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라프 알브 왕자 이야기 / 시어머니와 세 며느리
지식을만드는지식과 겨울여행 3.
얼음장군을 만나 볼까?
우리를 겨울의 추위로 이끄는 세 번째 안내자는 이온 크레안거다. 1839년에 루마니아 후물레슈티에서 태어난 이 동화작가는 인물을 단순하게 묘사하고 은유법은 거의 사용하지 않으며 자연마저도 간단하게 처리한 뒤 심리적 설명을 생략한 채 루마니아 최고의 동화작가가 되었다. 그에게는 민속적 문체와 유머가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 그가 우리에게 소개할 주인공은, 이름만 들어도 귀가 얼어붙는다는 그 이름, 얼음장군(Gerilă)이다.
그가 숲 가장자리에 도착했을 때 바닥이 스물네 평이나 되는 큰 장작불 옆에서 불을 쬐고 있으면서도 추워서 죽겠다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있는 한 괴물을 보았다. 이 괴물은 무섭게 보였다. 길게 늘어진 귀와 두껍고 늘어진 입을 갖고 있었다. 입으로 한 번 불을 불면 윗입술이 두개골 위까지 접히고 아랫입술은 배를 덮을 정도로 축 늘어졌다. 부는 것을 멈추면 손바닥 두께의 두꺼운 서리가 내려앉았다. 그 괴물에게 가까이 간다는 것은 불가능했는데, 왜냐하면 그 괴물은 악마가 그를 흔들어대는 것처럼 너무 심하게 떨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혼자만 떨고 있다면 무슨 문제겠는가? 그러나 주위의 모든 생물과 동물들이 그에게 속해 있었다. 바람은 미친 듯이 한숨짓고 있었고 숲 속의 나무들은 한탄하고 있었으며 돌들은 소리 지르고 있었고 가는 나뭇가지들은 윙윙거리고 있었으며 심지어 불에 타고 있는 장작들도 추워서 떨고 있었다. 그리고 나무 구멍 속에 서로 모여 있는 다람쥐들도 추워서 앞발을 호호 불고 자신들이 태어난 시간을 저주하면서 쓰라리게 울고 있었다. 더 말하자면 주위에 무서운 추위가 있었다. 하라프 알브는 잠깐 주위를 둘러보았을 뿐인데 입에 고드름이 매달렸고 웃음을 참을 수 없어서 감탄하며 말했다.
“이 사람은 살고 있는 동안 많은 것을 보겠군! 어이, 괴물. 거짓말하지 말고 솔직하게 말해봐. 당신은 얼음장군이지? 말하지 않는군. 얼음장군임에 틀림없어. 왜냐하면 이 더위에도 당신 옆에 있으면 불까지 얼어버리니까.”
“웃으시는군요, 하라프 알브.” 얼음장군은 떨면서 말했다. “하지만 당신은 어디를 가든 나 없이는 아무것도 못할 겁니다.”
<<하라프 알브 왕자 이야기/시어머니와 세 며느리>> <하라프 알브 왕자 이야기>, 이온 크레안거 지음, 김성기 옮김, 67~6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