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자기 이해와 성찰을 저울질하는 메타적 도덕 감정인 수치심 재평가
수치심은 자신의 유한성을 깨닫게 하여 겸손하게 만들며 타인에 대한 연민과 공감을 통해 협동으로 가는 징검다리다. 이 책은 그동안 저평가되어 온 수치심의 가치에 주목한다. 수치심은 자기 이해와 성찰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도덕적 추론, 판단 능력 함양에도 기여한다. 이러한 메타적 도덕 감정으로서 수치심이 지닌 도덕적 성격과 가치를 재평가하고 이를 활용한 인성교육 방안을 제시한다.
독서교육과 인성교육의 만남
인성교육은 도덕적 상상력을 통해 자기 이해의 가능성을 높이고 그 폭을 넓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러한 도덕적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대표적 공간이 문학 텍스트다. 책은 바람직하고 이상적인 자아상을 제시하며 이는 좋은 인성을 내포하므로 인성교육과 독서교육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이 책은 인물의 성격 탐구, 감정 이입, 비판과 질문, 도덕적 추론, 자기 성찰이라는 인성독서교육의 다섯 가지 메커니즘을 중심으로 독서교육을 통한 인성교육의 원리와 작동 기제를 분석한다.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치심 기반 인성독서교육
덕목과 규범을 당위적으로 강조하는 인성교육은 효과가 미미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반면 인성독서교육은 텍스트와 독자가 수치심을 잣대로 자연스럽게 상호 작용하도록 이끌어 도덕성과 인성의 가치를 쉽고 명쾌하게 자기화하도록 한다. ‘인간다움의 가치에 비추어 부끄럽지 않은가?’ 자문하며 스스로를 성찰하고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려는 노력은 인성 함양으로 이어진다. 이 책은 인성독서교육을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인성독서교육 모형과 이를 적용한 수업 사례를 제시한다.
200자평
수치심을 활용한 인성독서교육의 메커니즘과 이를 교실 수업에 적용하는 방법을 논한다. 수치심을 느껴야 할 때 수치심을 느끼는 것은 인간다운 삶과 도덕의 기초다. 도덕 감정으로서 수치심은 독서교육을 통해 함양할 수 있으며 이는 인성교육과 직결된다.
지은이
이영주
가톨릭대학교에서 독서학 석사, 독서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철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국제사이버대학교 특수상담치료학과 초빙교수다. 철학적 사고와 교육 실천을 기반으로 독서교육과 글쓰기, 상담을 융합하는 연구를 하고 있으며, 평화방송 어린이 프로그램 <열려라 똑똑똑>에서 책 소개를 진행했고 이화여대 철학연구소와 책마루 인문독서상담연구소에서 현장 교육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뭉치 초등 첫 인문철학왕』(공저, 2022), 『육아의 모든 순간 필요한 건 철학이었다』(공저, 2020)가 있다. 주요 논문으로 “수사학으로 본 ‘수치심과 안녕감(wellᐨbeing)의 관계’시론”(2021), “예술에서의 ‘매뉴얼’ 의미고찰”(2018), “개화기 기생의 직업 문식성이 자기의식에 미친 영향”(2015), “도덕성과 삶의 기술은 양립할 수 없는가?”(2015)가 있다.
차례
책으로 비추어 보는 부끄러움의 무게
01 이야기와 독서의 힘
02 인성독서교육의 필요성
03 인성독서교육의 메커니즘 1: 인물의 성격 탐구
04 인성독서교육의 메커니즘 2: 감정 이입
05 인성독서교육의 메커니즘 3: 비판과 질문
06 인성독서교육의 메커니즘 4: 도덕적 추론
07 인성독서교육의 메커니즘 5: 자기 성찰
08 수치심의 도덕성 이해
09 수치심 기반 인성독서교육 모형
10 수치심 기반 인성독서교육 사례
책속으로
내러티브 기반 인성독서교육은 모든 학생이 교육의 대상이자 수업 주체가 되는 교육이다. 우선 독서는 남이 대신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문학 작품 읽기는 그 무엇보다도 감정 이입을 전제한다. 또 작품 읽기로 얻은 (간접) 체험과 다른 학생들과의 토론 등을 통해서 자신의 견해나 가치관을 재평가함으로써 발전을 도모하는 수업을 지향한다.
– 12∼13쪽
학생들이 자기 자신의 감각에서 본 주관적인 자기 이해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정체를 타인의 눈으로 상상해 보면서 객관적으로 자기를 이해하고, 자신이 처한 현실과 사회적 조건에 비추어 걸어가야 할 삶의 길을 명료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 독서 지도다.
– 27쪽
독자는 텍스트의 서사와 그 의미 이해를 넘어 비판적 해석으로 나아가야 한다. 비판적 해석은 기존의 모든 개념 틀에 대한 의문을 낳고 이는 구체적인 질문으로 표출된다. 인성독서교육에서 질문하기는 텍스트에 내재한 크고 작은 도덕적 문제와 관습, 사회적 관계에 대한 비판적 의문 또는 새로운 발견에 따른 것이다. 이는 학습자들의 숙고와 성찰을 수반하고, 그 결과로 학습자의 내적 동기를 일으켜 덕의 실천을 이끈다.
– 51쪽
인성교육은 도덕적 상상력을 통해 자기 이해의 가능성을 높이고 그 폭을 넓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도덕적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대표적 공간이 문학 텍스트다. 이 지점이 문학독서교육이 인성교육과 만나는 곳이자 더 큰 틀의 교육 목적에도 부합하는 위상이라고 할 수 있다. … 특히 문학 작품의 경우 흔히 즐거움을 얻기 위해 읽는다고 하지만, 참다운 즐거움은 바람직한 삶과 인성을 발견하고 자기화하는 성찰 과정에서 경험하는 정서적 충만감이다.
– 85쪽
수치심을 잣대로 삼는 텍스트 분석은 등장인물의 생각과 표면적 행동뿐 아니라 그 이면에 숨은 의미와 가치를 헤아리는 추론과 상상력을 요구한다. 수치심이 성찰과 자율 규제를 기반으로 한 인성의 자아적 측면을 비추고 타자의 존재를 인정하는 의무감과 그 가치를 공감하는 인성의 타자 지향적 측면을 비추어 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석은 인지 능력과 함께 정서적 역량을 요구하며 인지와 정서의 발달에 기여한다. 이러한 분석 과정에서 수치심은 텍스트 안에 머물지 않고 독자를 향한다. 수치심이 인성을 재는 잣대이자 독자 자신의 인성을 저울질해 주는 지렛대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기능을 작동시키는 능력을 습득하려면 부단한 연습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바로 인성독서교육이 목표로 하는 바이기도 하다.
– 126∼127쪽