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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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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성옥이 쓴 <<수화>>

손의 모양과 방향과 위치와 움직임
수화는 손으로 하는 말이다. 눈과 손만 있다면 누구나 뜻을 전하고 받을 수 있다. 말과 말은 아주 빠르게, 생생하게 전달된다. 침묵의 세계에 소음은 없다. 소통의 열정만 별처럼 반짝인다.

사전은 농인을 어떤 사람이라고 정의하는가?
듣지 못하는 사람이다.

당신은 농인을 무엇이라 정의하는가?
볼 수 있는 사람이다.

당신의 정의가 사전의 것과 다른 이유는 무엇인가?
사람의 정체성은 언어 공동체에서 확립된다. 농인은 시각을 사용해 의사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한다. 그들의 언어 채널이다. 그러므로 농인은 듣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볼 수 있는 사람이다. 사용할 수 없는 기능이 아니라 사용할 수 있는 기능으로 그들을 정의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

<<수화>>는 무엇을 의도하는 책인가?
농인의 시각 언어인 수화와 일반 언어의 공통점, 수화소 종류와 어원, 특성을 설명하는 책이다. 수화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으려 썼다.

“수화에 대한 일반인의 오해”는 무엇인가?
수화를 음성 언어의 보조 도구인 줄 안다. 제스처나 마임 같은 것 아닌가 생각하는 수준이다. 언어인 수화를 체계를 갖춘 언어로 인정하지 않는다.

수화가 단순 몸짓이 아니라는 증거를 제시할 수 있는가?
수화는 언어의 보편 특성을 갖추고 있다. 자의성, 분리성, 생산성, 역사성, 전위성, 문화 전달의 특성을 모두 구비했다.

언어의 자의성은 무엇을 말하는가?
언어 기호와 의미의 관계가 임의와 관습으로 맺어진다는 뜻이다. 기호만 보고는 의미를 예측할 수 없는 이유다. 도상성과 반대다.

수화는 도상성에 의한 의사소통 방식 아닌가?
아니다. 보통 그렇게 오해한다. [집]의 수화는 양손으로 지붕 모양을 만든다. 도상 수화다. 그러나 [교사]의 수화는 손가락 두 개로 팔목을 두드린다.

[교사]의 수화는 왜 손가락 두 개로 팔목을 두드리는가?
일제강점기 교원의 제복 소매 끝을 장식한 금줄을 뜻한다. 수화 동작만으로는 뜻을 알 수 없다. 수화 어휘가 임의와 관습으로도 생겨난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수화 어휘가 관습의 산물이라면 나라마다 다른 수화를 쓴다는 말인가?
물론이다. 많은 사람들이 수화가 만국공통어일 거라고 오해한다. [월요일]의 수화는 한국, 미국, 일본이 모두 다르다. 수화도 언어인 이상 특정 공동체 문화에 토대를 둘 수밖에 없다.

한국인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수화로는 어떤 것이 있는가?
[달걀]은 멍을 삭이기 위해 달걀을 굴리는 것을 상징한다. [멋]은 검지를 코끝에 댔다가 천천히 구부렸다 폈다 하면서 바깥쪽으로 포물선을 그리면서 내민다. 버선코의 흐름을 상징한 것이다. 외국인은 이해하기 힘든 어휘다.

수화에서 언어의 분리성을 확인할 수 있는 요소는 무엇인가?
수화소다. 수화의 의미 단위는 수화소가 일정한 원리에 따라 결합해 생성된다. 일반 언어의 음소와 같다.

수화소에는 어떤 게 있나?
손의 모양·방향·위치·움직임인 수형소, 수향소, 수위소, 수동소다.

네 가지 요소를 모두 사용해 하나의 단어를 표현하는 것인가?
그렇다. 손을 중심으로 몸의 모든 요소를 모양과 방향, 위치와 움직으로 조합해 하나의 단어를 전달한다.

예를 들어 [닭]의 수화소는 어떻게 운용되는가?
다섯 손가락을 모두 펴는 수형소, 손바닥을 왼쪽으로 향하는 수향소, 엄지손가락을 이마에 갖다 대는 수위소, 손가락을 각자 움직이는 수동소다.

