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김수영은 매문(賣文)은 “고급 속물이 하는 짓”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바로 그 일을 하고 있다고 했지요.(<이 거룩한 속물들>) 글을 팔아 생계를 유지해야 했던 작가들이 있습니다. 빚이 그들 창작의 동력이었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그들에게 글을 쓰는 일은 상상의 세계에서 노다지를 캐는 일이었을 것입니다.
단가 시인 다쿠보쿠는 생활비 마련을 위해 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신문이나 상업 잡지에서 관심을 보인 것이 소설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의 소설은 당대에 성행하던 자연주의 문학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그의 생활이나 발상이 낭만적 성향이 강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의 소설은 팔리지 않았고, 다쿠보쿠는 문학적 좌절과 생활고에 허덕여야 했습니다. 이시카와 다쿠보쿠 지음, 윤재석 옮김
《로빈슨 크루소》의 작가 디포는 20세 무렵부터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선박업, 해외 무역, 벽돌 제조 등에 이어 사향고양이와 다이빙 벨까지 다양한 투자를 이어 갔지만 마지막은 파산이었습니다. 그에게 남은 유일한 희망은 타고난 비상한 글재주를 활용해서 쪽수로 계산해서 받는 원고료에 매달리는 일뿐이었습니다.
가난의 심리학의 대가 도스토옙스키는 평생을 가난의 굴레에서 허덕였습니다. 사별한 전처의 아들은 낭비벽이 있었고 형이 죽고는 형수와 조카들의 부양까지 떠맡아야 했습니다. 마감일을 지키지 못하면 출판업자에게 저작권을 넘기는 계약까지 맺은 그는 빠르게 많이 쓰기 위해 속기사까지 고용했습니다.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김정아 옮김
20대 중반에 시도한 인쇄업의 실패로 많은 빚을 지게 된 발자크는 평생 빚쟁이에 쫓기는 신세를 면치 못합니다. 빚을 갚기 위해서 오후 4시에 저녁을 먹고 잠자리에 들었다가 자정부터 다음 날 낮까지 하루에 열여섯 시간씩 글쓰기를 해야 했습니다. 이렇게 글을 쓰기 위해 하루에 40잔 가까이 커피를 마신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조명원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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