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충성 육필시집 마지막 눈이 내릴 때
6월제(六月祭)
한 점 바람으로 가자/ 6월이여 짙푸르게/ 절대절명의 푸르름으로 가자/ 푸르름이란 말 아래/ 숨죽여 간 푸르름이여/ 낭자하게 이데올로기 겨냥 아래/ 겨냥의 억압에 맞아/ 푸르르르 산산이/ 한마디 말로 나자빠지지만/ 나자빠지고 나자빠지면서/ 상처투성이 푸르름으로/ 일어서는 역사여/ 캄캄한 시대여/ 가난한 시여/ 그러나 빈손 들고/ 겨냥하는 자유 겨냥하는/ 한 점 푸르름으로 가자/ 가서/ 우리/ 모두/ 영원히 출렁이는/ 푸르름으로 푸르름이 되자/ 눈물 글썽이는 시가 되자/ 푸르르르 노래 불러/ 목마른 자유가 되자
≪문충성 육필시집≫, 74~77쪽
시대가 바뀌었다. 아닌가? 시 그리고 시인의 눈엔 여전히 눈물. 마른 눈으로 바라보기엔 이 계절, 유월은 너무 푸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