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 물질
마리 퀴리의 ≪방사성 물질≫ 출간
박민아가 옮긴 마리 퀴리(Marie Curie)의 ≪방사성 물질(Radio-active Substances)≫
물질의 발견
처음엔 빛인 줄 알았다.
그러나 빛을 내는 라듐은 물질이었다.
보이지도 않고 잡히지도 않는 물질.
마리 퀴리는 그것의 무게를 계산한다.
빼고 빼고 또 빼서 물질을 발견한다.
“이 연구는 명백하게 알려져 있는 원소들에 매우 신기한 특성을 지닌 새 원소를 추가하는 일인 동시에 새로운 화학 연구 방법을 정립시키고 그 타당함을 보여 주는 일이기도 했다. 방사능을 물질의 원자적 특성으로 가정하는 데서 시작되는 이 방법은 피에르 퀴리와 나의 라듐 발견을 가능하게 했던 바로 그 방법이었다.”
≪방사성 물질≫, 마리 퀴리 지음, 박민아 옮김, 4~5쪽
이 글의 출처는 어딘가?
마리 퀴리가 1903년 노벨상 받던 해에 파리대학에 제출한 박사 학위 논문이다.
이 논문의 목적은 뭔가?
방사능 연구에서 자신이 한 일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밝히는 것이다. 다른 연구자들의 성과와 구분을 해야 하니 다른 사람들은 뭘 했는지도 잘 정리해 놓았다.
방사성 물질이란 무엇인가?
방사능을 띠는 물질이다. 우라늄이나 라듐, 폴로늄 같은 원소다. 만들거나 유도한 현상이 아니라 자연계에 존재하는 자연 물질이다.
연구는 어디서 시작되었나?
물리학자 베크렐이 발견한 우라늄선이었다. 처음에는 우라늄이 태양빛을 받아 발생한 것으로 생각했는데 몇 해 동안 어두운 데 둬도 우라늄선이 계속 나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퀴리는 우라늄이나 토륨 이외의 다른 광물에서도 나오는지 조사하면서 이 연구의 늪 혹은 금광에 빠져들고 말았다.
어떤 늪인가?
선행 연구자들의 결과는 있었지만 당시까지는 알려지지 않았던 것을 처음 밝혀내야 하는 어려움이었다.
마리 퀴리가 연구한 것이 무엇인가?
방사능을 띠는 라듐이 화학원소라는 걸 입증하고 라듐과 폴로늄에서 나오는 방사선의 특성을 연구했다.
라듐이 화학원소라는 건 어떻게 입증했나?
라듐 원자량을 결정해서 입증했다. 라듐 원자량을 결정한 것은 대단한 일이었다. 내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내 키나 몸무게를 잴 수 있겠는가? 퀴리는 라듐 원자량을 결정해서 라듐이 존재한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게다가 원소인데 방사능까지 띤다지 않는가. 원소가 방사능을 띠니까 방사능이 원자 수준의 기본적인 현상이라는 것까지 보여 준 셈이다.
라듐 원자량은 어떻게 측정했나?
“측정”했다고 하니까 라듐 가져다가 저울에 올려놓고 눈금 읽어서 쟀을 것 같은데, 실제는 좀 복잡하다. 우라늄 뽑고 남은 광석찌꺼기인 피치블렌드에서 아주 소량의 염화라듐을 분리해 낸 후에 그 질량을 다른 염화물과 비교해서 라듐 원자량을 계산해 냈다.
피치블렌드에서 라듐은 어떻게 분리해 냈나?
피치블렌드는 극미량의 라듐을 포함하고 있지만 어쨌든 이것저것 엄청나게 많은 원소들이 섞여 있는 돌덩어리다. 그래서 가장 먼저 할 일이, 라듐에 비해 그 양이 엄청나게 많아서 주객전도의 느낌이 있기는 하지만, ‘불순물’을 제거하는 것이다. 여러 가지 화학용액에 녹여서 라듐을 제외한 불순물들을 제거하고 또 제거했다. 다행히 라듐은 이 용액들에 잘 안 녹아서 끝까지 남아 있었다.
방사선은 무엇인가?
방사성 물질에서 나오는 알파, 베타, 감마선의 복사선이다.
알파 베타 감마 선이 뭔가?
세 종류의 방사능 복사선이 나오는 건 알겠는데 정체가 뭔지를 몰랐다. 러더퍼드 등 초기 방사선 연구자들은 편의상 그리스어 알파벳 첫 세 문자, 곧 α, β, γ 를 가져다 불렀다. 나중에 α선은 He2+ 이온, β선은 전자, γ선은 투과성이 강한 빛이라는 게 밝혀졌다. 처음 붙인 이름 그대로 지금까지도 알파선, 베타선, 감마선이라고 부른다.
마리 퀴리는 방사선에 대해 무엇을 연구한 것인가?
라듐이나 폴로늄에서 나오는 방사선의 특성을 확인하는 실험들을 수행했다. 그 방사선들에 자기장을 걸어서 휘는 정도를 확인하거나 광선들이 다양한 물질의 차폐막을 얼마나 잘 통과하는지를 측정하기도 했고, 방사선들이 일으키는 형광, 야광, 발열 등 여러 가지 효과들도 조사했다. 방사선이 만들어 내는 2차적인 방사능 효과도 조사했다.
어떤 의미가 있는 연구인가?
방사능이라는 개념을 정립해, 몇몇 물질에 국한되어 있다고 여겨졌던 현상에 보편성을 부여했다. 또, 방사성 원소를 두 종류나 발견해서 방사능이 원자 수준에서 나타나는 자연의 매우 기본적인 현상이라는 점도 밝혀냈다. 방법론적으로는 분별결정법과 방사능 세기 측정을 결합한 새로운 원소 찾기 방법도 개발했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이 분야에 처음 들어온 연구자들도 쉽게 시작할 수 있도록 개념과 연구방법을 정립한 것이다.
퀴리는 어떤 보상을 받았나?
논문을 제출한 해인 1903년 제3회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고 1911년에는 노벨화학상을 받았다. 하지만 방사능 분야의 연구가 엄청나게 ‘핫’한 연구가 되고 퀴리의 연구소가 그 연구의 세계 중심지가 된 것이 더 큰 보상이 아닐까 싶다.
그녀는 어떤 인물인가?
최초의 여성 노벨상 수상자이자 최초의 노벨상 2회 수상자, 최초의 파리대학 여교수 등 ‘최초’라는 영광을 장식품처럼 달고 다니는 사람이었다. ‘여성인데 과학자가 된 사람’으로 유명하지만, 과학자로 뭘 연구하고 살았는지, 그게 왜 중요한지는 생각보다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녀는 자신을 남편과는 독립적인 연구자로 인정받으려 했던 강인한 여성이었다.
이 책 ≪방사성 물질≫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발견’한다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그동안 없었던 것을 남들에게 있다고 설득해야 하는데, 과학에서 발견이 보물찾기 하듯 찾아서 눈앞에 내보일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그 존재를 보이는 일의 복잡함과 고단함을 알게 된다. 그래서 새삼 발견의 위대함을 깨닫게 된다.
당신은 누구인가?
박민아다. 서양과학사를 쓰고 강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