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북스닷컴
인티는 오늘의 지성인을 위한 북레터입니다
Show Navigation Hide Navigation
  • 컴북스
  • 지만지
  • 학이시습
  • 지공
  • 기획시리즈
홈 / 영국과 미국문학 / 아테네의 타이먼

아테네의 타이먼

z20151021-s (1)타이먼: (황금을 손에 들고) 오, 세상 군왕들도 죽음으로 몰아넣는 사랑스러운 살인자, 부모 자식 사이도 갈라 놓는 다정한 패륜아, 신성한 결혼의 침상마저 더럽히는 달콤한 배신자야! 나라와 나라 사이를 피로 물들이는 용맹한 군신아! 살짝 붉힌 뺨과 뜨거운 입김으로 눈같이 차가운 처녀의 정절을 녹여 버리고 무릎을 벌리게 하는 영원불멸한 젊음의 구혼자야! 너 눈에 보이는 신이여! 물신이여! 너는 결코 합쳐질 수 없는 것들도 서로 입 맞추게 하고 어떤 부당한 목적도 너의 화려한 능변으로 치장해 결국은 이루고 마는구나. 오, 만지기만 하면 인간의 마음을 갈대처럼 흔들어 놓는 너 영혼의 시금석아! 네 노예인 인간이란 배신에 배신을 거듭하는 영원한 변절자다. 그러니 네 힘으로 그들을 멸망케 하라! 이 지상을 사람 아닌 짐승들의 제국이 되게 해라!

≪아테네의 타이먼≫,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강태경 옮김, 137쪽

 

타이먼이 누구인가?
아테네의 부호였다. 아낌없이 베풀어 한때 시민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았다.

지금은 처지가 달라졌나?
빈털터리 신세다. 매일같이 연회를 열고 친구들에게 줄 선물을 마련하는 데 엄청난 비용을 들였다. 빚독촉이 시작되기 전까지 자신의 재정 상태를 전혀 몰랐다.

빚까지 져 가며 베풀었단 말인가?
재산이 바닥을 드러내는데도 선물을 받으면 항상 그 이상으로 보답했다. 아테네에서 스파르타까지 이곳저곳에 있던 토지도 모두 나눠 주고 없었다. 부족해진 비용은 고리대금업자에게 빌렸다.

그렇게까지 베푼 이유가 무엇인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넘어 인류 형제애에 바탕을 둔 나눔의 윤리를 실천하고자 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형제처럼 서로 소유를 나눌 수 있다면 그보다 큰 행복이 어디 있겠습니까?” 형제처럼 서로의 소유를 나누는 ‘완벽한 세상’을 상상한 것이다.

완벽한 세상은 실현되는가?
타이먼은 그동안 아낌 없이 베푼 결과가 나타나리라 기대했다. 친구들에게 하인을 보내 처지를 알리고 도움을 구한다. 하나같이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외면한다.

타이먼은 이제 어떻게 하나?
믿었던 이들이 모두 자신의 어려움을 모른 척하자 깊은 절망에 빠진다. 마지막으로 모두를 초대해 큰 연회를 베푼다.

무슨 속셈인가?
외면했던 이들이 연회 소식을 듣고는 찾아온다. 그가 사실 파산한 게 아니라 자신들을 시험해 본 게 아닐까 생각한다. 다시 아첨을 늘어놓는 이들에게 그는 물을 끼얹으며 저주를 퍼붓는다. “썩어 빠진 아테네는 와르르 무너져라! 지금부터 이 타이먼은 인류 전체를 증오하며 살겠다!”

인간 혐오자가 되기로 한 것인가?
이후 숲 속 동굴에 은거하며 “모든 종류의 인간, 전 인류를 향한 증오심”을 폭발시킨다. 누구에게나 아낌없이 베풀던 박애주의자가 “인간을 혐오하는 자”로 변모한 것이다. 그 중심에는 배금주의에 대한 질타도 자리 잡고 있다.

배금주의가 당시의 사회문제였는가?
그렇다. 당시 영국은 초기 교환경제에서 본격적인 상업 자본주의로 넘어가던 때였다. 타이먼의 몰락은 이런 과도기적 상황의 병리적 징후라 할 수 있다.

어떤 것이 병리적 징후인가?
개인적 이윤 추구와 공동체 전체 복리 사이에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도덕적 경제’ 윤리가 급격히 무너졌다. 전통적인 공동체 정신을 대변하는 타이먼이 귀족과 거상들로 이루어진 원로원에 의해 추방당한 것은 도덕적 경제의 파탄을 표상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추방당한 뒤엔 어떻게 지내나?
동굴에서 묻혀 있던 황금을 발견하지만 물신주의를 경계하며 도로 묻는다. 원로원에 불만을 품고 아테네를 공격하려던 알시바이어데스와 우연히 만난다. 그에게 군자금을 대 준다. 아테네를 위기에서 구해 달라는 원로원의 청도 거절한 채 두문불출한다. 알시바이어데스가 다시 그를 찾았을 때 그곳엔 그가 직접 쓴 묘비명만 남아 있었다.

