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는 법칙이란 것이 있었다. 반역자는 반역당한다. 권력은 주인에게 돌아가고 세상은 평화를 찾는다. 사필귀정이다. 오늘날 반역자는 반역자를 부르고 그 반역자는 새로운 반역자를 부른다. 권력은 반역자의 손을 떠돌고 세상은 잠들지 못한다. 운칠기삼이다.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자신의 <<맥베트>>로 다시 쓴 이오네스코는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우리는 반역하고 반역하고 또 반역한다. 인간은 반역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세상은 더 복잡해지고 더 솔직해졌다.
이제 폭군은 죽었고, 그가 자신을 낳아 준 그 어머니를 저주했으니, 난 이렇게 말하겠다. 나의 불행한 조국에 예전보다 더 악랄한 악행이 지배하게 되리라고. 조국은 나의 통치 방식으로 유례없이 고통 받을것이라고.(마콜의 선언이 끝나자, 비난과 절망과 경악의 웅성거림이 들려온다. 이 장광설의 마지막에 마콜 주변에는 아무도 남지 않게 될 것이다.)
이 몸에 악이란 악은 다 들어 있어, 그것들이 움트는 날이면 시꺼먼 막베트도 흰 눈처럼 순결해 보일 거요. 그리고 가엾은 백성들은 내 셀 수 없는 악덕과 비교해, 그를 한 마리 양과 같이 숭앙할 것이오. 그는 음탕하며 욕심 많고, 거짓되며 성급하고, 악의에 찬, 이름 붙은 죄는 다 가지고 있는 자였소. 하지만 나의 방탕함은 바닥을 모를 것이오. 당신들의 아내와 딸들, 기혼녀이거나 미혼녀로도 내 욕정의 저수지를 채울 수 없을 것이오. 또 내 욕망은 내 뜻을 방해하는 모든 둑을 무너뜨릴 것이오. 이런 내가 나라를 다스리느니, 차라리 막베트가 더 나을지도 모르지. 그런데다가 나의 가장 고약한 성미 가운데에는 채울 수 없는 탐욕이 자라고 있어, 내가 왕이 되면 영지를 탐내 귀족들을 죽일 것이며, 이 사람의 보석과 저 사람의 집을 빼앗을 것이오. 또 가지면 가질수록 더 탐욕스러워져서, 선량하고 충성스런 사람들의 재산을 빼앗으려고 부당한 싸움을 걸어 그들을 파멸할 겁니다. 나에게는 군주에게 걸맞은 미덕이 하나도 없소.왕에게 걸맞은 미덕인 정의감, 진실함, 절제, 지조,관용, 끈기, 자비, 겸손, 경건함, 인내, 용기, 불굴의정신은 하나도 없고, 오히려 갖가지 수단으로 저지르고 있는 다양한 죄악들만 우글댈 뿐이오.
(마콜 주변에 홀로 있던 주교가 의기소침해서 오른쪽으로 나간다.)
그렇소, 이제 내가 권력을 잡았으니 조화의 달콤한 젖물은 지옥에다 쏟아 버리고, 만인의 평화를 깨뜨리며, 지상의 모든 조화를 파괴할 것이오.12) 이 대공으로부터, 왕국을 만드는 일부터 시작합시다. 내가 왕이오. 내가 제국의 황제요. 모든 황제들의 황제, 초전하, 초위엄, 초경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