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손
경영의 창세기, ≪보이는 손(The Visible Hand)≫ 출간
김두얼·신해경·임효정이 옮긴 앨프리드 챈들러(Alfred D. Chandler)의 ≪보이는 손(The Visible Hand)≫
전문 경영인의 탄생
19세기 중반까지 세상에는 경영자라는 직업이 없었다.
시장이라는 보이지 않는 손이 생산과 유통을 경영했다.
그러다 미국에서 철도와 전신이 등장하자,
모든 것이 달라졌다.
“이 책은 경제 활동의 조율과 자원 배분에서 근대적 대기업이 시장 메커니즘을 대신했다고 주장한다. 많은 경제 영역에서 경영이라는 보이는 손(the visible hand)이 애덤 스미스가 보이지 않는 손(the invisible hand)이라고 지칭했던 시장의 힘을 대체했다.”
≪보이는 손≫, 앨프리드 챈들러 지음, 김두얼·신해경·임효정 옮김, 3쪽.
무엇이 ‘보이는 손’인가?
봉급을 받는 경영자가 운영하는 근대적 대기업의 경영이다.
이 책이 말하는 근대적 대기업이란 어떤 기업인가?
US 스틸은 1917년 통계에서 자산 규모 24억 달러로 가장 거대한 기업이었다. 그 밖에 스탠더드 오일, 제너럴 일렉트릭, 포드, 듀폰, 아메리칸 토바코 등 우리도 익히 알고 있는 미국의 거의 모든 기업을 말한다.
보이는 손이 하는 일이 뭔가?
상품 흐름을 조율하고 장래의 생산과 유통을 위해 자금과 인력을 배분한다. 예전에는 시장이 수행했던 기능이지만, 19세기 중반부터는 기업의 봉급 경영자가 담당한다.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은 어디로 갔나?
기술 혁신, 인구의 급속한 증가와 확산, 1인당 소득의 증가로 생산과 유통 공정이 복잡해졌다. 이 과정에서 물자가 흘러가는 속도와 수량도 증대했다. 시장 메커니즘은 이러한 흐름을 더 이상 효과적으로 조율할 수 없었다.
봉급 경영자는 어떻게 나타났는가?
기업가들은 복수사업단위 기업을 세우고 이를 관리하는 데 필요한 경영자들을 고용했다. 기술이 점점 복잡해지고 생산성이 더욱 높아지며 시장이 확장되자, 경영자들은 미국 경제의 중심이 되었다.
복수사업단위 기업이란 무엇인가?
1850년대 이후 다수의 사업단위를 관장하면서 여러 지역에서 활동하기 시작한 기업들이다. 사업단위마다 제공하는 재화와 서비스가 달랐고 수행하는 경제 활동의 종류도 달랐다. 이 조직들의 활동과 상호작용을 기업 안으로 끌어들이면서 생겨난 것이 근대적 대기업이다.
그때까지 기업은 어떤 모습이었나?
단일사업단위 기업의 규모나 성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790년대 미국 헌법의 비준이 이루어진 뒤로 경제는 급속하게 성장했지만, 경영 제도는 14세기 베니스 상인 수준이었다.
이때까지 500년 동안이나 경영제도가 정체한 이유는 뭔가?
생산과 유통 과정이 인력, 축력, 풍력과 같은 전통 에너지원에 의존했기 때문이다. 이런 생산력 수준에서는 새로운 기업 형태가 필요하지 않았다. 개인이 소유하고 경영하는 작은 기업들도 생산과 유통에서 최대 업무량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1850년대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가?
철도와 전신이 등장했다. 빠르고 정기적이며 믿을 수 있는 운송과 통신 수단은 대량 생산, 대량 유통 체제에 필수적이다.
철도와 전신이 기업 경영의 혁신을 일으킨 것인가?
철도와 전신 회사 자체가 미국에 처음으로 등장한 근대적 대기업이었다. 실무 조직들이 넓은 지역에 흩어져 있어 그들의 업무를 조율하고 통제, 평가하기 위해 전임 관리자를 대규모로 채용해야 했다. 다른 기업들도 이 새로운 운송통신망에 의존해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고 유통하기 시작했다.
일반 기업에서는 생산과 유통의 변화가 어떻게 일어났는가?
제품을 만드는 데 관련된 생산 공정의 대부분을 단일한 시설 안에 모을 수 있었다. 단일 생산 단위가 매일 생산할 수 있는 물량, 그리고 단일 유통 단위가 매일 취급할 수 있는 거래량이 증가했다.
기업의 성장 속도는 어느 정도였나?
1880년대에 들어서면서 대량 판매업체가 만든 유통 조직 형태들, 그리고 새로운 대량 생산 과정을 관리하기 위해 개발된 공장 조직 형태들을 결합하며 미국 산업에서 최초의 대기업이 형성되었다.
미국에서 대기업은 언제 나타난 것인가?
20세기 초부터다. 운영의 규모, 복잡성, 다양성, 그리고 영향력에서 모두 예전의 철도를 능가했다. 이때 완성된 대기업들의 경영 기법과 절차가 근대적 기업 경영의 기초가 되었다.
그들의 성장 속도는 어느 정도였는가?
20세기 중반이 되면서 대기업은 노동자 수만, 수십만 명을 고용하는 사업단위를 수십, 수백 개 보유했고, 이들을 감독할 중간 및 최고 경영자들을 수백, 수천 명 고용했다. 이러한 기업을 소유한 주주는 수만, 수십만에 달했고, 매년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미국의 보이는 손이 국경을 넘는 것은 언제부터인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가 되면 서유럽이나 일본에서도 근대적 대기업이 등장하고 확산된다. 유럽과 일본의 창립자와 경영자들은 미국의 경험을 전범 혹은 선례로 여겼다.
이런 변화가 왜 미국에서 시작된 것인가?
미국은 19세기 후반부터 이미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가장 빨리 성장하는 시장이었다. 유럽과 일본에 비해 계급에 따른 시장 분화가 덜했고 소득 분포가 평등했다. 결국 미국이 경영자 자본주의의 온상이 되었다.
이 책의 저자인 앨프리드 챈들러는 누구인가?
미국의 경영사학자다. 1950~1963년 MIT에서, 1963~1971년 존스홉킨스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한 뒤, 2007년에 사망할 때까지 하버드대학 경영대학원에서 연구와 강의를 수행했다.
당신은 누구인가?
김두얼이다.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조교수다. 신해경, 임효정과 함께 이 책을 번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