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작7.통하니까 인간이다
2012년, 왜 이 책이었나? 7.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로 선정된 <<통하니까 인간이다>>
인간인가, 짐승인가?
이효성의 신간은 이렇게 주장한다. “통하니까 인간이다.” 하여 통하지 않으면 짐승이라는 말인데,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인간의 나라인가, 짐승의 나라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눈만 뜨면 들리는 소리가 “불통, 불통 그리고 불통”이니 말이다. 우리는 이 책에서 “소통, 소통 그리고 소통”을 쉰 번 넘게 듣게 된다. 인간이 되기란 이리도 멀고 험한가?
50개 단편을 통해 현대사회의 ‘미스터리’하고 ‘문제적인’ 소통 현상을 관련 이론과 짝지으며 명료하게 풀어낸다. 커뮤니케이션학 주요 이론의 핵심까지 친절하고 간결하게 정리해 준다.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다. 저자는 ‘소통’을 왜곡시키는 외부의 힘과 내면의 약점을 풀어낼 뿐만 아니라 그 극복의 필요성과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리가 생각하게 만든다. 신태섭 동아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최근 한국 사회를 유령처럼 떠도는 말이 소통과 힐링이다. 소통이 잘 되지 않아 한국인 모두가 아프다. 이른바 通則不痛 不通則痛이다. 이효성 교수는 소통이 인간의 본질이라는 측면에 주목한다. 한국 사회 소통의 내용과 형식에 대해 성찰하고 때로는 비판적으로 정리하면서 새로운 ‘통인(通人)’의 실마리를 찾는다. 최영묵 성공회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KBS 이사
<<통하니까 인간이다>>는 소통하는 인간, Homo Communicus에 대한 이야기다. 누구라도 알 수 있는 쉬운 말로 독자들과 소통한다. 재미있다. 송일준 MBC PD
소통학자, 언론학자의 경륜과 지혜가 구절구절 드러난다. 국민 대통합이 시대의 화두로 등장한 지금, 소통의 의미를 일깨운다. 박종률 한국기자협회 회장
당신은 어떻게 소통하나?
상대방의 말에 관심을 가지고 진지하게 듣고 적절히 반응하려 노력한다. 상대의 목적이 정보 전달인지, 감정 표현인지에 주의한다. 목적에 따라 태도와 반응이 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박근혜 당선인의 소통은 어떤가?
그는 악수를 많이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악수하는 자세와 심정으로 국민과 소통해야 한다. 아첨하는 무리가 들끓을 텐데 교언영색을 멀리해야 한다. 국민, 비판자들, 입바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면 훌륭한 대통령이 될 것이다.
<나꼼수>는 어떻게 보나?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정치 언행은 공공 이익에 관련되기 때문에 언론자유 보장의 관점에서 특별히 더 보호한다. 특히 대통령, 장관, 국회의원을 비롯한 공인에 대한 신랄한 언사는, 심지어는 욕설조차도, 정치적 의견을 격렬하게 표현하는 정치적 과장어일 뿐 무해하다 하여 허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소통이란 뭔가?
말, 표정, 제스처 같은 상징을 통해 정보, 의견, 생각, 감정 등을 교환함으로써 공감하거나 합의하거나 차이를 좁히거나 협동하거나 거래하거나 친교하는 사회 행위다.
이 책은 소통을 다양하게 정의한다. 다 맞나?
소통은 다양한 전달 수단을 활용하고 다양한 목적에 활용될 수 있다. 따라서 정의도 다양할 수밖에 없다.
기본은 뭔가?
공감과 합의를 위한 수단이어야 한다. 일방적이고 권위적인 소통은 많지만 쌍방적인 민주적 소통은 부족하다.
정치 이야기인가?
부모와 자식, 선생과 제자, 상사와 부하, 여당과 야당, 정부와 국민 사이에 보다 더 쌍방적이고 민주적인 소통이 필요하다. 그러면 공감과 합의가 쉬워진다. 우리 사회를 훨씬 더 안정되고 행복하고 살기 좋게 만드는 출발점이다.
