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낯선 문학
오래된 낯선 문학
손 편지는 귀찮고 이메일도 번거롭다. 카톡이 대세다. 새해 0시 폭증한 카톡으로 서비스가 38분간 먹통이 되기까지 했다. 편지만큼 오랜 역사를 지닌 서간 문학이 낯설게 느껴지는 시대다. 편지의 운명을 따라 사라질지도 모를 서간 문학의 독특한 세계를 새롭게 만나 본다.
시키와 소세키 왕복 서간집 메이지 시대 시와 소설의 양대 산맥이었던 마사오카 시키와 나쓰메 소세키가 주고받은 편지를 모았다. 동갑내기 두 사람이 막 세상에 발을 디딘 1889년부터 나눈 교유는 1902년 시키의 죽음으로 끊어졌다. 그들의 10여 년간의 삶과 고뇌를 민낯 그대로 볼 수 있다. 인간관계가 한없이 가벼워진 오늘날, ‘서간’이라는 독특한 형식이 전하는 진정한 우정이 심금을 울린다. 마사오카 시키·나쓰메 소세키 지음, 박지영 옮김 |
클러리사 할로 1~8 200자 원고지로 1만6492장에 달한다. 이 방대한 작품의 스토리는 시작부터 끝까지 인물들이 주고받는 편지로 전개된다. 작중인물들이 쓴 것을 편집인이 수집하고 정리한 것처럼 보여 주어 독자는 겁탈당하고 심신이 탈진한 클러리사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다. 서간체 문학의 모든 기법이 완벽하게 구사되고, 모든 이점이 철저하게 활용된 세계 서간체 소설의 결정판으로 꼽힌다. 새뮤얼 리처드슨 지음, 김성균 옮김 |
편지 1~6 조르주 상드는 평생 4만여 통의 편지를 썼고 그중 2000여 명에게 쓴 1만8000통이 남아 있다. 리스트, 하이네, 발자크, 보들레르, 쇼팽, 뮈세, 플로베르, 고티에, 들라크루아, 투르게네프, 마르크스 등 19세기 유럽의 지성들이 상드의 수신인이었다. 양에서, 다양성에서, 진실성에서 그녀의 편지는 압도적이다. 30년 넘게 상드를 연구한 이재희 교수가 508통을 가려 뽑았다. 조르주 상드 지음, 이재희 옮김 |
카프카의 편지: 밀레나에게 20세기의 고독자 프란츠 카프카는 밀레나 예센스카와 열렬한 사랑에 빠졌다. 그러나 다른 남자의 아내였기 때문에 끝내 단념해야 했다. 이룰 수 없는 사랑이기에 글로나마 사랑과 슬픔을 표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카프카의 고뇌와 열정, 이상과 절망이 그대로 묻어나는 연서는 처음 발표된 이후 오늘날까지 서간체로 쓰인 “사랑의 장편”이란 평을 받으며 애독되고 있다. 프란츠 카프카 지음, 이인웅 옮김 |
포르투갈 수녀의 편지 / 헨리 부인의 편지 17세기와 18세기를 대표하는 여성 일인칭 서간체 소설이다. <포르투갈 수녀의 편지>는 포르투갈 수녀 마리안이 자신을 버리고 떠나간 포르투갈 주둔 프랑스 장교에게 쓴 다섯 통의 편지를 모은 것이다. <헨리 부인의 편지>는 “남편들을 고치고 싶고, 아니면 적어도 남편들에게 주의를 주고 싶어서” 쓴 편지다. 프랑스 구체제에서 여성들이 처했던 조건의 일단을 보게 된다. 가브리엘 드 기유라그 / 이자벨 드 샤리에르 지음, 이봉지 옮김 |
중국 편지 상하이에서 이주를 준비하는 사샤와 몬트리올로 이주한 위안과 다리가 편지를 주고받는 서간체 형식의 작품이다. 중국에서 약혼한 사샤와 위안의 사랑, 그리고 몬트리올에 이주한 후 만들어지는 위안과 다리의 사랑이 엇갈리며 대비된다. 이들의 사랑은 이주자와 모국의 관계를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퀘벡 문학의 새로운 갈래인 이주 문학의 독특한 정서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잉천 지음, 이인숙 옮김 |
한유 서간문 한유의 편지에는 문학에 대한 깊은 성찰이 들어 있다. 또한 가난에 괴로워하고 과거 낙방에 좌절하고 친구의 불행에 슬퍼하고 제자를 아끼는 인간 한유의 모습이 숨김없이 드러나 있다. 당대의 명문가다운 유려하고 섬세한 문장이 돋보이는 그의 서간문은 수신인에 따라 각기 다른 말투와 형식을 사용하고, 주제와 편장의 구성 또한 작품마다 달리해 변화의 묘미를 극도로 추구했다. 한유 지음, 이종한 옮김 |
2889호 | 2017년 1월 3일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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