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지리학 시론 및 열대지역의 자연도
사월의 나무이야기 2. 식물지리학 시론 및 열대지역의 자연도
정암이 옮긴 알렉산더 폰 훔볼트(Alexander von Humboldt)의 ≪식물지리학 시론 및 열대지역의 자연도(Essai sur la Géographie des Plantes, accompagné d’un Tableau Physique des Régions Équinoxiales)≫
나무가 무엇인가?
함께 사는 다른 식물과 동물, 지질, 토지 이용, 기온, 설선의 변화, 대기의 화학 조성, 기압, 중력, 일조, 해발고도와 이것들의 관계, 그리고 전체로서의 상호 관련성을 알지 못하면, 나무를 알 수 없다.
식물지리학 연구는 만년설이 덮인 지역부터 해저까지, 암흑의 동굴부터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은화식물, 그리고 그것을 먹고 사는 곤충이 있는 땅속 깊은 곳까지, 식물이 존재하는 모든 공간을 살핀다.
≪식물지리학 시론 및 열대지역의 자연도≫, 알렉산더 폰 훔볼트 지음, 정암 옮김, 3~4쪽
이 책은 어느 지역을 탐사하는가?
태평양 해안 지방부터 안데스 산맥 최고봉에 이르는 신대륙 열대지역이다.
훔볼트가 직접 그곳에 갔는가?
그렇다. 그는 지리학자였을 뿐 아니라 박물학자이자 독일을 대표하는 대여행가였다.
언제 갔는가?
1799년부터 1804년까지 5년 2개월이다.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시도였다.
그때 그곳에서 무엇을 보았는가?
동식물을 관찰하고 천문 관측을 통해 모든 지점의 지리적 위치를 확정했다. 열대 아메리카 스페인령 지역의 역사와 사회적 특성을 조사하고, 자연과 사회를 포괄한 종합적인 지지(地誌)를 묘사하기 위한 자료를 수집했다.
어떻게 조사했는가?
다양한 종류의 측정 기구를 사용했다. 여러 학문 분야의 관점과 방법을 종합해 열대 자연을 내적으로 상호 관련된, 생기 넘치는 전체로 관찰했다.
이 책은 연구 보고서인가, 아니면 여행기인가?
여행 보고서다. 훔볼트는 <신대륙 열대지역으로의 여행>이라는 제목으로 30권에 달하는 각종 보고서를 내놓았다. 오랫동안 수많은 애독자가 나타났다. 이 책은 가장 먼저 간행된 보고서를 옮긴 것이다. 시리즈 전체의 서론인 셈이다.
책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
<식물지리학 시론>과 <열대지역의 자연도>, 이렇게 두 부분으로 이뤄진다.
<식물지리학 시론>은 언제, 어떤 내용으로 작성되었는가?
훔볼트가 여행에서 돌아온 지 반년도 지나지 않은 1805년 1월 7일 프랑스 파리의 학사원에서 행한 학술강연을 토대로 해서 썼다. 그가 새로 구상한 식물지리학이라는 학문 분야의 착안점과 골격을 기술한다. 당시의 그의 이념과 전개 방식을 볼 수 있다. 열대 아메리카 여행에 대한 보고서이지만 방법론적인 색채를 더 강하게 느낄 수 있다.
여행지의 지도를 실었는가?
지도가 있다. 훔볼트가 자기의 생각을 설명하고 그것을 화가가 그렸다. 이 글은 지도에 대한 해설인 셈이다. 번역본에도 원래 지도를 축소해 권말에 실었다.
<열대지역의 자연도>는 무엇을 설명하는가?
식생과 동물상, 지질, 토지 이용, 기온, 설선(雪線), 대기의 화학 조성, 기압, 중력, 일조를 설명한다. 다양한 자연 현상이 해발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현지 관찰에 기초해 종합적으로 정리했다.
훔볼트는 어떤 인물인가?
프로이센 귀족 출신이었다. 광산학을 공부하고 1792년부터는 프로이센 광산관리국에서 근무했다. 장관까지 출세도 가능했을 텐데 공직에서 물러나 물려받은 유산으로 여행을 떠났다.
무엇이 그를 탐험 여행의 길로 유혹했는가?
18세기 말의 해양탐험가들, 그러니까 부갱빌과 제임스 쿡이다. 이들은 그때까지 알려져 있지 않던 대륙의 윤곽을 밝히는 성과를 올렸다. 쿡의 항해기와 라콩다민의 남아메리카 내륙 여행기가 훔볼트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괴팅겐대학 시절 쿡의 제2차 탐험 항해에 동행했던 게오르그 포르스터와 라인강 하류 여행을 했던 것에도 큰 영향을 받았다.
그의 영향을 받은 탐험가는 누구인가?찰스 다윈은 여행 도중 훔볼트의 책을 끼고 다니면서 현지의 내용을 그의 책과 맞춰 보곤 했다. 18세기에 해양 탐험이 이뤄졌다면 19세기에는 아프리카나 아시아 내륙 탐험이 이뤄졌다. 양자의 경계선에 있는 훔볼트의 여행 보고서는 19세기 탐험가들에게 영향을 주고 과학적 조사 여행의 모범을 보였다.
지리학자로서 훔볼트의 공적은 무엇인가?
지리학을 독자적 과학으로 세우는 원리, 곧 인과의 원리와 일반지리학의 원리를 명시했다. 지형학자, 기상학자, 식물학자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관점을 구축했다. 자연지리학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관찰 방법을 확립했다. 기압계를 사용해 해발고도를 측정하고 단면도와 평균고도를 사용해 지형의 특성을 포착했다.
이 책을 지리학의 출발이라고 할 수 있는가?
20세기 지리학을 이끈 프랑스, 독일의 학자들은 이 저작에서 지리학의 정신을 찾았다. 20세기 중엽까지 대학의 지리학 교육에서 중요한 문헌이었다. 훔볼트가 근대 자연지리학의 아버지로 평가받는 데는 이 작품이 큰 영향을 미쳤다.
지금도 의미가 있는가?
오늘날 지리학 교과의 자연지리학 분야에서는 산지 환경을 설명할 때 고도에 따른 식물의 분포를 다룬다. 이 책은 이러한 식물지리학의 출발점이다.
당신은 누구인가?
정암이다.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에서 ‘역사를 보는 창으로서의 지도’ 를 연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