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
2673호 | 2015년 7월 8일 발행
인간은 얼마나 착한 것인가?
장현근이 뽑아 옮긴 맹가(孟軻)의 ≪맹자(孟子)≫
인간은 원래 착하다
인간이 원래 착하다면 악한 인간은 무엇인가?
그것은 인간이 아닌가?
인간이 아니라면 무엇인가?
그래서 인간은 원래 악하다는 주장이 일어난다.
맹자는 답한다.
착해도 모를 수 있다.
모르면 잊을 수 있다.
잠시 잊었다고 원래 악한 것인가?
맹자가 말했다. “타고난 성정을 그대로 좇으면 누구나 선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 내가 선하다고 말한 까닭이네. 선하지 않은 행위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건 타고난 성질이 잘못되었기 때문이 아니네. 불쌍히 여기는 마음은 사람이면 누구나 가지고 있으며, 부끄러워하고 미워하는 마음은 사람이면 누구나 가지고 있으며, 공경하는 마음은 사람이면 누구나 가지고 있으며, 옳고 그름을 구별하는 마음은 사람이면 누구나 가지고 있다네. 측은지심은 인이고, 수오지심은 의이고, 공경지심은 예이고, 시비지심은 지이네. 인의예지는 외부에서 나를 녹이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본래부터 있던 것인데 사람들이 생각하지 않고 있을 뿐이지.”
≪맹자≫, 맹가 지음, 장현근 옮김, 24~25쪽
맹자가 누구에게 하는 말인가?
제자인 공도자가 성선설 외의 이론들이 틀린 것이냐고 묻자 답한 내용이다. <고자 상> 6장에 실려 있다.
본성이 선한 까닭은 무엇인가?
인간이 본성이 물과 같기 때문이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처럼 사람의 본성은 선하다.
그럼 악한 짓은 왜 하는가?
타고난 성질, 곧 본성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맹자의 생각이 그렇다.
사회 도덕에 대한 그의 주장은 무엇인가?
도덕의 깃발을 치켜들고 인의를 역설했다. 어질고 의로운 사람만이 천하 통일을 이룰 수 있다고 했다.
맹자가 전국시대 사람인데 그때 그런 주장이 인정되었나?
맹자보다 한 세대 뒤의 인물인 순자와 그 제자 한비자가 그를 비판했다. 전국시대 말기에는 맹자의 책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공자에 비해 그의 지위는 어느 정도인가?
공자가 춘추시대에 이미 큰 명성을 얻었다. 전국시대에 맹자는 뛰어난 여러 학자들 가운데 한 사람 정도였다.
맹자가 공자에 비견되는 인물로 올라선 계기는?
원나라 때 주희의 유학이 정종으로 자리잡으면서부터다. 주희의 ≪맹자집주(孟子集註)≫는 과거 시험의 필수 교재가 되었고 맹자는 성인으로 추앙되었다.
중국에서 맹자는 언제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나?
한나라 때였다. 동한시대의 조기(趙岐)가 주석한 것이 현전하는 최초의 ≪맹자≫ 주석본이다. 이후 송나라 때 왕안석이 맹자 존숭 분위기를 확산했다.
우리나라에는 언제 소개되었나?
고려 후기에 정치사회 이념으로 송대 이후의 유학을 채택하며 기본 교재로 ≪맹자≫가 쓰였다.
≪맹자≫는 맹자가 직접 썼나?
맹자의 행동거지를 추측할 구절은 없지만, 책 전체를 볼 때 일관된 사유 체계를 읽을 수 있으며, 주장들 사이에 깊은 연관성과 구체성이 보인다. 정계를 은퇴한 맹자가 제자들과 더불어 쓴 것으로 추정한다.
당신이 번역한 ≪맹자≫는 다른 판본들과 무엇이 다른가?
조기의 주석서에 입각한 기존의 배치를 벗어났다. 여덟 개의 큰 주제를 놓고 그 내용에 따라 재배치를 시도했다.
기존 배치는 어떤 모습인가?
<양혜왕 상, 하>, <공손추 상, 하>처럼 장을 나누고 장마다 한 가지 사건이나 주장을 담았다. 일관된 주장을 연결하는 논술은 아니다.
당신은 재배치한 여덟 가지 주제는 무엇인가?
‘본성’, ‘심’, ‘기’, ‘천’, ‘인의’, ‘도’, ‘군자’, ‘왕패’다.
맹자가 2천 년 뒤인 지금도 생명력을 갖는 이유는?
뛰어난 호소력과 활달한 기상을 지닌 그의 인의도덕에 대한 주장은 힘과 이익을 대변하는 집단에 대해 확실한 반대 축을 세웠다. 폭력이 난무하는 시대마다 언제나 가장 확실한 반대 목소리를 내는 야당 노릇을 했다.
당신은 누구인가?
장현근이다. 용인대학교 중국학과 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