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음악
2398호 | 2015년 1월 13일 발행
사진이 말을 하다니!
김정아가 쓴 <<미디어 음악>>
무성영화 이후
영화가 처음부터 말을 했던 것은 아니다.
세상은 멀리 있었고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관객은 자신의 소리만을 들었다.
그때 우리는 무엇을 들었을까?
“미디어와 음악의 만남은 예술적이면서 동시에 기술적이다. 예술은 개인적이며 창조적인 아름다움과 연결되며 기술은 새로운 미디어 장르를 탄생시킨다. 주어진 영상에 음악을 입히는 기존 방법도 계속 발전되지만 영상과 음악이 관객의 의지에 따라 새로운 예술로 변화하는 인터랙티브 방법도 진화 중이다.”
‘미디어 음악의 특징과 발전 방향’, <<미디어 음악>>, viii쪽.
미디어 음악이 뭔가?
예술과 기술, 음악과 미디어의 만남이다.
여기서 음악은 뭐라 정의되나?
시간과 공간 속에서 구조화된 소리다. 이 구조에는 멜로디, 리듬, 화성, 음높이, 템포, 셈여림이 포함된다. 이들이 서로 영향을 미치는 청각 구조물이 음악이다.
그럼 미디어는 뭔가?
여기서 미디어는 주로 시각 정보를 전송하는 매체라 정의한다. 곧 시각적 구조물들의 조합이라 할 수 있다.
청각과 시각의 결합이 미디어 음악인가?
그렇다. 미디어 음악은 시각 효과와 청각 효과의 결합이다.
청각과 시각이 만나면 무슨 일이 생기나?
초창기 무성영화를 떠올려 보라. 스크린 옆이나 뒤에서 피아노 연주자가 영상의 분위기에 맞는 음악을 연주했다. 소리 없는 영상에 음악이 덧붙여지자 관객들은 무성영화의 스토리를 더 잘 이해하고 슬픔, 기쁨, 코믹함, 비통함, 벅참, 사랑 등의 감정을 더 쉽게 느낄 수 있었다.
감각 결합의 효과인가?
그렇다. 영상과 음악이 서로를 보완하고 이끌어 주는 미디어 음악은 수용자에게 보다 풍부한 미디어 경험을 선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드라마에서 음악은 배경음에 머물지 않는다. 복선을 암시하기도 하고 감정을 극대화하기도 한다. 광고의 중독성 있는 멜로디는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는 수단이 된다.
감각 결합의 원칙은 뭔가?
시간과 공간의 맥락을 음악과 분리해 생각해선 안 된다. 예를 들어 조선시대를 묘사한 영화라면 음악 또한 조선시대를 연상시키는 음계와 화성으로 구성해 보는 것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 물론 현대적 감각에 맞춘 새로운 편곡을 도입할 수는 있으나 중국의 전통음계나 다른 시간 공간을 암시하는 음악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장면에서는 어떤 기법이 필요한가?
기술 기법과 정서, 또는 심리 기법이다. 기술 기법은 영상과 음악을 정확히 일치시키는 것으로 타이밍 혹은 싱크로나이제이션을 말한다. 영화 속 인물의 눈에 보이는 동작이나 상태를 음악과 연동시켜 표현한다.
정서 기법은 뭔가?
감정이나 특정 심리 상태를 음악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주인공이 아파서 죽어가는 상황에서 나오는 슬픈 음악은 관객들의 감정이입을 도와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하고 감동적인 장면에서 실제 느끼는 감정의 폭보다 더 큰 정서적 감정 상태를 제공하기도 한다. 정서적 기법을 잘 사용하면 영상물의 주제를 압축적으로 전달하는 게 가능해진다.
정서 기법을 보여 주는 사례를 들 수 있는가?
<포레스트 검프>의 오프닝 시퀀스를 보라. 깃털 하나가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면서 땅으로 내려온다. 음악은 가벼운 깃털의 느낌을 살려 현악기와 기타로 부드럽고 온화하게 연주된다. 이 깃털이 거의 지상에 내려와 길을 건너려 하는 한 신사의 어깨에 내려앉는가 싶더니 신호등이 바뀌면서 그 신사가 걸어가는 바람에 깃털의 방향이 바뀌어 포레스트 검프 쪽으로 날아가 떨어진다. 신사의 어깨에 떨어지는 장면에서 잔잔하던 연주가 큰 오케스트라 사운드로 변하면서 포레스트에게로 방향을 바꿔 날아가게 유도한다. 이 장면은 인간이 예측할 수 없는 인생을 상징하고 포레스트의 존재감을 부각시켜 준다.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의 주인공을 자그마한 깃털과 음악을 통해 암시한다.
미디어 음악의 미래는?
미디어 분야가 넓어지고 다양해질수록 미디어 음악도 진화할 것이다. 개인 모바일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누구나 음악을 생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졌다. 새로운 형태의 음악이 많이 등장할 것이다.
이 책, <<미디어 음악>>은 무엇을 말하는 책인가?
영화, 광고, 애니메이션, 드라마, 뮤직비디오를 포함해 대표 미디어 음악 열 가지를 정리했다. 각 장르별 특징과 제작 방법을 소개했다.
당신은 누구인가?
김정아다. 한국복지대학교 모던음악과 부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