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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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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말순이 옮긴 주시닝(朱西甯)의 ≪이리(狼)≫

군복을 입고 예술을 못할까?
주시닝은 예술학교 재학 중 입대했다. 대륙에서 져 타이완에 정착한다. 군복을 입고 소설을 썼다. 권력에 아부하는 예술가들에게 군복의 상식을 보여 주곤 했다.

장군은 안경을 벗고 웃었다. “여기에 피카소가 친공산당 경향이 있으므로 추상화도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나는 우리 군인들이 적진에 대해 너무 신경과민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회화계의 친구들도 경각심이 이렇게 큰지 몰랐습니다. 물론 당연히 좋은 현상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제가 알기에 피카소도 우리와 같이 두 눈이 콧대 위에 붙어 있는 화가일 뿐이지요. 결코 추상화를 그리는 화가가 아닙니다. 또 흐루쇼프는 추상화를 ‘자산계급의 몸에 흐르는 고름’이라고 여러 번 비판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흐루쇼프가 이런 연기를 해서 뭘 위장하려고 한 건지도 모르지요.”
<장군과 나>, ≪이리≫, 주시닝 지음, 최말순 옮김, 283~284쪽

이 책 ≪이리≫에는 어떤 작품을 실었는가?
<장군과 나>, <이리>, <동틀 무렵>, <황금 제련사>, <지금은 몇 시?>을 골랐다. 주시닝의 작품 세계는 크게 세 단계에 걸쳐 변했다. 각 단계를 대표하는 작품을 고루 뽑았다.

주시닝의 삼단계 변화는 무엇인가?
초기엔 구사회의 봉건성에 대한 비판과 반성, 근대에 관한 사유 등 계몽 주제를 다룬 리얼리즘적 경향이 강했다. 중기엔 누보로망의 영향을 받아 실험적·전위적·모더니즘적인 작품을 썼다. 후기엔 일생의 사유와 문학기교를 집대성한 장편 ≪화태평가전(華太平家傳)≫에 매달렸다.

주시닝은 어떤 사람인가?
1926년 중국 산둥(山東)에서 태어나 1998년 향년 72세로 타계했다. 1949년 국민당 군대와 함께 타이완으로 철수해 왔다. 1946년 항저우예술전문학교에 재학하던 중 입대, 대령까지 지내고 1972년 전역한 후 창작에 전념했다.

군에서도 작품을 썼는가?
타이완으로 철수한 국민당 정부는 반공문학을 고취하기 위해 군중문예를 장려했다. 주시닝은 그 주역으로 여러 업무를 맡았다. 반공에 치중했던 군중문예를 순문학의 영역으로 이끌었다.

<장군과 나>는 군대 이야기인가?
왕 장군의 비서 루쥔 소령이 서술자다. 덕장 왕 장군을 보좌하며 겪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다뤘다.

위의 인용은 어떤 장면인가?
1960~1970년대 타이완의 한 공간이다. 왕 장군이 예술계 인사들을 만난다. 그들은 추상화를 놓고 ‘색깔론’을 펼친다. 예술계의 오버에 반공 투사 장군이 오히려 핀잔을 준다.

왕 장군은 어쩌다 그곳에 있는가?
국공내전이 끝나자 타이완으로 밀려온 세대다. 별명은 ‘해피 왕’이다. 해학적이면서 우직하고 소임에 충실하며 부하와 동료에 대한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인물이다.

주시닝과 왕 장군은 어떤 사이인가?
왕 장군은 중국인의 전통적인 인애사상과 기독교의 박애사상이 잘 조화된 인물이다. 사소한 일상사를 통해 한 개인의 생명에 대한 독실함과 경건함, 인생에 대한 열정과 인간의 영성에 관한 믿음을 보인다. 주시닝이 평생 추구한 인간성의 경지다.

<이리>는 무엇에 대한 이야기인가?
주시닝의 초기작이다. 주인공은 삼촌 집에 얹혀사는 고아다. 조실부모한 열 살 소년이 어른들 세계의 욕망과 이기심을 엿본다. 숙모는 자신의 아이를 갖기 위해 양치기 일꾼들과 관계한다. 이리를 포획하게 되는데 그때 숙모의 간통이 발견된다.

