI의 등장으로 인간 얼굴의 의미와 역할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AI는 이제 인간의 얼굴을 넘어서, 사람의 정체성을 모방하거나 왜곡하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이 책은 AI가 인간 얼굴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인간과 AI가 얽히는 경계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윤리적 문제들을 서사적 관점에서 풀어나간다. 여러 AI와 관련된 서사적 작품을 중심으로, 인간과 AI의 관계를 다양한 시각에서 탐구한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아이, 로봇』 등을 통해 AI가 지능과 페르소나를 가진 존재로 등장한 초기의 모습을 살핀다. 인간이 상상한 인공지능의 원형을 살피고 우리가 AI를 어떻게 바라보았는지 돌아본다. 한국 SF 영화를 통해 AI가 사회와 가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AI가 인간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를 살펴본다.
또한 이 책은 AI의 발전과 그로 인한 경제적, 사회적, 윤리적 문제들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기술과 양극화, 차별의 문제를 제기하며 AI가 인간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그 해결책에 대해 논의한다. AI와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미래 사회를 상상하며, 이 과정에서 필요한 사회적 변화와 인간 중심의 가치 재구성을 탐구한다. 이 책은 AI와 인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서사를 통해 우리가 AI와 함께 살아가는 미래를 어떻게 그려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진다. AI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그리고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어떻게 유지할지에 대한 고민을 서사적 관점에서 풀어 나간다.
200자평
인간 얼굴의 사회적 의미와 AI의 역할 변화, 그리고 AI가 인간 사회와 윤리적 문제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작품과 한국 SF 영화를 통해 인간과 AI의 관계를 탐구하고, AI의 경제적, 사회적 영향을 논의하며, 공존할 수 있는 미래 사회를 상상한다. AI와 인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서사를 통해 인간 정체성 유지 방안을 모색한다.
지은이
진설아
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현대문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학위 논문인 “문윤성 문학 연구”(2020)는 한국 최초의 SF 작가이자 추리소설 작가로 동시에 활동했던 문윤성과 그의 시대에 대한 연구다. 주로 SF와 추리와 같은 장르 문학과 사회의 경계 안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지형들을 살피는 일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그동안 발표한 연구로는 “『완전사회』가 제시하는 이상적 인간상과 그 한계 연구”(2021), “경계를 해체하는 한국 SF: 김보영, 김초엽, 천선란을 중심으로”(2022), “성역할 반전 유토피아의 조건과 한계: 샬럿 퍼킨스 길먼, 『허랜드』와 문윤성, 『완전사회』를 중심으로”(2022), “90년대 추리소설의 장르적 방향성과 한계 연구”(2022), “2020년대 한국 SF의 가족주의 연구: <승리호>와 <고요의 바다>에 나타난 ‘포스트휴먼 포섭 과정’을 중심으로”(2022), “BTS가 꿈꾸는 새로운 인간상: BTS 노래 가사의 포스트 휴먼적 메시지”(2023) “인공지능과 인간의 새로운 관계 맺기: 윤이형, 『대니』, 김규림, 『큔, 아름다운 곡선』을 중심으로(2024)” 등이 있다.
차례
AI, 인간의 얼굴
01 아이작 아시모프, AI 페르소나의 발견
02 인간을 사랑한 AI
03 인간을 위협하는 AI
04 AI, 또 하나의 가족
05 AI, 포스트 ‘휴먼’
06 AI와 ‘포스트’ 휴먼
07 내 (여자·남자·기계) 친구 AI
08 AI, 인간을 바꿀 상품
09 금쪽이 AI
10 AI와 인간, 그리고 모두의 유토피아
책속으로
이 세 가지 원칙이 추후 공학계에서 범용 로봇의 원칙이자 가전제품의 원칙으로서 통용되었다는 점은 흥미롭다. 왜냐하면 『아이, 로봇』에서 아시모프가 보여 주고 있는 것은 이 원칙들이 어떻게 충돌하고 깨지고 있는지이기 때문이다. 로봇이 마치 의식 없는 가전제품과 같다면, 이 3원칙은 말 그대로 원칙으로서 남을 수 있다. 하지만 아시모프는 『아이, 로봇』 안에서 이 세 가지 원칙이 어떻게 끊임없이 위배되고 문제를 일으키게 되는지를 보여 준다.
-01_“아이작 아시모프, AI 페르소나의 발견” 중에서
만약 살인 사건을 일으킨 것이 AI라면 우리는 그들을 처벌해야 하는가? 처벌이 가능하다면 어떠한 방식으로 법의 적용을 받게 해야 하는가? 이러한 복잡한 법적, 윤리적 문제의 이면에는 ‘결국 이 사건들에서 범인은 누구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이 들어있다. AI라는 존재를 사회에 활용하는 방식은 아직 인간에게 달려 있다. 그렇다면 인간은 AI가 범인이 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을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다.
-03_“인간을 위협하는 AI” 중에서
노동이라는 광범한 단어 안에는 크게 육체노동과 정신노동이라는 범주가 있다. 육체노동은 사실 대부분의 인간이 피하고 싶어 하는 노동이다. 흔히들 인간이 더 이상 육체노동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기가 오면 그저 향유하며 살기만 하면 되리라고 말한다. 마치 그리스 시대 시민들처럼 노동은 노예에게 맡겨둔 채 철학적 사유와 예술, 토론을 하는 삶. 하지만 육체노동을 하는 것을 인간의 수치로 생각하는 윤현의 시대에 사람들에게는 정신적 향유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06_“AI와 ‘포스트’ 휴먼” 중에서
생명으로 태어나느냐, 생명이 아닌 것으로 태어나 생명을 배우느냐. 『우리 미나리』의 세계에서 이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그저 복제품이든 자연물이든, 기계든 인간이든 그들에게 주어진 삶 안에서 사회를 배우며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메카ᐨ공룡 당근이는 메카ᐨ인간을 위해 그를 괴롭히는 인간(인 줄 알았던 메카ᐨ인간)과 싸워 주고, 소담이는 생물ᐨ복제ᐨ공룡 미나리를 지키기 위해 모든 메카ᐨ공룡을 한 마음으로 합심하게 한다. 메카ᐨ인간은 자신이 대체하는 인간의 부모를 위해 인간을 연기하고, 서로에게 완전히 공감하지 못하더라도 서로를 배워 나간다. 모두 그렇게 함께 온 마을을 이루며 살아간다.
-09_“금쪽이 AI”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