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아미의, 아미에 의한, 아미를 위한 BTS
방탄과 아미의 케미가 만든 새로운 역사. 방탄이 경이로운 기록을 세울 수 있게 만든 원동력으로 전 세계 언론이 한결같이 지목하는 것은 그들의 팬덤인 아미(ARMY)다. 방탄의 음악과 콘텐츠를 소비할 뿐만 아니라 방탄이 음악에 부여한 메시지를 체화하고 열렬히 전파하는 아미. 그들이 보여 주는 강력한 글로벌 결속력은 이른바 취향의 공동체가 그 대상에 대해 신념에 가까운 열렬한 감정을 공유했을 때 나타나는 결과다.
이 책은 비평적 이론서라기보다는 아미라는 팬덤의 역동이 동시대 문화 지형에 어떤 작용을 하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포착하는 일종의 아카이브적 기록물의 성격을 띠고 있다. 아미에게는 그들의 행적에 대한 정리된 기록물로, 아미를 궁금해 하는 이들에게는 ‘아미 본격 해부서’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BTS를 데뷔 6년만에 ‘세계적’ 아티스트로 만든 아미의 저력, ‘아미 문화’를 통해 우리 사회 각 분야의 바람직한 관계 맺기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200자평
BTS 팬덤 ‘아미(ARMY)’를 본격 해부한 책. K팝의 변두리에서 출발한 방탄과 아미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보이 밴드와 팬덤이 되기까지의 역사를 담았다. 아미가 어떻게 자신들과 기존 K팝 문화 사이에 인식적 거리를 만들고 실제적인 팬 활동으로 글로벌 주류 음악계에 방탄의 자리를 공고히 해 나가는가 하는 과정을 살핀다. 아미가 문화권력을 가진 기존의 매스미디어와 어떻게 타협하고 교섭하면서 방탄의 문화적 신분을 만들어 내는지 관찰한다.
지은이
이지행
중앙대학교에서 영화를 강의하며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소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이학사, 미국의 칼아츠대학원에서 영화연출로 예술학 석사,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에서 영화이론으로 영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단국대학교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 초빙교수, 한남대학교 멀티미디어 학부 전임강사, 연세대학교 강사 등을 지냈다. 박사학위논문은 “파국과 영화: 21세기 영화에 나타난 파국의 감정구조”(2015)다. 포스트휴먼, 영상문화와 현대성의 관계, 뉴미디어 시대의 대중문화 연구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차례
머리말
01 K팝의 언저리에서
정치적 상징이 된 가수와 팬덤
가시밭길을 뚫고 나오다
02 투표문화
해시태그 투표
K팝 투표문화의 그림자
03 일급 프로모터 아미
방탄을 메인스트림으로 만든 아미의 저력
해시태그 홍보
타래 홍보
너희는 스트리밍하니? 우리는 산다!
아미, 미국 라디오를 뚫다
“K팝이 아니라 BTS 팝이다”
04 다양성의 팬덤
중장년 및 남성 팬들의 가시화
LGBTQ 커뮤니티
마이너리티의 공감대
흑인성에 대한 배움
지식인 계층에 대한 어필
05 언어의 장벽 너머
언어의 서구 중심 위계질서를 흔들다
아미 한글 데이
시각장애인 소녀의 시티필드 공연 감상기
한국말로 노래 부르는 방탄
팬 번역가
06 팬덤 문화의 사회적 확장
아미를 움직이는 방탄의 성장 서사
자선문화
아미는 방탄의 얼굴이다: 팬덤 캠페인
07 팬덤의 문화정치학
팬덤과 미소지니
팬덤 내 인종주의
K팝 팬덤이라는 생태계 그리고 아미
음반 산업의 새로운 포스, 팬덤
신자유주의 시대의 시민 아미
참고문헌
책속으로
이 책이 목표로 하는 팬덤 내부의 역동에 대한 세심한 관찰이 아이돌 팬덤에 붙은 성급한 오명을 제거하고 사유를 동반한 깊이 있는 비판과 평가를 불러오는 단초가 되기를 바란다. 아카ᐨ팬인 나를 ‘아미’라는 열광적이고 역동적인 세계의 일원으로 받아들여 준 아미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_ 저자 “서문” 중에서
대중음악계에서의 위상으로 보나 사회문화적 의미로 보나 지금 방탄과 아미는 아무도 경험해 보지 못한 미지의 곳으로 흘러들어 가고 있는 중이다. 성장에는 변화가 필수적으로 동반되며, 이때 본질을 잃는 것과 변화와 성장은 서로 다르다는 걸 구분할 필요가 있다. 지금의 방탄과 아미 현상을 만들어 낸 독보적인 힘은 기존 K팝이 가진 배타성을 극복하고 끊임없이 스스로를 확장해 온 데 있으며 그 현상을 만들어 낸 주체는 다름 아닌 아미다. 어쩌면 방탄만큼이나 아미 역시 성장과 변화를 만들어 온 아이콘임을 스스로 기억해야 할 필요가 있다.
_ “본문” 중에서
아미 팬덤 내부에는 이런 말이 있다. “당신이 인생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그 순간에 당신이 방탄을 만난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타이밍의 문제인 것이다. 팬들 각자의 인생 단계 어디서 만났느냐 하는 타이밍, 그리고 이 시대를 감싸고 있는 대중 정서와 얼마나 조응하는가 하는 타이밍, 그 타이밍이 바로 시대의 아이콘을 만드는 관건인 것이다.
_ “본문” 중에서
깊이도 없고 메시지도 없는 음악을 한다는 보이밴드에 대한 선입견, 영어권 아티스트의 노래만이 주류 팝이 될 수 있으며 한국말로 노래하는 K팝 아이돌은 언감생심 그 자리에 오를 수 없다는 미국 시장 중심적 견해,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지 않으며 외모에는 신경 쓰지 않는 게 진짜 남자라는 기존의 남성성에 대한 시각, 아이돌이 사회문제와 자신의 우울증에 대해 내놓고 이야기하기 어렵다는 생각. 이 모든 것이 방탄에 와서 부서진 것은 바로 아미들이 이들이 추구하는 방향을 열렬히 지지하고 그것을 방탄의 정체성으로 강력히 승인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바로 이 점이 지금의 방탄 현상에서 아미를 그 중심 요소로 조명해야 하는 이유다.
_ “본문” 중에서
특이하게도 방탄 팬들은 오로지 방탄만 지지하는 팬들이 대다수다. 그중에는 다른 K팝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팬들도 상당수다. K팝 팬이라는 공통점으로 동질감을 형성해 온 해외 팬들에게 이런 아미의 특성은 사뭇 이질적이고, 따라서 좋게 보일 리 없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형성된 반(反)방탄 정서는 국내외 아미들을 오랫동안 괴롭혀 왔다. 그러나 외부의 적은 내부를 단합시킨다고, 오랜 시간 국내외의 K팝 팬들로부터 고초를 당해 온 아미들은 결과적으로 더 똘똘 뭉치기 시작했다.
“방탄은 K팝이 아닌 자신들만의 고유한 장르를 개척했다”는 팬들의 말은 K팝을 평가절하하기 위해 나온 말이라기보다는 대중의 인식 속에 존재하는 K팝에 대한 편견에 대응하기 위해 나온 일종의 전략적인 발언이라 볼 수 있다.
_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