왜 지금, 모두들 “소통”을 외치나?
사회 분화·개인주의화·전문화가 심화된다. 사회 구성원들은 소통이 어려워 고립되거나 외롭다. 정치 지도자들은 민심을 모르고 독선적인 모습을 보여 민주 정치를 실현하지 못한다. 지도자의 자질과 품성으로 소통을 주문하게 된 이유가 이것이다.
원고 제목은 ‘소통으로 본 인간과 사회’ 아니었나?
편집자가 원고를 보고 나서 제목이 좋지 않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통하니까 인간이다’가 어떻겠냐고 물었다. 적절하고 멋진 제목이다.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냈는가?
소통은 상호적이며 공감이 목표다. 그러나 현대사회의 대중소통은 수용자를 광고·홍보·선전·조작의 대상으로 삼는다. 이 책에서는 개인 간 소통을 기본으로 소통의 본래 존재 양식과 운영 양식을 파악하고 현존하는 다양한 소통 현상을 분석했다.
어떤 자료를 사용했나?
과거에는 소통으로 보지 않던 사회적·정치적·철학적 현상을 소통 관점에서 보았다. 때문에 기존의 소통학계에서 나온 논문이나 서적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사회학·정치학·철학·역사학·문학 등의 글을 읽고 필자의 사유와 통찰을 활용할 수밖에 없었다. 도전이었다. 소통학에서 전인미답의 영역을 개척하려 했다는 보람과 자부심이 있다.
이 책의 특징은?
지금까지 소통의 관점에서 보지 않았던 사회적·정치적·철학적 현상을 소통의 관점에서 보았다. 예컨대, 권력·교훈·역사·의식·진선미 등을 말한다. 책 전체에 걸쳐 소통의 양면성을 많이 다루었다.
소통학자로서 당신의 경력은?
나는 대중소통을 중심으로 공부했다. 유학가서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비판이론을 천착(穿鑿)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대중문화·사회이론·철학·정치학·마르크스주의·수사학 등도 수박 겉 핥기로 섭렵했다. 그런 것들이 책을 집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소통 목표는?
소통학에 한정되지 않고 좀 더 넓은 소통학을 하고 싶다. <<통하니까 인간이다>>는 이런 취지에서 나온 책이다. 집필 중인 <<희망의 메시지>>(가제)를 비롯해 내가 출판한 전공 외의 수상집들은 그런 생각의 산물이다. 앞으로 외연을 확대할 생각이다.
‘소통’이 어려운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나?
매일 소통하면서 살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오해를 받기도 하고 설화를 입거나 싸움이 일어난 경험도 있을 것이다. 이를 피하려면 소통을 공부하고 언행에 늘 신중을 기해야 한다.
누가 가장 먼저 소통을 배워야 하나?
부부가 소통하지 못하면 이혼하게 되고, 자식과 부모가 소통하지 못하면 탈선하게 된다. 선생과 학생이 소통하지 못하면 선생은 선생을 할 수 없고 학생은 학생이 될 수 없다. 지도자와 국민이 소통하지 못하면 독재가 시작되고 민주주의는 끝난다.
누가 배워야 하겠나?
온라인 미디어의 소통 능력을 어떻게 보나?
온라인 소통이 오프라인 미디어의 권력을 약화시킨 것은 사실이다. 이런 경향은 더 강화될 것이다. 그러나 오프라인 소통에 의존하는 연장자들도 많아 아주 무시할 수는 없다.
당신은 누구인가?
이효성이다. 성균관대학교 언론학과 교수다. 비판 커뮤니케이션, 정치 커뮤니케이션, 저널리즘론 등을 주로 가르치고 연구하는 한편 틈틈이 사상, 정치, 사회, 문화, 계절 등에 대한 성찰을 담은 수상집을 발표하고 있다.
