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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 소재는 기원전 신화에서 비롯해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거장들은 이 소재를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존재의 고독, 실현 불가능한 욕망, 비극적 운명 등 그 이면을 다룹니다. 자극에서 비켜서면 삶의 의미와 진실이 보입니다. 지식을만드는지식에서 근현대 거장들의 시선을 확인해 보세요. <<안나 카레니나>>, <<보바리 부인>>, <<주홍 글씨>>가 다가 아닙니다.

스페인 이야기꾼 알라르콘, 남의 아내를 탐하다 ≪삼각 모자≫(2022년 9월 신간)
19세기 후반 스페인 사실주의 소설의 효시입니다. 다른 사람의 부인을 차지하고자 계략을 세우는 시장의 모습에서 공권력에 대한 풍자와 조롱이 드러납니다. 시간의 동시성과 역전성을 사용해 긴장감과 흥미를 배가하고 극적 재미를 가미하는 등 이야기꾼 알라르콘의 면모를 유감없이 볼 수 있습니다.
페드로 안토니오 데 알라르콘 지음, 박효영 옮김

투르게네프를 잇는 나기빈, 장모에 매혹당하다 ≪금발의 장모≫
약혼자의 별장에서 장모가 될 여인을 보고 운명처럼 사랑에 빠져듭니다. 실제로 세 번째 아내 어머니와 사랑에 빠진 나기빈의 자전적 소설입니다. 전후(戰後) 소련의 시대상과 스탈린 측근들의 생활상, 성적 자유로움과 문란함을 그대로 묘사합니다.
유리 나기빈 지음, 김은희 옮김

세태 묘사의 달인 토카레바, 걷잡을 수 없는 사랑을 그리다 ≪눈사태≫
피해 갈 수 없는 자연재해인 ‘눈사태’처럼 느닷없이 밀어닥친 사랑에 내재된 파멸적인 속성을 파헤칩니다. 불륜 뒤 변해 가는 가정과 주변 묘사를 통해 일상과 인간 내면의 다양한 갈등을 날카롭게 파고듭니다.
빅토리야 토카레바 지음, 김서현 옮김

19세기 조선의 어느 작가, 기혼 남녀의 연애담을 풀어놓다 ≪포의교집≫
언뜻 보면 조선 시대 ‘기혼’ 남녀의 연애담이지만, 다시 보면 여주인공 초옥의 현대성에 주목하게 됩니다. 초옥은 신분적 한계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만 강한 자아를 가지고 자신을 갈고닦습니다. 규범을 중시하는 유교적 이념, 봉건주의 시대상이 사라진 때, 근대화를 향해 달리는 19세기 조선 사회가 드러납니다.
지은이 모름, 하성란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