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산들바람을 젤리로 만들어 갖다줘요. 아름답고 맛나고 입에 넣으면 바로 녹아 버리는 파란 별 같은 것도 먹고 싶군요.”
폐결핵으로 투병 중이던 시인 다치하라 미치조가 남긴 말입니다. 실제로 폐결핵 환자들은 타는 듯한 갈증으로 레몬이나 멜론, 눈을 먹고 싶다는 일이 종종 있었습니다. 1939년 다치하라는 스물다섯 짧은 생을 마쳤습니다. 못다 핀 꽃으로 우리 곁에 남은 일본 작가들을 불러 봅니다.
《다치하라 미치조 시선》(2024년 11월 신간)
다치하라 미치조는 일본 사계파의 대표 시인입니다. 중일 전쟁과 제2차 세계대전으로 암울했던 시대에 그의 시는 건강하고 밝은 서정의 세계를 다정하게 노래합니다. 책에는 그의 시 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산문 세 편도 곁텍스트로 수록했습니다. 다치하라 미치조 지음, 김명주 옮김
《바람의 마타사부로/은하철도의 밤》
1933년 미야자와 겐지는 급성 폐렴으로 사망합니다. 그는 고향 이와테의 농촌 현실을 개선하고자 노력하면서 ≪바람의 마타사부로≫에 고향 모습을 낭만적으로 그려 넣었습니다. ≪은하철도의 밤≫은 만화이자 애니메이션인 ＜은하철도 999＞에 영감을 준 작품으로 유명합니다. 미야자와 겐지 지음, 심종숙 옮김
《이시카와 다쿠보쿠 시가선》
1912년 스물일곱 이시카와 다쿠보쿠는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일본에서 생활시를 처음 유행시킨 작가의 시와 단가를 함께 엮었습니다. 그가 노래하는 것은 어려운 형이상학이나 덧없는 사랑이 아닙니다. 하루하루 살아가며 느낀 슬픔, 희망, 고통, 즐거움 같은 소박한 일상입니다. 이시카와 다쿠보쿠 지음, 윤재석 옮김
<고토 소리>
1896년 스물넷 히구치 이치요는 폐결핵으로 요절합니다. 여동생이 작가의 일기를 공개함으로써 소설 습작의 과정, 일상생활, 교류했던 인물들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고토 소리＞는 그녀가 21세에 쓴 초기작입니다. <<일본 명단편>> 10권에 실려 있습니다. 히구치 이치요 지음, 이부용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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