간통 사유는 무엇인가?
숙모는 자기 배로 애를 낳고 싶어한다. 과거 화북 지방에 있었던 ‘적계혈통주의’의 단면이다. 주시닝은 이런 것을 낙후한 봉건문화로 보고 비판했다.

‘회향(懷鄕)작품’이라 부르는 이유는 뭔가?
타이완의 국공내전 세대들은 중국 대륙에 두고 온 고향을 무척 그리워했다. 그런 경향을 문학에 담은 작가들을 ‘회향작가’라고 부른다.

<동틀 무렵>은 어떤 작품인가?
송대 화본소설인 <착참최녕(錯斬崔寧)>의 재구성이다. 고전과 현대의 대화를 시도한 작품이다.

<동틀 무렵>은 무슨 이야기인가?
청나라 말기, 관료 사회는 복마전이다. 주인공은 보리 다섯 석으로 관아의 말단 포졸 자리를 산다. 출근 첫날, 재판 장면을 보니 조작과 고문·뇌물이 판친다. 진상 규명 따위는 모두 오불관언이다.

승리하는가?
부조리가 이긴다. 주인공은 부조리 앞에서 주저하다가 결국 조작 작업에 휘말린다.

작가는 무엇을 이야기하는가?
양심을 간직한 사회 초년생이 어둠의 일원이 되는 과정을 묘사한다.

주시닝의 메시지는 뭔가?
제도 모순에 대해 인간이 가져야 할 태도와 방향, 자성과 자각을 묻는다.

고전을 끌어온 이유는 무엇인가?
주시닝은 군인으로서 국민당 정부와 기본적인 뜻을 같이했다. 그러나 일부 관료들의 행실이나 문예정책 등에서는 불만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송대 화본소설은 사회 비판 의식이 강하다. 작가의 간접적인 뜻이 표출된 것 같다.

고전과 현대 사이에 달라진 것은 무엇인가?
송대 화본소설에는 재판 결과 백성이 억울하게 당하고 끝맺는 이야기가 많다. <동틀 무렵>은 백성의 억울함보다는 새내기 포졸이 조작 작업에 가담한 뒤 느끼는 회한을 표현하며 끝난다.

<황금 제련사>에서 작가 중기의 실험성을 확인할 수 있는가?
메타픽션을 연상시키는 수법을 채용한다. 전통소설의 불문율인 서술의 완결성을 파기했다.

완결이 파기되면 결말은 어찌 되는 것인가?
<황금 제련사>의 결말은 여러 갈래다. 두 사람이 금반지 소유권을 두고 다툰다. 여기에 구경꾼이 끼어든다. 금반지는 세 사람 중 한 사람에게 돌아갈 수 있다. 작가는 ‘경우1~4’라는 서로 다른 결말을 썼다. 결말의 갈래가 무한히 나올 수 있다.

아쿠타가와의 <덤불 속(藪の中)>과 비슷한 수법인가?
<덤불 속>은 인물의 관점과 입장에 따라 결말이 변했을 뿐이다. <황금 제련사>는 소설 속 사건 자체의 완전성이 부정되는 새로운 서술을 시도했다.

<지금은 몇 시?>도 실험인가?
언어의 실험장이다. 자유연상과 상상, 의식의 흐름의 대량 도입, 생활의 세부적 묘사를 통해 무의식 세계 속의 신감각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내용은 그저 한 남녀의 아주 평범한 일상과 부단히 변하는 심리 상태 이야기일 뿐이다.

인물들의 의식 흐름 자체에 치중한 작품인가?
인물과 사건이 부차적인 위치로 퇴보하면서 명확한 결말이나 주제의 방향성 등이 없어지고 지리멸렬한 일상이 곧 생활의 진실임을 보여 준다. 주시닝이 가진 뛰어난 언어 조탁 기술을 엿볼 수 있다.

당신은 누구인가?
최말순이다. 타이완 국립정치대학 타이완문학연구소 교수다. 주시닝의 단편집 ≪이리≫를 엮고 해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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