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와카집 천줄읽기
3월 어느날, 나는 남몰래 어떤 여인과 정담을 나눈 후에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보며 이런 시를 읊었다.
깬 것도 아닌 잔 것도 아닌 채로 밤을 지새우곤 하루 종일 봄비를 바라보며 지냈네
おきもせずねもせでよるをあかしては春の物とてながめくらしつ
때는 이른 봄, 깊은 곳에 자리잡은 한 여인의
잔향 때문에 남자의 하루는 몽환의 시간이 됩니다.
일본 최초, 천황의 명으로 편찬된
≪고금와카집(古今和歌集)≫의 시들은 우아하면서도
섬세하며 이지적인 것이 특징입니다.
만엽집 이후 150년 만에 나타난 일본 고대시의 대 향연,
국내 최초로 최충희 교수가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