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과 한국문학 8. 시나리오
2651호 | 2015년 6월 24일 발행
한국전쟁과 한국문학 8. 시나리오
역사의 모순을 지워 버리는 우화의 세계
민담·전설·우화의 세계로 들어온 한국전쟁.
전쟁의 한 가운데서 전쟁을 알지 못하고 사는 마을이 있을 수도 있고 옥수수 창고에서 수류탄이 터지면 팝콘 비가 내릴 수도 있다.
우화의 공간은 세상의 모든 모순을 빗물처럼 지워 버린다.
S#28c. 촌장집 마당 D / EXT (시간 경과)
…
현철 (화들짝 놀라서) 위험해!! 모두 피해!!
악!! 소리를 지르며 급하게 수류탄을 끌어안고 엎드리는 현철. 놀란 군인들 사방으로 피한다. 폭발 일보 직전… 이를 악무는 현철…
잠잠하다… … 불발탄…
…
현철 (조롱 섞인) 뭐 하나 제대로 된 것도 없는 것들이…
영희 뭐… 좀 종종 그 따우메두 있을 수 있디 뭐 … 아새끼 노골적으루다…
인민군들… 좀 쪽팔리다… 자신이 들고 있는 수류탄도 한번 보고는… “혹시 이것도…?”
갑자기,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곡간의 지붕이 날아간다. 놀란 군인들, 몸을 날려 엎드린다.
거대한 불길과 함께 치솟는 곡물들… 하늘로 치솟았던 노란색 옥수수들… 내려올 땐 하나씩 터져 팝콘이 된다.
(그 광경이 아이러니하게도 벚꽃이 날리는 것처럼 너무나 아름답다)
“눈이다…” 웃음 띤 얼굴로 팝콘 비 사이로 걸어 들어가는 이연… …
그리곤 이상한 몸짓으로 춤을 추기 시작한다.
…
<웰컴 투 동막골>, ≪2005 한국 시나리오 선집(하)≫, 92~93쪽
<웰컴 투 동막골>은 호박등이 켜지고 나비가 날아다니는 산골 마을에 길 잃은 국군, 인민군, 미군이 들어오면서 시작되는 전쟁의 시간을 코믹하게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