부록. <<통하니까 인간이다>>의 이효성 서문
인간은 소통의 동물이다. 인간은 생존을 위해 소통을 발전시켜 왔고, 소통으로 생존한다. 물론 인간의 생존에는 공기나 물, 그리고 의식주가 더 기초적이고 더 중요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소통도 그에 못지않게 인간의 생존에는 긴요하다. 특히 인간이 자신의 생존을 위해 후천적으로 발전시켜 온 인공적인 것들 가운데 소통은 가장 기초적이고 가장 중요하다. 소통은 인간의 삶을 지탱시켜 주는 필수적인 요소다. 인간은 소통 없이는 살 수 없다. 그래서 인간은 여러 가지로 규정할 수 있지만 소통의 존재로 규정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을 가장 적절하게 규정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은 여러 특성을 가지고 있고 따라서 인간을 규정하는 표현도 다양하다. 예컨대, 생각하는 갈대 또는 이성적 동물, 정치적 동물, 경제적 인간, 유희의 인간, 공작의 인간, 이야기하는 인간, 유랑하는 인간 등등. 이들 각각은 나름대로 인간의 한 면모와 특징을 잘 지적하고 있지만 그러나 어느 것도 소통의 동물 또는 소통하는 인간이라는 표현만큼 인간의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특징을 잘 지적한 표현이라고 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이런 모든 인간적인 특성의 기초에는 소통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어떠한 특성도 소통이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소통은 인간과 사회의 기초다. 소통이 없이는 인간은 생존할 수 없고 사회는 유지될 수 없다. 인간의 생존은 노동과 작업에 달려 있는데 그 노동이나 작업이 효율적이기 위해서, 또는 그 노동이나 작업이 다른 사람들과의 협동을 필요로 하는 경우에, 소통은 필수적이다. 자연의 위험이나 적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이나 자신이 속한 집단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도 소통은 긴요하다. 집단의 목표를 수행하기 위해서, 또는 권력의 의지를 관철하기 위해서, 필요한 명령의 수수와 시행도 소통이 없이는 불가하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서, 남의 인정이나 존경을 받기 위해서, 삶의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자아실현을 위해서도 소통은 없어서는 안 되는 요소다.
사회를 형성하고,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도 소통은 필수적이다. 사회를 구성하고 분업과 역할 분담을 하기 위해서, 사회의 규범을 배우고 문화를 전수하기 위해서, 상품의 생산과 판매를 위해서, 민주주의를 실천하기 위해서, 국가와 정부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사회 구성원 사이의 소통은 필수불가결하다. 국가 간의 분쟁을 해결하고 평화를 유지하는 일도 소통 없이 이루어질 수 없다. 심지어는 전쟁의 수행에도 소통은 긴요하다. 이처럼 인간의 생존과 사회의 존속에 소통은 없어서는 안 되는 기본적인 요소인 것이다.
그래서 오늘날은 과거와는 달리 고립된 인간의 사유가 아니라 상호작용하는 사람들의 소통이 철학의 기초가 되었다. 말하자면, 철학도 인간과 사회에서 소통의 긴요성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데카르트의 명제는 사유하는 고립된 개인의 존재를 가정한다. 그러나 인간은 외톨이로 사는 것이 아니라 남과 상호작용하며 산다. 인간은 홀로 고립된 고독한 개인으로 존재하지 않고, 사회 속에서 남과 교류하는 상호작용의 인간으로 존재한다. 그러므로 인간의 사유는 고립된 개인의 산물이 아니라 남과의 상호작용의 산물, 즉 소통의 산물이다. 철학도 이 점을 깨달았기에 철학의 기본 명제도 “우리는 소통한다. 고로 존재한다”로 대체되었다. 그래서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저명한 철학자 가운데 한 사람인 하버마스가 소통을 자신의 철학의 기초로 삼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