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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 한국근현대문학 / 김상옥 시선 초판본

김상옥 시선 초판본

z20121206-1

한국시, 시조 신간 <<초판본 김상옥 시선>>

자주, 삶은 춥다
김상옥은 시조를 썼다. 그는 시를 쓴다고 했다. 시조를 삼행시라고 부른 까닭이다. 시조의 본좌였던 꽃새달돌과 헤어져 찬 겨울의 골목골목을 배회하였다. 그의 시에는 고전의 아취가 없다. 대신 그 자리에서 먼지 뒤집어쓴 노숙인의 시신이 세상의 추위를 응시하곤 했다.

<愁心歌>

아파트 꼭대기에도
자욱한 귀뚜라미 소리,
이미 잃어버린 밤을
올올이 자아올린다.

알것다 알것다
그만하면 알것다.

남루한 영혼들
짜고 매운 양념으로
푸성귀 발기듯
그 살갗 치대고 있다.

알것다 알것다
그만하면 알것다.

깎아지른 벼랑 밑
강물은 숨을 죽이고,
홑이불 같은 달빛
강물 위에 깔려 있다.

알것다 알것다
그만해도 알것다.

≪초판본 김상옥 시선≫, 김상옥 지음, 최종환 엮음, 95∼96쪽

<閨怨歌>의 패러디인가?
허난설헌 작품의 현대 버전이다. 과거 텍스트를 지금 여기로 불러왔다. 인간 삶이 시간을 초월해 맞닥뜨리는 보편성을 여지없이 드러낸다.

김상옥은 누군가?
대한민국 시조 시인이다. 1920년 경남 충무에서 태어나 2004년에 갔다.

무엇을 했나?
이호우를 “시조에 현대시적 내용을 도입한 시인”이라 한다면 김상옥은 “시조 전통을 그대로 이어받은 시인”이라고 알려졌다.

맞는 말인가?
고전적 정감에 국한할 때만 진실이다. 그의 시행이 일궈 내는 슬픔의 페이소스, 질고(疾苦) 가득한 생의 풍경은 이호우를 능가하는 미적 당대성을 증명한다.

자신이 시조 시인이라고 불리는 걸 싫어했다는데?
그렇다. 심지어 시조를 ‘3행시’라고 불렀다. 당시 시조 문단은 시조와 시 사이에 차별성을 강조했다. 여전히 고루함을 탈피하지 못했던 것이다. 김상옥은 ‘서정’의 강역을 넓히려 헌앙한 노력을 보여 주었다.

그에게 시조는 무엇인가?
‘서정시’다. 단지 ‘3행’으로 끊어 썼을 뿐이다.

시로 무엇을 하려 했나?
끔찍한 생의 현장까지도 주저 없이 그려냈다. 가령 <강시(僵屍)>에선 길에서 얼어 죽은 노숙인을 “이 모진 세상에도 그릴 일이 남았든지/ 살은 이미 굳었어도 두 눈을 희게 뜨고/ 저문 날 차운 바람에 들 데 없이 누었어라”고 묘사한다.

김상옥 시조의 특징은?
현대 시조가 화조월석(花鳥月石)의 고루성을 탈피했다고는 하지만, 홍진에서 뒹구는 자들의 내면까지 살폈는지는 의문이다. 그의 시는 고전 모티프에 강박된 것조차도, 삶의 ‘추위’를 응시한다.

시조 형식을 사용한 이유는?
시조의 현대성을 창신할수록 시조만의 미학을 신뢰했다. 고전 공간에 깊이 들어가 현대시와의 접속점을 찾으려 했다.

그에게 고전이란 무엇인가?
그의 시에서 ‘과거-텍스트’는 당겨진 ‘지금-텍스트’다. 고전의 시간은 현재를 호출하기 위한 방법론이다.

등단은?
1938년과 1941년 ≪문장≫지에 <봉선화>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낙엽>이 당선되면서 문단에 나왔다.

통영문인협회를 만들었나?
1956년에 창립한다. 이어령, 박완서와 친분을 나눈 것으로 전한다.

그의 사상은?
민족정신이 투철했다. 일제 때 몇 번씩 투옥됐고 일경을 피해 다닌 세월도 있었다. 자녀들 회고에 따르면 한국의 백자나 한복의 유려한 선 등에 독특한 애정을 보였다고 한다. 시에는 불국사나 다보탑이 소재로 등장하곤 한다.

좀 고루하지 않은가?
소재는 일제 강점기를 통과한, 고난 가득한 조선의 현실을 암유한다. 그것은 고요하게 묘사될수록 ‘눈물’을 불러내는 대상이 된다.

바로 지금 여기에 대한 이야기인가?
그렇다. 아취 있는 고전 공간이 아니라 여기 우리의 비극을 껴안는 시다.

당신은 누군가?
최종환이다. 경희대에서 강의한다. 재일조선인 문학을 연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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