묘비명엔 뭐라고 썼나?
“여기 나 타이먼이 잠들다. 살아서는 살아 있는 모든 인간을 증오했고 죽어서도 영원한 저주만을 남기노라. 그러니 내 무덤 앞에 그대의 발걸음을 멈추지 말라.” 최후까지도 인류에 대한 저주를 멈추지 않았다.

셰익스피어는 무엇을 보여 주려 했는가?
타이먼을 통해 ‘인간성의 양극단’을 구현하고자 했다. 그의 몰락에는 최상과 최악만을 찾는 ‘중용을 모르는 극단성’도 한몫했기 때문이다. 이 극이 타락한 세상에 대한 통렬한 풍자이기를 넘어서서 인간성의 깊은 탐구를 보여 주는 비극인 이유다.

당신은 누구인가?
강태경이다.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다.

 

2775호 | 2015년 10월 21일 발행
당신이 돈으로 할 수 있는 일
강태경이 옮긴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의 ≪아테네의 타이먼(Timon of Athens)≫



책 보러가기

※ 이 글에 포함된 이미지 사용에 저작권상 문제가 있다면 연락주십시오. 확인 뒤 바로 처리하겠습니다.

Facebookgoogle_plus


뒤로 : 엔디미언 앞으로 : 옹딘


 
인티란?
인티 신청

인티 분류

  • 미분류 (1)
  • 인티전체 (3,333)
    • 01 마케팅 (263)
      • SNS (19)
      • 광고 (80)
      • 마케팅 이론 (24)
      • 모바일 (16)
      • 브랜드 (22)
      • 인터넷 (31)
      • 프로모션과 이벤트 (27)
      • 홍보 (54)
    • 02 문학 (1,030)
      • 독일문학 (70)
      • 러시아문학 (85)
      • 스페인 포르투갈 중남미문학 (32)
      • 아시아문학 (13)
      • 아프리카문학 (7)
      • 영국과 미국문학 (76)
      • 유럽문학 (47)
      • 일본문학 (41)
      • 중국 홍콩 대만문학 (126)
      • 프랑스와 퀘벡문학 (81)
      • 한국고전문학 (89)
      • 한국근현대문학 (277)
      • 희곡 (136)
    • 03 미디어 (354)
      • 뉴미디어 (58)
      • 미디어이론 (74)
      • 방송 (95)
      • 저널리즘 (109)
      • 출판 (13)
    • 04 사회과학 (176)
      • 경제와 경영 (56)
      • 법 (30)
      • 사회학 (44)
      • 연구방법론 (22)
      • 정치 (24)
    • 05 역사 (34)
      • 동양사 (19)
      • 서양사 (13)
    • 06 예술 (236)
      • 디자인 (11)
      •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32)
      • 문화콘텐츠와 스토리텔링 (51)
      • 미술 (4)
      • 사진 (3)
      • 연극 (25)
      • 영상 (14)
      • 영화 (105)
      • 음악 (6)
    • 07 인문과학 (151)
      • 교육 (67)
      • 군사 (5)
      • 심리 (10)
      • 언어 (24)
      • 인류 (17)
      • 종교 (27)
      • 지리 (3)
    • 08 자연과학 (33)
      • 물리 (6)
      • 생물 (13)
      • 수학 (1)
      • 천문 (2)
    • 09 철학 (94)
      • 동양철학 (22)
      • 서양철학 (70)
    • 10 커뮤니케이션 (140)
      • 글쓰기 (14)
      • 말하기 (23)
      • 커뮤니케이션 이론 (61)
      • 프레젠테이션 (9)
    • 11 주말판 (204)
    • 12 교재 (67)
      • 2학기 교재 가이드 (8)
      • 강의 고민 해결사 (5)
      • 경쟁하는 교재들 (6)
      • 내 강의엔 이 교재가 좋았다 (12)
      • 대학가 인기 텍스트 탐방 (20)
    • 13 기획물 (628)
      • 2012년, 왜 이 책이었나? (7)
      • 2013년 내게 아주 특별했던 한 해 (4)
      • 2학기에 꼭 권하는 책 (9)
      • 416 커뮤니케이션 (11)
      • 가을에 읽는 책 (10)
      • 가족극장 (5)
      • 내가 홍보수석이라면 (5)
      • 독립 만세 (10)
      • 미리 만나는 봄 (5)
      • 북으로 간 문학 (37)
      • 선택 2012, 커뮤니케이션이… (13)
      • 설을 맞는 마음 (9)
      • 영화를 바꾼 영화 (13)
      •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읽기 (4)
      • 욕망의 온도 (5)
      • 우화한 세계 (5)
      • 이해총서 (240)
      • 인터넷 쟁점 (11)
      • 인텔리겐치아 (5)
      • 저자와 출판사 (10)
      • 중국 홍콩 대만 근현대문학 특선 (6)
      • 지만지 1000종 기념 지식 여행 (10)
      • 지만지가 발굴 소개한 초판본 (15)
      • 지만지와 겨울 여행 (15)
      • 지만지와 함께 떠나는 유럽 여행 (12)
      • 창조경제를 묻는다 (12)
      • 추석 특집 (16)
      • 커뮤니케이션 연구 현장 (11)
      • 커뮤니케이션 연구의 프런티어 (9)
      • 컴북스 올여름 독서 계획 (14)
      • 컴북스가 만드는 학술지 (12)
      • 피서지에서 만난 책 (6)
      • 한국동화 100년 (56)
      • 한글날 특집 (6)
      • 현장 이슈 (17)
  • 전체 (14)
  • 희곡 (32)

