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의 일기
“그가 나에게 멋진 죽음을 안겨 주기만 하면 되리라.”
3월 24일의 일기는 이렇게 끝난다. 신중국 초기 최고의 여성 작가 딩링은 ≪소피의 일기≫에서 여성이라는 관념 자체에 도전한다.
‘죽은 듯이 고요한 문단을 공격한 하나의 폭탄’이었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기존의 여성에 대한 서사와는 다른 독특함을 지니고 있는 딩링(丁玲)의 ≪소피의 일기≫. 일기 형식을 빌려 도발적인 성적 욕구와 냉철한 자기 객관화를 통해 전통적인 성별 질서를 전복하는 ‘소피’라는 인물을 형상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