다섯 손가락을 모두 펴서 왼쪽으로 향하게 하고 엄지 손가락을 이마에 대면서 나머지 손가락을 퍼덕이면 [닭]이 되는 것인가?
그렇다. 이 네 가지 요소가 하나의 단위로 진행되면 하나의 단어가 만들어져 전달된다.

세 가지 요소, 곧 수향소, 수위소, 수동소가 같아도 나머지 한 요소, 곧 수형소가 다르면 전하는 뜻은 달라지나?
물론이다. [경찰]은 수위가 이마, 수향이 왼쪽으로 향한 손바닥, 수동이 손가락 각자 운동으로 [닭]과 동일하다. [닭]은 다섯 손가락을 모두 펴고 [경찰]은 엄지와 검지와 장지만을 편다는 게 다를 뿐이다. 손가락 두 개 차이로 [닭]이 [경찰]이 된다.

[만들다]와 [하다]는 뭐가 다른가?
수위소 차이로 구분한다. [만들다]와 [하다]의 수형은 양손 모두 주먹 쥔 모양으로 동일하다. 차이는 오른손이 주먹 쥔 왼손 위를 두드리느냐, 왼쪽 손목을 두드리느냐에 있다.

수화소에 어원이 있는가?
수화소는 어원이 있다. 주먹 쥔 수형은 ‘다부짐’이라는 어원 값을 갖는다. [결정], [좋다]가 대표적이다. 모든 손가락을 편 수형은 [바르다]나 [정말]처럼 ‘강직’과 관련된 어휘로 파생된다.

부정적 어원 값을 갖는 수형은 어떤 것인가?
다섯 손가락을 구부린 수형이다. [아프다]나 [위험]처럼 ‘고(苦)’와 관련된 어휘로 파생된다. 새끼손가락만 편 수형은 ‘여성’ 또는 ‘약함’을 나타낸다. [꼴찌]처럼 주로 부정적 의미로 사용된다.

눈, 목, 어깨 수위는 어떤 어원 값을 갖는가?
눈 주위에서 일어나는 수화는 ‘보는 것’과 관련된다. [확실하다], [증거]가 그 예다. 목 중심 수화는 ‘경험과 욕망’을 표현하는 데 주로 쓰인다. [~싶다/원하다], [겪다]를 꼽을 수 있다. [책임]과 [정부]처럼 ‘의무나 책임’을 의미하는 수화는 어깨 주변에서 일어난다.

수화가 일반 언어보다 뛰어난 점이 있는가?
표현의 경제성이 뛰어나다. 일반 언어는 자음과 모음이 연속적으로 배열되어 음절을 이루고 단어를 형성한다. 수화는 수형, 수동, 수위, 수향이 동시에 조직화되어 어휘와 문장을 구성한다. 예를 들어 [가다]라는 동사의 주체가 [자동차]일 때 [자동차]라는 주어를 수형으로 나타내고 [가다]라는 동작을 실현함으로써 동사와 주어를 동시에 표현할 수 있다.

당신이 수화의 경제성으로 꼽는 두 번째 요인, 곧 가역성이란 무엇인가?
수동, 곧 손의 동작을 반대로 함으로써 반의어를 나타내는 특성이다. 위에서 아래로, 벌림에서 오므림으로, 쥠에서 폄으로 수동이 바뀌면 의미도 반대가 된다. 시각 언어인 수화만이 갖는 고유 특성이다.

수화의 가역성이 나타나는 실례로는 무엇이 있는가?
[밝다]는 팔을 안쪽으로 오므리고, [어둡다]는 바깥쪽으로 펼쳐서 실현한다. [기억하다]와 [잊다], [잘하다]와 [잘못하다]도 수동을 반대로 해서 표현하는 반의어다.

우리나라의 수화 교육 사정은 어떠한가?
한국수화에 대한 기초 연구가 부족하다. 수화 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 평가체계도 부실하다. 수화를 언어로서 당당히 위치시키기 위해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

당신은 누구인가?
원성옥이다. 국립한국복지대학교 수화통역과 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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