 

회사소개   알리는말씀   이용약관  유료서비스이용약관   개인정보취급방침   회사약도   페이스북컴북스   페이스북지만지
커뮤니케이션북스(주) 02880 서울시 성북구 성북로 5-11 commbooks@commbooks.com 02.7474.001 02.736.5047
대표이사 박영률 사업자등록번호 105-87-11972 통신판매업신고 제2009-서울마포-00105호 Copyright ⓒ CommunicationBooks, Inc. All Rights Reserved.
커뮤니케이션북스 홈사이트는 인터넷익스플로러9 이상, 크롬, 파이어폭스를 권장합니다.

툴바로 바로가기
    • 컴북스가기
    • 주제로찾기
      • PR
      • 광고
      • 뉴미디어
      • 마케팅커뮤니케이션
      • 문화콘텐츠
      • 미디어산업과정책
      • 미디어론
      • 방송/영상
      • 스피치와작문
      • 영화
      • 저널리즘
      • 정기간행물
      • 커뮤니케이션학
      • 한국어
    • 컴북스는?
    • 지만지가기
    • 주제로찾기
    •    지구촌고전
      • 문학
      • 사회
      • 역사
      • 예술
      • 인문
      • 자연
      • 철학
    •    한국문학
      • 동시
      • 동화
      • 문학평론
      • 수필
      • 소설
      • 시
      • 육필시
      • 첫시집
      • 희곡
    •    기타
    • 상세주제로보기
    • 청소년특선
      • 청년고전247(모바일)
      • 청년고전247(PC)
    • 태그
    • 지만지는?
    • 학이시습가기
    • 주제로찾기
    •    HRD
    •    공교육개혁과대안
    •    교수학습방법
    •    문해학습과실천
    •    이론&역사연구
    •    일상에서배우기
    •    진로설계학습
    • 외국인을위한한국어읽기
    • 학이시습은?
    • 지식공작소
    •    경제/경영
    •    달리기/마라톤
    •    인문교양
    •    자기계발
    •    자서전/회고록
    •    지식공작소는?
    • 노마
    •    노마는?
    • 기획시리즈
    • 오디오북
      • 100인의 배우, 우리 문학을 읽다
      • 100인의 배우, 세계 문학을 읽다
      • 길용우가 읽는 박태원 삼국지
      • 법정스님 108법문 (상)
      • 베개 타고 떠나는 이야기 여행
      • 빨강머리 앤 1권 초록지붕 집 이야기
      • 빨강머리 앤 2권 에이번리 이야기
      • 빨강머리 앤 3권 레드먼드 이야기
      • 셰익스피어 4대 비극
      • 세계 환상문학 걸작선
      • 커뮤니케이션 이해총서
      • 한국동화 문학선집
      •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읽기
      • 지만지 한국희곡 선집
    • 로그인
    • 회원가입
    • 문의
    • 출간문의
    • FAQ
    • 자료실
    • 컴북스닷컴
    •    저자
    •    철학
    •    혁신
    •    편집
    •    디자인
    • 튜토리얼영상
    •    열람서비스
    •    컴북스캐시충전
    •    리딩패킷
    • 도서관의친구
    • 도서관을위한강연
    • 도서관을위한도서목록
    • 사서를위한FA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