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운의 왕국
장헌영이 옮긴 에드윈 허블(Edwin Hubble)의 ≪성운의 왕국(The Realm of the Nabulae)≫
우리 우주의 가장 확실한 법칙
우주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 시작되어 계속 커진다. 이것이 우주의 역사다. 중심도 없고 경계도 없는 우주의 진실을 설명하는 가장 확실한 설명, 허블의 법칙을 감상하시라.
성운(nebulae)이라는 천문학 용어는 오랜 세기 동안 내려왔다. 하늘에서 영원히 존재하는 구름같이 보이지만 태양계 밖에 있는 것들에 대한 이름이다. 이 천체의 해석은 자주 바뀌었다. 그러나 이름만은 계속 살아남았다. 한때는 이 성운들이 별들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믿었다. 나중에 이것은 기체나 먼지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알려졌다. 새로운 이론이 개발됨에 따라 새로운 이름들이 여럿 도입되었지만 그것들은 대개 살아남지 못했다.
≪성운의 왕국≫, 에드윈 허블 지음, 장헌영 옮김, xliii쪽
허블에 따르면 성운이란 무엇인가?
우리 은하계 밖 독립된 항성계다.
허블 이전에 사람들은 성운을 뭐라고 생각했는가?
우주에 흩어진 먼지와 기체 구름이라고 보았다. 여기에는 우리 은하 내부의 천체도 포함되었다. 허블 이전에 사람들이 생각하는 우주는 태양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태양계 밖을 생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별까지의 거리를 측정한 것이다. 별 몇 개의 거리가 밝혀지자 그것을 바탕으로 은하계 전체를 휩쓰는 탐험이 이뤄졌다. 하지만 그 탐사도 훨씬 큰 공간에 직면하자 다시 멈췄다.
더 넓은 탐사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이었나?
도구와 기술의 충분한 개발이었다. 가까운 성운까지의 거리를 측정할 거대 망원경이 제 역할을 해냈다. 천문학의 역사는 뒤로 물러서는 지평선의 역사다.
우리는 어떻게 우주의 경계에까지 도달할 수 있는 것인가?
먼저 크고 밝게 보이는 가까운 성운을 본다. 그리고 꾸준히 더 작고 어두운 성운을 찾는다. 가장 큰 망원경으로 검출할 수 있는 가장 어두운 성운이 우주의 경계다.
성운까지의 거리는 어떻게 측정하는가?
1920년대 초 세페이드 변광성을 측정하면서부터였다. 마젤란성운에 있는 세페이드 변광성을 망원경에 오래 노출시켜 거리를 확정한 사례가 유명하다. 이 변광성은 거리의 명확한 기준이다.
가장 먼 성운은 어디에 있었는가?
100인치 반사 망원경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어두운 성운은 평균적으로 약 5억 광년 떨어진 거리에 있었다. 지구에서 여기까지 사이에서 약 1억 개의 성운을 관측할 수 있었다.
우주에는 어떤 성운이 있는가?
허블은 성운을 타원 성운, 정상 나선 성운, 막대 나선 성운으로 나누었다. 이 책에는 성운의 분류 순서도가 실려 있다. 이 분류는 현재까지 사용된다.
우주의 경계는 어떤 모양인가?
그것은 고정되어 있지 않다. 성운은 우리 은하계로부터 멀어지고 있다.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적색편이 효과를 통해 알 수 있다. 성운에서 우리에게 도달하는 빛은 그것이 움직인 거리에 비례해 붉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적색편이는 어떻게 일어나는 현상인가?
빛줄기가 프리즘을 통과하면 빛을 구성한 다양한 색이 퍼진다. 이것이 스펙트럼이다. 별에서 온 빛은 흡수 스펙트럼이라는 특정 유형의 스펙트럼을 만든다. 그런데 성운에서 온 스펙트럼은 선들이 붉은 쪽으로 치우쳐 있다. 이것을 적색편이라 한다.
적색편이와 우주의 팽창이 무슨 관계가 있단 말인가?
적색편이는 성운이 관측자로부터 멀수록 증가했다. 멀어지는 성운의 후퇴속도는 그 성운의 거리와 비례했다. 이것이 허블의 법칙이다.
허블의 법칙은 우리 우주를 어떻게 설명하는가?
우주는 최초의 빅뱅에서 시작해 계속 팽창한다. 허블의 법칙은 우주팽창설의 기초가 되었다. 관측으로 입증된,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의 가장 근본적이고 확실한 법칙이다.
우주 팽창의 중심은 어디인가?
우주 팽창에는 중심이 없다. 허블이 우리 은하와 비슷한 은하를 엄청나게 발견하면서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주는 우리 은하를 중심으로 팽창하지 않는다.
외부 은하는 어디에, 어떻게 있나?
비슷비슷한 것들이 여기저기 거의 균등하게 분포한다.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던 16세기 코페르니쿠스의 주장이 진정으로 확인되었다.
이런 사람이 왜 노벨상을 받지 못했나?
당시에는 천문학을 물리학으로 여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허블의 이름은 지구궤도 위에 설치된 허블 우주 망원경 속에 남아 있다.
1936년에 출간된 책이다. 지금도 유효한가?
허블이 자신의 주요 관측 결과를 직접 설명한 책이다. 인간이 알고 있는 우주의 크기를 혁명적으로 넓히는 전환점이 되었다. 그의 숨소리와 당시 사람들의 충격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지금 이 책을 펴 들면 상상을 초월하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은 누구인가?
장헌영이다. 경북대학교 천문대기과학과 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