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 대화하실래요?
새봄, 대화하실래요?
스페인 시인 마차도의 서정시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다. 역사가 기록으로 대화한다면, 문학은 기억으로 대화한다. 고대 중국의 전원, 근대화된 도쿄의 카페, 세기 전환기의 유럽, 핏빛 내전의 레바논, 새봄, 기억의 대화로 당신을 초대한다.
사시전원잡흥 도연명에 필적하는 고대 중국 시인 범성대의 전원시 60수를 모았다. 그는 벼슬에서 물러나 고향에 은거하며 겪은 것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로 써냈다. 전원의 한적한 풍경, 농촌의 정겨운 인심, 절기에 따른 농촌 풍속, 전원생활의 즐거움, 농사의 고달픔, 사회의 모순이 소박하게 담겨 있다. 범성대 지음, 서용준 옮김 |
장마 전후 간토 대지진 이후 변모한 1920년대 후반 도쿄의 모습을 담았다. 당시 도시 생활을 상징하는 카페와 여급의 모습을 통속적으로 그려 내며 외설적인 여급과 여색에 빠진 남자를 싸늘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나가이 가후의 뛰어난 관찰력과 고증을 엿볼 수 있다. 나가이 가후 지음, 인현진 옮김 |
안토니오 마차도 시선 스페인 현대시 3대 거장 중 하나인 안토니오 마차도의 시집 세 권을 묶었다. 그에게 시는 시간의 언어다. 과거와 현재가 대화하고 시간에 따라 변해 가는 풍경과 인간을 담아낸다. 마차도의 대표적인 서정시들은 물론 720행짜리 장편 서사시까지 고루 만나 볼 수 있다. 안토니오 마차도 지음, 전기순 옮김 |
미성년 천줄읽기 도스토옙스키의 5대 장편 중 하나다. ‘가장 매혹적인 작품’과 ‘가장 실패한 작품’이라는 상극의 평가가 공존한다. 엄청난 분량과 복잡한 내용, 미성숙한 주인공의 관점에서 서술하는 두서없는 장면들, 수많은 문학적 장치와 패러디가 혼란을 주기 때문이다. 도스토옙스키 전문가의 상세한 해설과 주석을 통해 이 책의 매력을 살펴보자.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김정아 옮김 |
연안 지대 프랑스 파리 콜린국립극장 극장장 와즈디 무아와드의 희곡이다. 무아와드는 모국 레바논의 피비린내 나는 현실을 냉철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작품에 담아낸다. 죽은 아버지를 묻을 땅을 찾아 여행길에 오른 윌프리드가 아버지의 고향에서 벌어진 전쟁의 참상을 알아 가는 과정을 그렸다. 와즈디 무아와드 지음, 임재일 옮김 |
다른 한편 독일 환상 문학의 대표 작가 알프레트 쿠빈의 유일한 장편 소설이다. 소아시아 부근 어딘가에 존재하는 ‘꿈의 왕국’의 초현실적인 모습과 그 몰락 과정을 보여 준다. 극단적으로 주관화된 세계 인식을 바탕으로 세계의 본질을 재구성해서 보여 주는 이 희귀한 환상성은 이후 현대적인 환상 문학의 형성에 중요한 토대를 제공한다. 알프레트 쿠빈 지음, 홍진호 옮김 |
2951호 | 2018년 3월 27일 발행
새봄, 대화하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